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10일 화요일

조기 유학생·재외국민, 국내 대학 진학 어떻게

특기자전형 노려라… 배경 지식 쌓아 면접 대비해야

조기 유학생의 국내 대학 유턴 현상이 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해외 취업 시장이 얼어붙는 등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국내로 돌아오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방글라데시·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에서 근무한 해외 주재원들도 자녀의 국내 대학 진학을 적극 알아보고 있다. 국내 소재 국제학교 재학생도 요즘은 한국 대학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이 같은 학생들이 국내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아봤다.

재외국민·어학특기자전형으로 진학

해외 고교 재학생과 국내 국제학교 학생들이 한국 대학 진학 시 주로 활용하는 방법은 7월 모집하는 재외국민특별전형(특례전형) 또는 9월 수시모집의 특기자전형이다. 학생들에겐 재외국민특별전형과 수시모집을 합쳐 6회의 지원 기회가 주어진다(정시모집은 별도). 예컨대 연세대는 오는 7월 1일부터 4일까지 재외국민전형 원서 접수를 받는데, 지원자가 이 전형에 응시해 탈락하면 일반 고교 재학생과 함께 9월 수시모집에 지원해야 한다. 재외국민특별전형은 3년 이상 해외 거주 조건을 포함, 학교별로 지원 자격이 다르다. 자신이나 부모의 거주 기간 등 재외국민특별전형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들은 특기자전형에만 지원한다. 전형 방법은, 연·고대 재외국민전형의 경우 1차에서 SAT·AP·TOEFL 등과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등 서류를 본다. 2차에선 1차 성적과 면접을 반영한다. 고려대 자연계열은 2단계에서 수학 필답고사를 추가한다. 한양대 특기자전형은 에세이와 면접을, 동국대 특기자전형은 에세이를 주로 반영한다.

면접, 미묘한 차이로 당락 결정되기도
올해 재외국민전형과 영어특기자전형에 응시하는 학생이라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이미 공인 어학 성적 등 서류상 수치화된 점수 요소는 절차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 남은 것은 에세이와 면접이다. "에세이와 면접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추세인 데다 매년 더 심층적인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연세대 특기자전형에선 '자유의 역설적 측면'에 대해 논하는 문제를 냈습니다. 고려대는 '세계화가 불평등을 초래하는지를 논증하라'는 질문을 던졌고요. 질문 범위가 사회 이슈는 물론, 환경·국제·지리·철학 등 넓은 분야를 아우릅니다. 대학교 수준의 깊이 있는 독서로 쌓은 지식과 통찰력을 논리적인 언어로 표현해내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소수정예로 철저한 개인 피드백이 가능한 환경에서 독해력·지문 분석력·연계 사고력을 기르는 수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학생은 내신 같은 성적 요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화여대에 '소신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수업 중 다뤘던 '공정무역'에 관한 주제가 면접에서 출제됐고 그 학생이 배경 지식과 논리 구조를 떠올려 자신감 있게 답변했던 게 합격으로 이어졌습니다. 다른 학교에서도 미묘한 차이로 당락이 뒤집힌 학생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확실히 면접에 변별력이 있다는 얘기죠."

인문학 통해 실력 다져야

 "에세이와 면접에선 지문 아래 숨겨진 의도를 찾고 평소 다져둔 배경 지식까지 활용해 깊이 있는 답변을 내놔야 합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기술'을 익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합니다. 필독 원서를 통해 배경 지식과 사고력을 확장하죠. 예컨대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을 교재로 삼는다면, 책을 읽고 해석하는 데서 머무르지 않고 작품이 묘사하는 시대와 사상, 사회 특징까지 가지를 계속 뻗어나가며 학습하도록 합니다." 그는 "숙제 양이 많지 않지만, 깊이 고민해 답을 찾아야 하는 문제를 내기 때문에 간단치 않다"면서 "통찰력을 넓히고 지식을 탄탄히 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박 강사도 "이처럼 지식 범주를 넓혀두면, 한 시간 안에 여러 지문을 해석해 자신만의 답변을 완성해야 하는 에세이 시험에서 지문 해석 시간을 10분 정도로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면접과 에세이를 강조하는 흐름에서도 TOEFL·SAT 등 수치화된 성적(서류)은 중요하다. 김치삼 원장은 "최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려면 SAT·TOEFL·TEPS 등의 고득점은 필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강대는 지난해 2단계에 걸쳐 여러 요소로 합격자를 가렸지만 올해는 서류만 100% 반영한다. 전반적으로 대학들이 국·영·수 지필고사 대신 서류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바뀌는 추세다. 김 원장은 "TOEFL과 SAT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려면 영역별, 레벨별 맞춤 강의를 통해 영어 실력을 다져야 한다"며 "특히 해외 고교와 국제학교 학생들은 어휘에 취약한데 이를 보완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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