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12일 목요일

지구의 '사촌 행성' 찾아낸 케플러 우주망원경 원리…행성 밝기 주기 변화 관측해 확인

중태에 빠졌던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지구의 ‘사촌 행성’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중력이나 온도 등을 고려할 때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외부 행성 1284개를 찾아냈다고 11일 발표했다. 이전에 발표한 행성 1041개를 합치면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외계 행성은 총 2325개가 됐다.

외계행성을 찾는데 동원된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지구에서 1억2070만㎞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다. 빛의 속도로 10여분 정도 걸린다. 2009년 발사된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름을 따왔다. 케플러는 태양을 초점으로 하는 타원궤도를 돈다는 행성운동법칙을 발견했다. 이는 케플러 법칙이라고도 불린다.

이런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올해 초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NASA는 망원경의 데이터 등을 교체해 망원경을 탐사 모드로 돌려놨다. 사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임무는 2012년 종료될 예정이었다. NASA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조금 더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2013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외계 행성을 찾는 새로운 임무 ‘K2’를 부여했다. 지금까지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찾은 외계행성은 수 천 개에 이른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지구의 사촌 행성을 찾는 원리는 간단하다.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지구 등 태양계 행성은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한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밝기의 주기를 확인해 사촌 행성을 추린다. NASA는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행성을 꼽아 발표한다. 지구와 함께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고 있지만 태양과 가까운 수성과 금성엔 물이 존재하지 않아 생명체가 살아갈 수 없다.

NASA는 이번에 추가로 발견된 생명체 존재 가능 외계 행성 중 550개가 지구와 비슷한 크기라고 밝혔다. 이중 9개는 물이 존재할 수 있는 궤도를 돌고 있다. 이로써 지금까지 찾아낸 ‘물 존재 가능’ 외계 행성은 21개로 늘어났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K2 프로젝트는 2017년 종료된다. 이를 이어받아 우주 생명체를 확인할 수 있는 임무를 맡는 TESS(Transiting Exoplanet Survey Satellite) 위성이 발사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18년에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발사를 앞두고 있다. TESS는 케플러 우주망원경보다 넓은 범위의 별을 관측할 수 있다. 생명체를 찾아내는 기술이 진보한다면 지구 밖 생명체를 관측하는 날도 다가오지 않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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