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6일 일요일

3D 프린팅 기술이 미래를 이끌 수 있을까

케이크, 사람 얼굴, 권총, 옷, 반도체, 인체 장기, 뇌, 우주정거장 부품, 우주탐사용 로봇…….

공통점이라고는 전혀 찾기 어려울 듯한 이들에게도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3D 프린팅 기술이다.

동아사이언스와 ‘바른과학 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이 과실연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선정된 ‘올해의 10대 과학뉴스’ 두 번째는 ‘3D 프린팅 기술 부상’이다.

30년 전에 개발된 기술인 3D 프린터는 올해 가장 ‘핫’한 이슈였다.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인체 장기나 조직을 비롯해 각종 물건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뉴스가 연일 쏟아졌다. 최근에는 영국 연구팀이 3D 프린터로 망막세포를 인쇄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나 미국 코넬대 연구진이 조립할 필요없는 스피커를 3D 프린터로 만들었다는 소식 등이 전해지기도 했다.

우주용 3D 프린터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인 메이드인스페이스는 우주 탐사나 우주정거장에서 응급 상황이 발생할 때 가장 빠른 해결책으로 3D 프린터를 꼽는다. 2020년 달탐사를 계획 중인 우리나라 연구진도 3D 프린터 활용법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다양한 재료 물질을 층층이 쌓아 올리는 방식인 3D 프린팅 기술은 컴퓨터로 3D 도면만 정교하게 만들수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제품을 찍어낼 수 있기 때문.

실제로 3D프린터로 임플란트, 장기 등을 부작용 없는 생체물질로 만드는 연구도 활발하고, 이미 실용화한 곳도 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술이 세상을 변화시킨 것처럼 3D 프린팅이 제조업이나 각종 산업에 새로운 변혁을 몰고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설계 도면만 수정하면 빠르게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고 폐기물이 적으며 물류비나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기업용 3D프린터 가격이 2016년 2000달러 이하로 내려가고 2018년까지 제조기업의 25% 이상이 3D프린터를 도입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3D 프린팅으로 만든 금속 재질 권총. - 솔리드콘셉츠 제공
3D 프린팅으로 만든 금속 재질 권총. - 솔리드콘셉츠 제공
그러나 과학기술의 진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항상 중요했던 것처럼 3D 프린팅 기술에 대한 우려섞인 시각도 적지 않다.

3D 프린터로 권총이나 소총 같은 인명살상용 무기로 악용될 수 있는 물건도 만들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 제조기업 ‘솔리드 콘셉츠’는 3D 프린터로 제작한 금속재질 권총을 공개했다. 50발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시험 발사 영상에는 30m 떨어진 지점의 표적의 정확히 명중시키는 장면도 공개됐다.

전문가들은 3D프린터로 만든 플라스틱 권총이 지난 5월 미국에서 처음 제작된 후 설계도도 공개돼 민간인도 권총을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금속 권총까지 3D프린팅으로 만들어졌다며 관련 규제를 고민하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3D 프린팅으로 인체 장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은 쏟아졌지만 활용과 응용, 부작용 등에 대한 연구와 경험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와 3D 프린팅을 둘러싼 관심과 논란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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