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밤하늘을 보며 반짝이는 별에 대한 신비로움과 동경으로 누구나 한 번쯤은 천문학자가 되기를 꿈꿨던 기억이나 영롱하게 빛나는 별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며 신비함에 매료되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추운 겨울이면 지표면이 차가워지고 지표면과 접하는 대기도
차가워서 밀도가 커져 대류가 잘 일어나지 않아 여름보다 안정된 대기층을 이룬다. 그러면 추운 겨울 대기는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관측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필자도 대학 시절 추운 겨울밤이면 야간 관측을 위해 추위를 이기며 천문대에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천문학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있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 새해를 맞이하며 1월 1일 첫날 신문에 멋진 행성들의 사진과 함께
실린 '우주의 신비'라는 그 당시 국립천문대장이었던 민영기(閔英基) 박사의 칼럼을 읽으면서 우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미국 항공
우주국(NASA,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에서 쏘아 올린
파이어니어(Pioneer)호와 보이저(Voyager)1호라는 이름을 가진 우주선이 지구로 보낸 최신의 정보가 담긴 내용이 신문 한 면을 채우고
화려한 컬러 화보로 보는 행성의 모습에 매료돼 천문학을 공부하고 싶었다. 그렇게 며칠에 한 번씩 연재되는 과학칼럼을 읽고 신문을 잘라 모으면서
다음 내용이 무엇일까 기대하며 보내던 기억이 생생하다.
태양계와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들의 최신 정보를 알기 쉽게 소개하고
우주에 대한 다양한 내용을 실어 그 당시 천문학에 대한 읽을거리가 그리 많지 않았던 시절에 좋은 참고자료 역할을 해줬다. 지금까지 그 신문을
모아 가장 소중히 간직하는 것은 청소년기 꿈을 꾸게 해준 덕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계기로 천문학에 대한 관심은 깊어져서 읽을
만한 책을 찾던 중에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이 쓴 '코스모스(COSMOS)'라는 책이 번역되어 출간됐다. 우주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과 천문학 역사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된 책이었다.
칼 세이건은 '코스모스'를 쓰면서
일반인들도 더욱 쉽게 천문학에 대한 내용을 알 수 있게 기술해 놓았으며 다양한 에피소드와 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포함해 천문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대중을 위한 천문학 저서를 쓴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칼 세이건이야말로 TV를 통해
대중들에게 천문학을 쉽게 이야기해준 천문학자이며 그 당시 천문학이나 우주에 대하여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칼 세이건이 설명해주는 우주에
대한 흥미롭고 재미있게 전개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시청했고, 지금의 한류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코스모스'는 책과 동시에 13편의
TV 시리즈로도 제작돼 방영되었고 시청자가 1억40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칼 세이건은 천문학을 인류 전반의 미래와 관련해서
풀이해야 한다고 하였고 “일반대중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과학지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인간은 본질적으로 과학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우주에는 너무나 알아야 할 것이 많고 그 궁금증은 모든 인간이
동일하게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가장 접하기 쉬운 대중 매체인 TV를 이용하여 천문학을 이야기 하고자 하였다.”라고 책머리에 쓰고
있다.
그래서, '코스모스'라는 책은 인간이 생명의 기원이나 지구, 우주, 외계 지적생물의 탐사를 비롯해 우주와 인간의 관계에
대하여 호기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내용을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렇게 좋은 반응을 일으키게 된
계기는 칼 세이건 박사가 마침 로스앤젤레스의 KCET 방송국으로부터의 천문학에 대한 TV 프로그램 제작을 제안받으면서 엄청난 관심과 인기를 몰고
오게 됐다. 젊은 천문학자가 TV에 나와서 이해하기 쉽게 우주와 별 그리고 평소 궁금했던 행성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줌으로써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렇게 천문학은 한 걸음 대중 속으로 들어오고 그만큼 관심을 두는 사람들도 많이 생기게 됐다.
그전까지는 막연하게 동경은 하였으나 정보를 얻기에는 부담스러웠던 분야가 훌쩍 담을 넘어 대중 곁으로 다가오게 된 것이다. 그리고 과학이 더
편안한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과학이란 이렇게 늘 우리에게 존재하고 우리 곁에서 같이 숨 쉬고
있는 살아있는 세포와 같은 존재이다. 필자가 그러했듯이 이 글을 읽는 청소년들도 과학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꿈을 키워줄 좋은 책 한 권을 만나
우리 인류의 먼 미래를 위해 헌신하는 세계적 인재로 훌륭하게 성장해 주길 기대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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