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4일 수요일

마리 퀴리 -성별·환경의 한계에 굴하지 않고… 방사능 물질 연구해 노벨상 두 번 수상

  
이번 주에는 전 세계인의 관심이 노벨상 수상자에게 쏠리고 있어요. 생리의학상·물리학상·화학상 등 올해의 노벨상 수상자가 속속 발표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여러분은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여성 과학자가 있다는 사실을 아나요? 그 주인공은 바로 마리 퀴리(Marie Curie·1867~1934)예요.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기조차 어렵던 시절, 마리 퀴리는 어떻게 이러한 업적을 이루었을까요?

마리 퀴리는 1867년 폴란드에서 태어났어요. 그 무렵 폴란드는 러시아의 지배를 받아 형편이 매우 어려웠지요. 이런 상황에서도 마리는 열심히 공부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공립학교를 졸업해요. 하지만 당시 폴란드에서 여성은 대학에 입학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마리는 언니와 한 가지 약속을 해요. 언니가 먼저 프랑스에 가서 공부하고, 자신이 돈을 벌어 뒷바라지하겠다는 것이었지요. 그런 다음에는 언니가 마리의 학업을 돕고요. 마리는 가정교사로 일하며 공부한 끝에 프랑스로 건너가 소르본 대학교에 입학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소르본 대학에서 여성 최초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고, 최초의 여성 교수로도 임용되지요. 소르본 대학은 700여년간 여성 교수를 받아들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말이에요. 마리의 도전 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지요.
마리 퀴리는 동료 과학자인 남편 피에르와 함께 라듐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여성 최초로 노벨상을 받았어요.
마리 퀴리는 동료 과학자인 남편 피에르와 함께 라듐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여성 최초로 노벨상을 받았어요. /위키피디아
마리는 우라늄이 든 광물이 스스로 빛을 내는 현상에 주목하고, 이를 자신의 연구 주제로 삼습니다. 그녀는 동료 과학자이자 남편인 피에르 퀴리와 수천 번 실험한 끝에 토륨이라는 물질도 우라늄과 같이 빛을 낸다는 사실을 알아내요. 그리고 우라늄과 토륨처럼 물질이 스스로 강한 빛을 내는 능력을 '방사능(radioactivity)'이라고 부르지요. 뒤이어 우라늄보다 더 강력한 방사능을 가진 '폴로늄'과 '라듐'이라는 새로운 원소를 발견합니다. 방사능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던 시절, 이것은 세계 과학사에 한 획을 긋는 발견이었어요. 그 공로로 1903년 부부가 함께 노벨 물리학상을 받습니다. 여성으로서는 최초의 노벨상 수상이었지요. 그리고 마리는 1911년 라듐에 관한 연구로 노벨 화학상까지 받아요.

마리는 남편과 함께 순수한 라듐을 분리하는 연구를 계속합니다. 두 사람은 4년 동안 8t이 넘는 광석을 녹여 그 속에서 0.1g의 순수한 라듐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지요. 그러자 여러 회사에서 두 사람에게 라듐 분리법을 알려주면 큰돈을 주겠다고 제안해요. 하지만 이들은 그 제안을 거절하고, 모든 연구 업적을 공개하기로 합니다. 빗물이 새는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어려운 형편에도 자신들의 연구 성과를 기꺼이 인류를 위해 나누고자 한 것이에요. 하지만 마리는 열악한 실험실에서 오랫동안 방사능에 노출되어, 안타깝게도 1934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여성이라는 한계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개척한 마리 퀴리. 그녀의 도전정신과 열정, 그리고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이 노벨상 2회 수상이라는 업적으로 이어진 게 아닐까요?
[1분 상식] '방사능'이란 무엇인가요?
방사능은 원자가 특수한 빛, 즉 방사선을 방출하는 능력을 말해요.

불안정한 원소의 원자핵이 스스로 붕괴하면서 원자핵 내에서 ‘α(알파)·ß(베타)·γ(감마)’라는 특이한 광선을 방출하지요. 알파선은 투과력이 약한 대신 파괴력이 강하며, 감마선은 콘크리트벽을 뚫을 정도로 강한 투과력을 가졌어요. 생물체가 방사능을 쬐면 세포가 파괴되거나, 핵 속의 유전자가 돌연변이 현상을 일으키기도 해요. 마리 퀴리가 발견한 폴로늄, 라듐과 우라늄, 플루토늄, 토륨, 악티늄 등이 이러한 방사성 원소예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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