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12일 목요일

이제는 4차 산업 세대.. 주입식 교육 버려야 할 때

기존 세대가 하던 일은 앞으로 AI가 더 잘해…인간이 할 일은 창의적 성과
학생이 주도권 갖는 수업 위해 교사는 컨설턴트로 변해야
“정해진 지식을 정확하게 기억하도록 가르쳤던 기존의 교육과 달리 ‘4차 산업 세대’에게는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창의성을 길러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인재를 길러낼 수 있도록 교실 풍경이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12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재 세대를 기존의 세대와 다른 ‘4차 산업 세대’로 정의하며 이 같이 말했다. 산업화 사회를 살았던 기존 세대는 정해진 과업을 시간 내 완수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지식정보사회를 살아가는 4차 산업 세대에게 필요한 능력은 다르다는 것. “기존 세대가 하던 일은 인공지능(AI)이 얼마든지 더 잘 할 수 있다”는 정 교수는 “인간이 해야 할 일은 기존에 없던 창의적 성과를 만들어 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창의적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입식 교육 패러다임부터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대부분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에게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학생들은 이를 이해해 문제를 풀고, 교사에게 평가 받는 수동적 활동을 한다. 하지만 지식정보사회에선 단순 암기를 지양하고 학생들은 토론 등을 통해 지식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정 교수는 “교사는 ‘컨설턴트’로 변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예를 들면 수학 과목에서도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외우게 하는 것보다 왜 이런 공식이 나왔는지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일부 교사들이 시도하고 있는 ‘거꾸로 수업’이 좋은 모델이다. 거꾸로 수업이란 교사가 아닌 학생이 주도권을 가지는 수업으로 토론 위주의 수업이다.
정 교수는 또 “인공지능을 탑재한 기기를 활용해 완전한 개별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도록 학제 개편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지난달 이준식 교육부 장관이 참석한 ‘미래교육정책포럼’에서 과목별 수업의 학년 구분을 폐지하는‘무학년제’를 제안했다. 향후 개발될 쌍방향 학습 프로그램이 설치된 단말기를 통해 학생들은 각자 속도에 맞춰 학습하고 교사는 조력자의 역할만 하게 되므로 현재처럼 학년별로 구분된 학제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같은 학년 학생에게 똑같은 교육을 제공하는 지금의 수업 방식으로는 자는 학생, 낙오 학생이 양산될 수밖에 없다”며 “기술을 활용한 학제 개편을 고민하고 학생 성취를 다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식을 고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 현장이 변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글이 무(無)에서‘알파고’를 만들어 내기까지 2년 밖에 걸리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쌍방향 학습 기계가 나올 날도 머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포럼에 참석한 이준식 부총리가 미래교육을 대비한 태스크포스팀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교육 현장에서도 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