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은 24일 태양계 밖에서 지구와 쌍둥이처럼 닮은 별 '케플러-452b'의 발견 사실을 발표하면서 이 행성이 그토록 찾았던 '골디락스(goldilocks) 행성'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태양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어 표면이 지나치게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아, 생명체가 살기 적당한 기온의 행성이라는 의미다.
골디락스라는 말은 경제학에서도 곧잘 쓰인다. 경기 상황을 이야기할 때 '골디락스'는 급격한 물가 상승을 동반하지 않은 호황을 뜻한다. 1990년대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없이 안정 속에 성장세를 이어갔던 것을 두고 처음 골디락스라는 말이 쓰였다.
또 지나치게 싸거나 비싼 제품들을 함께 진열함으로써 구매자로 하여금 제시된 가격이 적절한 것처럼 느끼게 하는 판매 기법을 '골디락스 프라이싱'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골디락스의 원래 말뜻은 '금발머리'다. 어떻게 해서 '지나치지 않고 적당하다'는 의미가 첨가된 걸까.
이는 영국의 전래 동화 '골디락스와 세 마리 곰'에서 유래했다. 주인공인 금발 소녀 골디락스는 숲 속에서 길을 잃고 우연히 곰 세 마리가 사는 집에 들어가게 된다. 식탁 위에 세 그릇의 수프가 있었는데, 배가 고픈 골디락스는 '너무 뜨거운 수프' '식어서 차가운 수프'를 입에 댔다가 혼쭐이 난 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수프'를 먹는다. 그 후엔 '딱딱한 침대' '출렁이는 침대'에 누웠다가 불편해 '너무 딱딱하지도 출렁이지도 않는 침대'를 택해 단잠에 빠진다. 이 이야기에 착안해 골디락스라는 말에 '과하지 않은 딱 적당한 것'이란 뜻이 곁들여진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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