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5일 수요일

수시 목표라면 교내 대회·자소서에 전력 다하세요 대회·자소서에 전력 다하세요

'명문대에 합격한 선배들은 어떻게 시험을 치렀을까?' 수험생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교과서적인 지식보다 선배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멘토링이 수험생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다. 이런 질문에 충실하게 답하며 후배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준 선배가 있다. 강호길(20·서울대 경제학부 1)씨가 그 주인공.

그는 방학과 주말을 이용해 서울 서초고등학교 수험생들에게 자기소개서와 면접 요령을 알려줬고, 조언을 받은 후배 7명을 서울대에 합격시켰다. 심지어 면접 문제까지 적중시켰다. 그의 강연이 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서초고를 비롯해 인근 학교에서도 그를 초빙하려는 쟁탈전까지 일어났다.

◇내신의 달인에서 후배들을 위한 조언가로

서울 양정고를 졸업한 그는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서울대에 합격했다. 그의 내신 성적은 전체 평균 1.04등급. 내신 경쟁이 치열하기로 유명한 목동에서 3년 내내 전교 1등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영어 말하기 대회, 올림피아드 등 각종 교내 대회는 물론이고 토익에서 만점을 받는 등 다양한 이력을 쌓았다. 강씨는 "고 1 때부터 수시를 염두에 뒀기에 교내 대회 위주로 꾸준히 활동을 늘려 갔다"고 말했다.

강씨는 자신의 활동을 생활기록부에 빼곡히 정리했다. 작은 활동도 절대 놓치지 않고 모두 담으려 노력했다. 덕분에 그가 서울대에 입시원서를 낼 때 생활기록부는 무려 28장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전교 0.1%에 드는 학생들의 생활기록부는 평균 15장 내외다. 그는 "수시모집에서 생활기록부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믿었기에 관리에 치중했다. 생활기록부는 선생님이 쓰는 것이지만 그 내용은 본인이 만드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 3 내내 한 가지 방법으로 시험공부를 했다. 일명 '형광펜 공부법'. 교과서 내용을 단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보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졌다. 일단 교과서에 있는 모든 글자에 자를 대고 반듯하게 빨간 줄을 긋는다. 얇은 굵기의 형광펜으로 내용을 숙지하면서 밑줄을 긋는다. 똑같은 색의 형광펜으로 다시 한번 그으면서 공부한다. 이제는 두꺼운 형광펜으로 그으면서 읽는다. 중요 단어에 동그라미, 네모를 그리며 마무리한다. 강씨는 "5번은 교과서를 봐야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완벽하게 교과서를 이해하지 않으면 절대 내신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고 귀띔했다.

◇자기소개서에 어필하라
수시에 전념한 그는 3학년 여름방학 내내 자기소개서를 놓고 씨름했다. 일단 2주간 고교 때 활동한 것을 돌이켜 생각하며 사소한 활동도 빼놓지 않고 정리했다. 단순히 나열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 그로 인해 달라진 점까지 기록했다. 중요한 활동 위주로 10번 이상 문장을 다시 다듬었다.

"솔직한 자기소개서를 쓰고 싶어서 작성한 다음에는 가족들에게 조언을 구했어요. 가족만큼 저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없잖아요. 자기소개서의 내용이 평소의 저의 모습을 담고 있는지 계속 물어봤죠."

자기소개서는 여러 문항을 관통하는 주제를 잡고 통일성 있게 작성했다. 자신의 관심사를 확실히 입학담당자에게 인식시켜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자기주도학습'을 주제로 잡았다. 강씨는 "저의 장점을 생각하던 중 사교육에 의지하지 않고 의지로 공부한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자기주도학습을 어떻게, 왜 시작하게 됐는지 구체적으로 작성했다"고 말했다.

"늘 주변 친구들에게 공부를 잘하는 비결이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여유가 될 때 후배들을 위해 조언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모교에서 후배들을 위해 몇 번 멘토링을 해준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아버지가 교감으로 재직 중인 서울 서초고에서 본격적으로 강연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활동하게 됐습니다."

그는 자기소개서 때문에 걱정하는 후배들을 위해 늘 '솔직하라'고 조언한다.

"고 2 때 국제교류 프로그램으로 이탈리아에 간 적이 있어요. 제가 팀 리더였는데, 해외에 나간 적이 처음이라 너무 들떠서 리더로서의 역할에 소홀했죠. 그러자 저희 팀원들만 각자 뿔뿔이 흩어져 방향을 잃더라고요. 그때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어요. 이런 저의 실수담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그것을 통해 제가 리더로서의 역할을 깨달았다고 자기소개서에 기술했습니다."

자소서 잘 쓰는 법

첫째_
누구나 결과를 예상하는 뻔한 내용은 쓰지 마라. 비슷한 활동을 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지원자들과는 차별화된 느낀 점을 써야 한다. 어떻게 기술하느냐에 따라서 글의 느낌이 달라진다.

둘째_ 전공적합성을 따져라. 자신의 활동내용이 전공과 전혀 관계없이 이뤄진 경우, 전공적합성에 어긋나 위험하다.

셋째_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생활기록부가 일관성 있어야 한다.

넷째_
자신만의 에피소드를 넣어라. 사정관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어떤 활동을 했느냐가 아니라 경험을 통해 무엇을 느꼈고, 어떻게 생각했느냐다.

다섯째_ 기본에 충실하라. 문법 오류와 띄어쓰기 등에 유의하라.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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