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일 수요일

Personal Project 주제도 없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나만의 프로젝트, PP 살펴보기

제주 국제학교 브랭섬홀아시아 10학년 학생들은 IB Middle Years Programme(IB 중등 학위과정)를 수료하기 위해 Personal Project(이하 PP)를 거쳐야만 한다. ‘Personal Project’는 학생들의 개인 프로젝트를 말한다. 약 1년에 걸쳐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주제를 정하는 것부터 전시회를 열고 자신의 결과물을 소개하는 것까지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진행한다. 사실 고등학생이 되면 자신의 관심 분야를 탐색하기보다 학업에만 집중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PP는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학생 개인이 이루고 싶었던 것, 꿈꿔왔던 일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지난 3월, PP를 성공적으로 마친 10학년 학생 두 명을 통해 그들의 꿈의 세계를 엿보았다.
권혜원(브랭섬홀아시아, 10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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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했나요.
“제가 한 프로젝트는 바로 작사, 작곡인데요. 이 프로젝트는 ‘내 감정이 어떻게 음악을 통해 전달되지?’ ‘과연 어떤 음악적 플로우가 내 곡에서 나올 수 있지?’라는 단순한 궁금증에서 시작됐어요. 사실 저는 오래 전부터 음악을 좋아해서 늘 기타 코드를 잡고 흥얼거리면서 노래를 불렀거든요. 결국 나만의 곡을 만들고 싶은 생각에 작곡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제가 만든 곡의 이름은 ‘Inter’예요. 매일매일 한 시간씩 이론 공부를 하며 완성한 곡이죠. 곡의 가사와 멜로디도 직접 구성했어요. 그래서 제 감정이 많이 실렸죠.  올해는 안 좋은 일도 많이 겪었고 감정이 복잡한 시기였기 때문에 제 감정이 음악적으로 더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어려웠던 점은 곡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다루고 직접 작사를 해야 한다는 것들이었어요. 그래도 완성하고 나니 성취감이 커요.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PP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누군가 제게 “살아오면서 가장 의미가 있던 일은 뭐니?” 묻는다면 저는 “PP를 했던 경험”이라고 대답할 것 같아요. 물론 바쁜 시기에 이런 프로젝트를 다시 하라면 할 것 같진 않지만(웃음).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악기로 나만의 곡을 만들었다는 것, 그 곳을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어요. 취미로 기타를 다루면서 내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컸지만, 섣불리 시작할 순 없었거든요. 작곡 등의 기본 지식이 부족해서 스스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으니까요. 하지만 막상 해보니까 재미있었어요.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음을 직접 찾으면서 궁금증을 맞춰나가는 게 마치 퍼즐 같았죠. 또 다른 장점은, PP의 결과물이 무조건 좋아야 하고 성공적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에요. PP는 말 그대로 내가 원하고, 하고 싶었던 것을 내 방식대로 자유롭게 표출하는 프로젝트예요. 때문에 늘 걱정이 많던 저 자신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안심한 것 같아요. 새로운 도전을 할 좋은 기회이자 값진 경험이었죠.”
-PP를 끝낸 소감은 어떤가요. 
“아무래도 1년간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보니, 마음 한 편에 큰 짐을 안고 다니는 기분이었죠. 지금은 끝나서 속이 후련해요. 많은 과제와 시험 등을 병행하며 PP를 준비한 지난날을 되돌아보니 저 스스로가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내년에 10학년이 되는 후배들에게 몇 가지 조언하자면,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장기 프로젝트라곤 하지만 학교생활과 병행하다 보면 결코 많은 시간이 주어진 건 아니더라고요. 여가시간과 주말 그리고 겨울방학 때 틈틈이 결과물을 만들고 충분한 리서치가 있어야 리포트를 쓸 때 수월할 거에요. 점수에는 발표나 결과물보다 리포트 작성하는 것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니까 미리 초고를 작성해서 선생님에게 검사 받고 꾸준히 내용을 추가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예요.”
-PP를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도 추천할 생각이 있나요? 있다면 그 이유는 뭔지.“추천하고 싶어요. 창의력이 풍부한 학생들은 어디에도 있으니까 자기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맘껏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에요. 특히 일반고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함에도 불구, 항상 같은 생활 패턴에 있고 공부에 할애하는 시간도 많아서 관심 분야에 빠져들 기회가 별로 없다고 생각해요. PP를 한다면 관심 분야를 마음껏 파헤쳐 볼 수 있죠. 많은 학생들이 흥미를 보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활동이 분명 자기 자신을 성장시키는 발판이 된다고 믿어요.” 
-혼자서 PP에 도전할 다른 학생들에게 팁을 준다면.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한 단계라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첫 번째는 앞서 말한 것처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고, 두 번째는 결과에 연연하지 말라는 것이에요. 내가 처한 상황에 놓인 것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간다고 생각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나의 도전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꽤 있거든요. 그리고 저처럼 너무 걱정이 많으면 프로젝트는 물론 다른 일도 할 수 없을 거예요. 계속해서 도전하면서 경험을 쌓아야 성장하지, 경험 자체가 없다면 어떠한 것도 얻지 못하겠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항상 도전정신을 가지고 시도했으면 좋겠어요.”
-기회가 된다면 PP에 다시 도전할 생각이 있나요. 다시 도전한다면 어떤 목표를 세울 건가요.
“네. 기회가 주어진다면 좀 더 업그레이드된 목표를 세우려고 해요. 오롯이 내 만족만 추구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기여할 수 있고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를 시도해보고 싶어요.”
이서현(브랭섬홀아시아, 10학년)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했나요.“저는 미래에 살고 싶은 집을 상상하며 집 모형을 만들었어요. 제가 어릴 적 외국의 여러 지역에서 살아왔거든요. 다양한 환경,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집에서 자랐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내가 사는 환경을 둘러보게 됐고 관심을 두게 됐어요. 그래서 ‘내가 미래에 살고 싶은 집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죠. 저는 미니어처나 레고처럼 작은 모형물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해요. 그 과정이 어려울 때도 있지만, 문제를 헤쳐나가는 과정을 즐기는 편이죠. 그래서 집을 설계하는 작업이 제게 딱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부모님과 언니에게 미래에 각자 살고 싶은 집이 어떤 건지 조사하고 성향에 맞춰 집을 디자인했어요. 저는 이층집을 원했고 언니는 포토존이 있는 집, 엄마는 넓은 창문, 아빠는 넓은 마당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죠. 가족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여러 재료를 사용해서 모델하우스를 만들었어요.”
-PP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지금까지 계속 공부만 하고 성적만 보면서 앞을 달려왔다면 PP는 제게 잠깐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준 것 같아요. 물론 하우스 디자인도 처음 해보고 작은 재료를 만지는 것 자체도 익숙하지 않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죠. 또 나중에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을 상상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했더니 학업 스트레스도 날릴 수 있었고요.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 머릿속으로만 그려왔던 내가 살고 싶었던 집을 드디어 만들어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PP의 장점을 꼽자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을 통해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나의 꿈을 조금이라도 실천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지만, 내가 만든 집 모형을 많은 사람이 전시회를 통해 구경하고 멋있다고 칭찬해준 것 또한 뿌듯했어요. 무엇보다 “주어진 시간 동안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봐”라는 프로젝트 자체가 정말 멋지지 않나요? 새로운 도전이자 나 자신을 발전시킬 기회니까요.”
-PP를 끝낸 소감은 어떤가요. “작년에 언니가 PP를 진행하며 많은 시간을 쏟는 걸 봤어요. 리포트를 쓰며 끙끙대는 것을 보고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됐죠. 그래도 계속해서 마인드맵을 그리며 처음에는 옷을 디자인해볼까, 실존하는 책의 결말을 완성해볼까 등 여러 아이디어를 내봤죠.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이루고 싶은,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해보니 저에게 알맞은 주제는 설계 디자인이라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 같아요. 물론 과정 하나하나를 기록해야 하고 3500자의 리포트를 작성해야 했지만 만들고 나니 뿌듯함이 무척 커요. 생각만 해왔던 것을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이 내게도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았어요. 이 기분이 얼마나 뿌듯하고 좋은지 다른 사람들도 느껴봤으면 좋겠고요. 최대한 시간을 만들어 자신이 살면서 꿈꿔왔던 것을 꼭 해보는 거죠.”
-PP를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도 추천할 생각이 있나요? 있다면 그 이유는 뭔지.“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모두가 이런 프로젝트를 해도 좋을 것 같아요. 한 번쯤은 내가 이루고 싶었던 것을 행동으로 옮겨보는 것도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프로젝트는 나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혼자서 PP에 도전할 다른 학생들에게 팁을 준다면.“국제학교 같은 경우는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과 과정을 담은 3500자 정도의 리포트를 쓰라고 해요. 사실 혼자 프로젝트를 한다면 굳이 쓸 필요가 없겠죠. 그래도 저는 이 리포트가 도움이 됐어요. 리포트를 위해 리서치도 많이 하고 사전 인터뷰도 했거든요. 건축물에 대한 책도 찾아보고 가족들을 인터뷰하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집 사진을 찍어 구조에 대해 관찰했던 게 결과물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어요. 그래서 작은 팁을 주자면 리포트를 써보면 좋을 거 같아요. 리포트를 쓰면서 이런 저런 준비를 하게 되기 때문이죠. 준비가 잘 돼 있다면 나 혼자 진행하는 프로젝트라도 완성도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요?”
-기회가 된다면 PP에 다시 도전할 생각이 있나요. 다시 도전한다면 어떤 목표를 세울 건가요.“솔직히 말하자면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어요. 지금은 굳이 1년이라는 긴 시간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방학 동안 혹은 일주일이라도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여가생활이 될 것 같아요.”
글=이아현(제주 브랭섬홀아시아 11)·박유빈(제주 브랭섬홀아시아 9), 사진=이아현 TONG청소년기자 구억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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