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15일 일요일

美 '대입시험' SAT 문제 통째로 유출

[뉴스데스크]
◀ 앵커 ▶
우리의 수능 같은 미국 대입자격 시험, SAT의 문제를 유출해서 강남의 유명학원들이 가르치고 있다는 얘기 있었는데요.
몇 문항이 아니라 실제 시험지가 통째로 교재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SAT는 한 번 나온 문제의 조합이 반복 출제되기 때문에 기출문제지를 모아서 보면 만점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저희 왕종명 기자가 이 시험지 몇 년치를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 리포트 ▶
강남 학원가를 돌며 SAT 시험지 사본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B' SAT학원]
"저흰 다 있어요. 문제가 한두 문제가 아니고 세트가 15세트 이렇게 있거든요. 점수는 뭐 무조건 나올 거예요."
['C' SAT학원]
"14개(세트)를 어디서부터냐면 2013년 후반부터 15년 초 1월까지…."
학원가에서 교재로 사용되는 SAT 미국사 과목의 시험지 사본입니다.
함부로 복사하는 건 불법이란 경고가 페이지마다 있지만 누군가 3년치 문제를 통째로 복사했습니다.
[김 모 씨/'A' SAT학원 원장]
"급했겠죠. 빨리 복사를 해서 원래 자리에 갖다 놔야지만, 시험지를 그대로 다 회수를 해야만 하거든요."
수학2 과목은 4년치 시험지를 한장 한장 사진 찍었습니다.
SAT는 전 세계 170여 개 나라에서 대개 1년에 6번 치르는데 이미 개발해 놓은 문제 은행에서 문제를 뽑아서 출제합니다.
한번 나온 문제가 반복해서 또 출제되기 때문에 시험을 주관하는 미국 칼리지보드사는 문제지를 절대 공개하지 않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시험지 사본을 비교해보니 2013년 12월 문제와 2012년 6월 문제, 2014년 11월과 2013년 10월 두 쌍의 시험지가 내용은 물론 순서까지 완전히 똑같습니다.
이런 시험지가 유출돼 강남 학원가에서 버젓이 교재로 사용되고 있는 겁니다.
[김 모 씨/'A' SAT학원 원장]
"같은 시험지를 반복적으로 풀려서 결국에는 답을 외우도록 하는 거죠. 만점 받을 수 있어요. 어느 날 가서 시험을 봤는데 이거 하고 똑같은 시험지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면 취소를 하고 다음 시험을 보면 똑같은 시험지가 나올 때까지만…."
유출된 시험지로 공부하는 강의의 수강료는수천만 원에 이릅니다.
['D' SAT학원]
"각 과목마다 360만 원씩."
(한 달 가격이라는 거예요?)
"이게 8주, 시험 볼 때까지 총 다 하면 잠깐만 한 3천(만원)에서 3천5백 (만원) 조금…."
미국의 또 다른 대학 입학 시험인 ACT 문제지 역시 유출된 문제지 사본이 강남 학원가에 나돌고 있습니다.
['A' ACT학원]
"기출문제 분석을 해 가지고 선생님 도움 받아 가지고. 기출 문제가 다 있어 학원마다 ACT 기출 문제가 60개인가 70개 있는데…."
학원가에는 '유출 문제로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갔다'고 소문난 유명 인사 자녀들의 명단까지 돌고 있습니다.
[이 모 씨/'E SAT학원' 원장]
"가수 000의 딸, 00 호텔 집안 아들, 배우 000의 아들, 000 집안의 아들이 전부 다 치팅(부정행위)를 한 거죠."
SAT 유출 사건이 심심찮게 터지고 학생들 점수도 비정상적으로 높다 보니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생겼다고 합니다.
[박 모 씨/'F' SAT학원 원장]
"정말 열심히 한 애가 그런 사례가 있습니다. 점수를 제출했는데 학교에서 이상하다 이거예요, 너 이상하다. 한국 애들은 불법일 거야라는 선입견을 학교에서 갖고 있을 거예요."
유출 문제 진위 여부에 대한 확인을 위해 SAT 주관사인 미국 칼리지보드사와 여러 차례 접촉했지만 매번 돌아온 답은 확인해 줄 수 없다였습니다.
[칼리지보드 관계자]
(확인하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모르겠어요.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그냥 이게 불법인지, 뭔지)
"저도 모르고 당신도 모르죠."
취재팀은 취재 과정에서 입수한 시험지와 학원 운영 실태에 대한 정보를 수사 당국에 제공했습니다.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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