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60%는 수포자…‘잠자는 고3 수학교실’ 비상벨

고등학생 10명 가운데 6명 가까이 수학 공부를 포기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잠자는 고3 수학교실’ 이야기가 헛소문이 아닌 현실인 셈이다.

또 상급 학교에 진학할수록 ‘수포자’(수학 포기자) 비중이 커지는 추세로 나타났다. 

22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따르면 이 단체와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이 전국의 초·중·고교생과 현직 수학교사 등 총 9022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초등학생 36.5%, 중학생 46.2%, 고등학생 59.7%가 일명 ‘수포자’로 집계됐다.

설문에는 초등 6학년 2229명, 중3 2755명, 고3 2735명 등 총 7천719명의 학생과 1302명의 교사가 참여했다.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이 어렵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은 초 27.2%, 중 50.5%, 고 73.5%로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20% 포인트 이상씩 크게 늘었다.

‘수학 수업에 학생이 얼마나 잘 따라온다고 생각하느냐’는 교사 대상의 질문에 ‘50% 이하’라고 응답한 비율은 초 19.1%, 중 30.2%, 고 63.6%에 달했다. 특히 중학교보다 고등학교의 비율이 2배 이상이었다. 수학은 일상생활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과목이라고 생각하는 학생은 초등학교가 84.6%인데 반해, 중 52.9%, 고 34.5%로 크게 줄었다.

수학 사교육을 받을 때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 진도에 앞서서 선행교육을 한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은 초 70.4%, 중 77.8%, 고 72.1%에 달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설문 결과에 대해 “배움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초등학생의 36.5%가 수학을 포기한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결과”라며 “고3의 60%가 수포자라는 것은 ‘잠자는 고3 수학교실’ 이야기가 헛소문이 아닌 사실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어 “수포자의 심각한 실태가 확인된 만큼, 정부는 이를 엄중히 받아들여 2015 개정수학 교육과정과 수업 방법, 평가를 혁신하고 2018년 수능 체제 전반에 대해 전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교육부와 2015 개정 수학교육과정 연구진에게 학생들이 수학을 포기하지 않고 의미 있게 배울 수 있도록 오는 9월 교육과정 개편 때 수학 교육과정 분량을 20% 감축하라고 요구했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