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4일 수요일

장 앙리 파브르-따스한 시선으로 자연 바라봐… 아름다운 곤충기 쓴 '곤충의 시인'


쇠똥을 굴리는 쇠똥구리 사진
쇠똥을 굴리는 쇠똥구리 모습이에요. /Shutterstock
여러분은 숲 속을 거닐어 본 적이 있지요? 숲에 가면 숨 쉴 때마다 느껴지는 상쾌한 공기와 푸른 나무 등 자연이 주는 선물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작은 생명, 곤충도 있답니다. 징그럽다며 곤충을 싫어하는 친구도 있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곤충의 생김새와 특징은 각양각색이에요. 또 모기처럼 우리를 괴롭히는 곤충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곤충인 익충도 있답니다.

장 앙리 파브르는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던 곤충 세계를 연구하는 데 일생을 바친 학자예요. 어린 시절부터 자연을 좋아했던 파브르는 가난하여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없었어요. 그의 가장 큰 즐거움은 할아버지와 숲 속에서 곤충을 관찰하는 것이었답니다. 배추흰나비의 예쁜 점박이무늬 날개, 열심히 쇠똥을 굴리는 쇠똥구리의 모습 등은 파브르의 호기심을 키웠지요. 열악한 집안 환경 탓에 과일을 팔거나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며 돈을 벌어야 했지만, 파브르는 가난을 원망하지 않았어요. 희망을 잃지 않고 공부한 끝에 그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지요. 그는 학생을 가르치는 틈틈이 곤충 연구를 계속했답니다.

하지만 파브르는 사는 동안 큰 슬픔을 여러 번 겪었어요. 장관의 특혜를 받았다는 모함으로 학교에서 쫓겨나기도 했고, 아들 쥘의 죽음이라는 아픔도 겪어야 했지요. 쥘은 파브르에게 아들인 동시에 훌륭한 조력자이기도 했어요. 파브르가 '곤충기'를 완성하는 데에는 쥘의 도움이 컸거든요. 하지만 선천적으로 몸이 약했던 쥘은 열여섯이라는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지요. 파브르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누르며 '곤충기' 제1권을 완성했습니다. 아들을 위해 책을 완성하겠다는 다짐이 파브르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이에요. 파브르는 쥘이 발견한 곤충 중 세 가지에 쥘의 이름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곤충기’를 펴낸 파브르는 곤충의 생태를 한 편의 문학작품처럼 아름답게 묘사했어요
‘곤충기’를 펴낸 파브르는 곤충의 생태를 한 편의 문학작품처럼 아름답게 묘사했어요. /위키피디아
파브르는 28년에 걸쳐 총 10권의 '곤충기'를 펴냈어요.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곤충의 아버지' '곤충의 시인'이라 불렀지요. '곤충의 시인'이란 별명은 곤충의 생태를 정확하면서도 한 편의 문학 작품처럼 아름답게 묘사하여 붙은 별명이에요. 일생을 바쳐 곤충을 연구한 그의 삶은 많은 사람에게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곤충의 해부도를 그리는 일에만 몰두한 기존 곤충학자들과는 달리 곤충의 행동과 생활 방식을 끈기 있게 관찰하고 기록한 파브르는 뛰어난 곤충학자로 주목받았어요.

파브르는 "나는 꿈에 잠길 때마다 단 몇 분만이라도 우리 집 개의 뇌로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랐다. 파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기도 했다. 세상의 사물들이 얼마나 다르게 보일 것인가?"라고 말했을 만큼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하나가 되기를 소망했습니다. 따스한 시선으로 자연과 곤충을 바라본 파브르의 삶과 그가 남긴 '곤충기'는 지금도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있어요.


[1분 상식] '익충'에는 어떤 곤충이 있나요?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는 곤충을 ‘익충(益蟲)’이라고 해요. 달콤한 꿀을 주는 꿀벌, 명주실을 뽑아내는 누에가 대표적인 익충이지요. 잠자리는 모기와 파리를 잡아먹고, 무당벌레·노린재·기생벌 등은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들을 잡아먹어서 우리에게 이로움을 주기도 해요.
이 외에도 약재나 실험용 생물로 쓰여 이로움을 주는 곤충도 있어요. 누에는 한약재로 쓰이고, 초파리는 유전학 연구에 자주 쓰입니다. 유럽에서는 딱정벌레의 일종인 애남가뢰가 신경통과 류머티즘을 앓는 환자들을 위한 진통제로 쓰인다고 해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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