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7일 금요일

서울 15개 大, 모집 인원의 절반 수능 성적 안 보고 뽑는다


윤곽 드러난 2017 大入… 수시 어떻게 대비할까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반영 대학
경쟁률·합격선 대체로 높아 유의
내신 낮다면 논술·적성전형 고려

지난달부터 각 대학이 2017학년도 입시안을 확정해 속속 발표하고 있다. 올해 4년제 대학은 전체 모집인원의 69.9%(24만8669명)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 모의고사나 내신성적이 나쁜 학생 중에는 수시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전형을 살펴보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거나 내신 반영비중이 낮은 전형도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10명 중 7명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하는 상황에 수시 지원 기회를 버리는 것은 어리석다"며 "고 3 학생들은 대학별 전형을 꼼꼼히 보고 자기에게 맞는 전형을 찾아라"고 조언했다.
조선일보 DB
◇한양대·건국대, 全 수시전형 수능 안 봐
모의고사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수능 성적 없이도 지원 가능한 전형을 살펴봐야 한다. 서울권 주요 15개 대학〈표 참조〉의 2017학년도 수시전형을 보면 수능 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선발하는 인원이 1만7152명으로, 전체 모집인원 3만1173명의 절반(55%) 이상을 차지한다. ▲학생부종합 1만1363명(36.5%) ▲실기위주 3361명(10.8%) ▲논술전형 1264명(4%) ▲학생부교과 1164명(3.7%) 등이다. 특히 한양대와 건국대는 모든 수시모집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지 않는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모의고사 성적이 약한 학생은 정시에서도 목표대학에 합격하기 어려우므로 수능성적을 반영하지 않는 수시전형을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다고 해서 수능에 응시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다"라며 "지원 자격에 '수능에 반드시 응시해야 한다'는 등 조건이 있지 않은지, 모집요강을 잘 살피라"고 강조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전형은 대개 학생부종합·실기 전형이지만, 학생부교과전형에서 반영하지 않는 대학도 있다. ▲이화여대 고교추천전형(450명) ▲동국대(서울) 학교생활우수인재전형(288명) 등이다. 김찬휘 대성마이맥 입시센터장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학생부교과전형은 대개 면접을 실시하므로, 지원 대학·모집단위에 맞는 면접 준비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용관 스카이에듀 총원장은 "어떤 전형이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지 않으면, 반영하는 전형보다 경쟁률과 합격선이 높다는 점을 유념하라"고 충고했다.

◇내신 미반영 전형, 예체능·특기자 대부분
수시에서 내신을 반영하지 않는 전형은 대부분 예체능계열 특기자전형이다. 다만 한양대 특기자(글로벌인재-어학) 전형의 경우는 인문계열 97명을 선발하므로, 외국어 에세이와 면접이 가능한 학생이라면 지원해볼 만하다. 삼육대 글로벌인재전형(18명) 역시 내신 반영 없이 어학 공인인증시험 성적과 면접만으로 선발한다.

내신을 10% 이하로 반영하는 전형도 한양대 음악특기자전형, 동국대 체육특기자전형, 경희대 체육실기우수자전형으로 모두 예체능에 관련됐다. 내신을 20% 이하로 반영하는 전형은 서강대 논술전형(364명), 중앙대 논술전형(836명) 등으로 대부분 논술전형이다. 임성호 대표는 "학생부중심(교과·종합)이 확대되는 만큼, 내신이 입시의 '핵심'이 되고 있다. 내신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논술·적성전형 또는 정시 지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논술전형의 경우 대부분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어 그만큼 부담도 커진다. 따라서 '인(in)서울 대학'을 노리는 고 1~2학년이라면 3년 평균 내신을 2등급 이내로 맞춘다는 각오로 공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논술 비중 줄지만 상위권 大 영향력 강해
2017학년도에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30개교다. 모집인원은 1만4861명으로, 전년(1만5349명)보다 488명이 줄었다. 이 중 논술전형으로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대학은 성균관대(1154명), 고려대(1040명), 경북대(913명) 등 순이다.

논술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해 선발하는 인원은 1만1850명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은 11개교로, 성균관대(과학인재), 한양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단국대, 광운대, 서울과기대, 한국항공대, 경기대, 가톨릭대(자연계 일부학과 제외), 아주대(의예 제외) 등이다.

김찬휘 센터장은 "수시에 지원하려는 학생은 '수시+수능'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여기서 수능은 '정시 지원'이 아니라 '최저학력기준 충족'을 의미한다. 수시 지원 전략을 세울 때는 원하는 대학·모집단위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달성 가능한 목표인지를 반드시 점검하라"고 조언했다. 정용관 총원장은 "논술전형은 논술고사 실시 시기(수능 이전·이후), 대학별 출제 경향 등을 확인해 전략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인문계는 수리·통계해석이나 영어 제시문 포함 여부, 자연계는 과학논술 포함 여부 등을 확인하라"고 귀띔했다.

◇수시 비중 늘어도 '수능'이 입시 핵심
최근 대입에서는 수시모집 비중이 계속 커지는 추세다. 2018학년도에는 수시 모집인원이 25만9673명으로 늘어 전체의 73.7%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능의 영향력'에 의문을 갖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정시 비중이 20%대로 떨어진 상황에 수능 공부에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임성호 대표는 "내게 대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꼽으라면 바로 '수능'을 꼽겠다"며 "정시 비중이 20%라고 해서 수능의 중요성이 20%로 줄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단언했다. "(학생부종합·교과 전형에서 합격 가능성이 큰) 내신 1~2등급을 받을 수 있는 학생은 전체의 10%에 불과해요. 나머지 90% 학생에게는 수능이 중요하다는 얘기죠. 현재 수시 지원자의 70%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고요. 좋은 내신을 만들 가능성이 없는 상황이라면, 비교과활동보다는 수능에 매진하는 게 훨씬 현명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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