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22일 수요일

규범적 글쓰기’의 개요

제시문 내용 외에 옳고 그름에 대한 견해 밝혀야
이제 개요작성의 마지막 시간이다. 이번에는 지난 시간의 ‘사실적 글쓰기’에 이어 ‘규범적 글쓰기’의 개요작성을 연습해보자.

사실적 글쓰기는 제시문에서 언급한 내용에서 벗어나면 안 되지만 규범적 글쓰기는 제시문에서 언급하지 않은 부분을 등장시켜야 한다. 바로 평가부분이다. 평가란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비추었을 때 ‘옳다’, ‘옳지 않다’를 밝히는 것을 말한다. 이때 기준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다른 사람의 견해이고 하나는 나의 견해이다. 즉 ‘A의 견해에 비추어 볼 때 제시문은 옳지 않다(또는 옳다)’라고 평가하는 경우가 있고, ‘(나의 견해에 비추어 볼 때) 제시문은 옳지 않다(또는 옳다)’라고 평가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전자를 객관적 평가라고 부르고, 후자를 주관적 평가라고 부르기로 하자. 이 둘은 구체적 서술에 있어서 차이를 나타내게 되므로, 개요를 짤 때에도 이러한 차이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세계일보

◆객관적 평가

문항에 따라 특정 제시문이나 특정 논점에 입각한 상태에서 평가를 내려야 할 때가 있다. 이 경우 개요를 짤 때에도 해당 기준에 대해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좋다. 〈예시문제1〉을 보자.

이 문제는 ①, ②번 논제로 나뉘어 있는 유형이다. 여기서 객관적 평가가 필요한 부분은 논제 ②다. 〈가〉와 〈나〉를 읽고 이를 바탕으로 〈다〉와 〈라〉에 대해 평가하는 유형이다. 이렇게 평가의 대상과 평가의 기준이 제시돼 있는 상황에서 실제 합격 학생은 어떻게 개요를 구성했는지 〈한양대 합격생 개요〉를 살펴보자.

이 학생의 개요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구성된 편이다. 특히 본론 부분에서 본인 스스로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차원을 나눠서 접근하는데, 미리 일정 정도 항목화를 시도한 측면은 좋았다. 다만 평가의 기준이 다소 자연스럽지 못했고, 항목화에 평가 기준이 충분히 녹아 들어가지 못했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이 학생의 개요에서는 객관적 평가의 기준이 미리 등장하지 않았다. 이 학생은 이 문제에 접근하면서 한 가지 문제점에 봉착했을 것이다. 바로 ‘〈가〉와 〈나〉의 의견에 따르면…’과 같이 노골적으로 답안 내에서 평가 기준을 노출시켜야 하는가의 문제다. 이 논제에서는 특별히 ‘이러이러한 입장에서 〈다〉와 〈라〉의 견해를 반박하시오’라고 지칭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작정 〈가〉와 〈나〉를 전달하기만 하는 뉘앙스를 풍겨선 안 된다.

세계일보
◆주관적 평가

주관적 평가가 필요한 논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요 단계에서 자신의 생각을 미리 단계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주관적 평가는 대개 자신의 의견을 논증하는 것이 필요한데, 개요가 탄탄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다소 쓸 말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전체적인 자기주장의 순서와 흐름을 미리 지정해 놓고 답안을 작성한다고 생각해 두어야 한다.

〈예시문제2〉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자. 〈가〉부터 〈다〉를 참고해 〈마〉를 논평하라 하고 있다. 여기서 헷갈리지 말아야 하는 점은 이 논제에서는 특정한 평가의 시점이 명확히 명시되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무작정 〈가〉∼〈다〉의 논점이 평가의 기준이라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 〈가〉∼〈다〉를 활용한 종합적인 평가 관점이 중요하며, 이 관점을 통한 평가의 양상은 주관적 평가에 보다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건국대 합격생 개요〉는 실제 답안의 질과는 별개로 개요 자체만 두고 봤을 때에는 아쉬운 점이 많다. 우선 〈마〉의 내용을 적어놓고 끝나 버린 점이 아쉽다. 정작 이 문제에서는 〈가〉, 〈나〉, 〈다〉의 내용을 참조하여 〈마〉의 상황을 논평하는 것이고, 나아가 스스로의 견해까지 제시해야 한다. 개요를 이 정도로만 작성해 놓고 글쓰기에 들어간다면, 논평 및 견해제시 부분이 두서가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위 개요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우선 〈마〉의 상황이 〈가〉∼〈다〉의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짝지어 놓는 것이 필요하다. 〈마〉에서 묘사된 라오샤, 링치앙 극단단원, 라오쑹에게 도움을 받은 청년의 행동은 〈가〉의 내용과 연결된다. (제시문은 학교 홈페이지 자료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평가는 나와 상관이 없는 생명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나〉의 내용을 인용해서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에서는 상대적 차이를 간과할 수 없다고 했으니, ‘다른 사람을 얼마나 위해줄 것인가’ 하는 정도가 문제로 남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부분이 나의 견해를 피력하는 지점이 될 것이다. 〈다〉의 논지에 따르면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똑같이 잘해주자’와 ‘상대적 차이를 인정하자’의 대립구조가 형성된다. 이 중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바에 따라 논의를 끌어가면 된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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