2018년 3월 13일 화요일

SAT Essay 만점 비결은?

칼리지 보드가 발표한 SAT Essay 평가 기준은 논리력, 독창성, 구성력, 어휘, 문법 등 무려 12가지나 된다. 하지만 한 에세이를 평가하는데 실제 들이는 시간은 평균 2분 이상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한 번 빠르게 읽고 직감적으로 성적을 매기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잘 유념하면 만점의 길이 보인다.

기본적으로 만점 Essay는 질과 양 모두 만족해야 한다.

일단 길어야 한다. Essay 용지로 총 네 페이지를 주는데,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해야 한다. 그러려면 5분 안에 지문을 읽고 브레인스토밍을 마쳐야 한다. 그리고 남은 45분 동안 정신없이 타자기처럼 써 내려가야 가능하다.

왜 길어야 하나? 짧은 시간에 수십편의 에세이를 평가하는 평가자 입장에선 짧으면 “노력이 부족하네”라는 나쁜 첫인상을 가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질이 더 중요하다고 말해봐야 소용없다. 시험용 에세이는 일단 무조건 긴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질도 훌륭해야 한다는 것이 고민거리. SAT Essay는 Reading, Analysis, Writing 등 세 개의 영역에 대해 2~8점씩 준다. 각 영역에서 모두 만점 8점을 받으면 총점 만점은 24점이 된다. 각 영역 별로 만점을 받기 위한 전략은 다음과 같다.

<Reading>
Reading 점수는 제시된 지문의 주제를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다. 주로 서론(introduction)에 글에 대한 주제를 정리하니까, 서론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겠다.

다행스럽게도 지문 끝에 붙어있는 제시문 안에 한줄 요약이 들어 있어서 대략적인 주제 파악이 곧바로 가능하다. 문제는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만약 주제문을 좀 더 세밀하고 창의적이며 깊이있게 작성하지 않고 글에 나와있는 어휘를 재구성하는 수준이라면 “without insight(통찰력이 없다)” 또는 “unoriginal(독창적이지 않다)”며 점수가 깎인다. 즉, 그 주제에 대한 일정 배경지식이 있어서 자신만의 언어로 서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

따라서 주제 유형별로 배경 지식을 쌓고 이와 관련된 자신만의 키워드를 정리해 두면 큰 도움이 된다.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모든 에세이에서 첫 문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가장 좋은 물건을 매장 맨 앞에 내놓는 것처럼 글의 첫 문장이 첫인상을 지배한다. “시작이 반”이며, 아리스토텔레스도 “Well begun is half done”이라고 했다. 좋은 서론을 쓴 글 중에 낮은 점수를 받은 에세이를 본 적이 없다.

<Analysis>
SAT Essay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주로 본문(body)에 밀접한 연관을 지니는데, 주어진 지문을 얼마나 정확하고 깊이있게 분석했느냐가 되겠다.

이를 위해 수사법(rhetorical devices)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 가장 많이 쓰이는 수사법엔 비유법(figurative expression), 통계(statistics), 반문법(rhetorical question) 등이 있다. 그렇다면 좋은 Analysis 점수를 받기 위해선 포인트는 무엇일까.

첫째, 글의 취지에 적합해야 한다.

환경 보호를 위한 논리적인 글과 “I have a dream”같이 감정적 연설문은 분석 툴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전자는 객관적인 수사법에 포인트가 있는 반면, 후자는 감성에 의존하는 수사법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I have a dream”에 대해 분석할 때 이 글이 얼마나 논리적인가를 따지고 든다면 번지 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자기만의 수사법 3~4개만 가지고 만병 통치약인양 모든 에세이를 쓰려고 한다. 하지만 방향이 잘못되면 엉뚱한 소리를 한 것 같아 도저히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내 경험상 대략 7~8개 정도 대표적인 수사법을 집중 훈련하면 웬만한 지문은 다 커버할 수 있다. 많은 경험을 통해 어떤 수사법이 유효할 지 훈련을 쌓아야 한다.

둘째, 분석에 깊이가 있어야 한다.

학생이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은 각 수사법 별로의 일반적 기능(general function)이다. 가령 통계 자료의 기능은 작가의 주장이 자기만의 얘기가 아니고 사회 전반에 걸친 사항임을 증명하기 위함이다. 영어로 “persuasion by emphasizing the pervasiveness of the event” 정도가 되겠다.

이런 내용은 어떤 통계 자료에도 쓸 수 있다. 그런데 이 정도는 차별성이 없고 막연하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구체적 기능(specific function)을 쓸 수 있어야 한다.

가령 “환경 오염으로 인해 일인당 10,000 달러의 추가 비용이 부담된다”라는 통계 자료라면 “추상적인 환경 보호 개념을 구체적으로 물질화(translating the abstract concept of environmental protection as tangible material)”한 것이고, “무료 음원 사이트에서 수만개의 곡들이 한 번도 플레이되지 않은 채 사장되고 있다”라는 통계 자료라면 “오늘날 음반 업계가 얼마나 빈익빈 부익부로 왜곡돼 있는 지(reflecting the extreme polarization in the music business to shatter the dream of countless musicians)”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구체적 분석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에세이는 질이 완전히 달라진다. 어렵지만 고득점을 위해선 필수적이다. 에세이 전체를 암기시켜 괄호 속에 새로운 단어만 집어넣도록 해선 고득점이 나오지 못하는 근본 원인이 여기에 있다.

<Writing>

Writing은 결국 글쓰기의 가장 근본적인 능력, 문장력을 말한다. 그래서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이기도 하다.

핵심은 두 가지, 어휘와 문장 구조다. 훌륭하고 정확한 어휘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하며, 문장 구조도 다양해야 한다.

그런데 이 라이팅 점수는 앞의 Reading과 Analysis를 제대로 훈련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느는 부분이 있다. 배경 지식을 쌓기 위해 고급 어휘들을 새로 배워가면 그 주제에 대한 단어를 많이 준비할 수 있다. 또한 Analysis를 제대로 쓰다보면 문장 구조도 늘어간다.

여름 방학 동안 집중적으로 SAT 공부를 할 계획이라면 매 수업마다 에세이를 반드시 쓰도록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10주 주3회 수업을 하면 무려 30편을 작성하게 된다. 학교 다닐 때와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양으로, 꾸준하게 쓰고 개별 첨삭을 받는다면 근본적 라이팅 실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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