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님들께서 가장 많이 문의하시는 질문 중 하나이다. 이 질문은 현행 입시제도에서 논술이 차지하는 위치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번 2015학년도에도 대다수의 대학들이 논술 전형에서 작게는 20%, 많게는 50%까지 학생부 점수를 반영한다. 학생부 점수를 계산할 때에는 교과와 비교과를 합산한다. 연세대를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총점 100 = 논술 70 + 학생부 30 (교과 20 + 비교과 10)
◇비교과 점수는 대다수 학생이 만점
위 수치를 언뜻 보면 논술에서 내신이 30%나 반영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가지 이유에서 사실과 다르다. 먼저 이 중 비교과 점수는 대다수 학생이 만점을 받게 되어 있다. 여기서 비교과는 흔히 생각하는 스펙이 아니다. 출결과 봉사활동 시간을 의미한다. 연세대 기준으로 무단결석 3회 이하, 봉사활동 20시간 이상이면 모두 만점을 받는다. 정상적으로 고등학교 과정을 이수한 학생이라면 당연히 받게 되는 점수이다.
◇교과 점수의 기본점수가 상당히 높아
또한 교과 점수의 기본점수가 상당히 높게 설정되어 있어 점수차가 크지 않다. 특히 1~5등급 사이 구간은 점수 차이가 거의 나지 않도록 배점하고 있다. 최근 연세대에서는 올해 논술 전형의 내신 배점 기준을 발표했다. 9등급 기본점수가 12점이며, 1등급과 6등급의 차이는 불과 1점에 지나지 않는다. 연세대에 지망하는 절대다수 학생의 내신 점수가 상당히 좋은 점을 감안할 때 이 차이는 무의미하다.
이러한 사정은 타 대학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013 입시에서 주요 대학의 논술 전형 내신 기본점수를 보면 다음과 같다.
이들 대학은 등급별 세부 배점을 발표한 적은 없다. 또한 올해부터는 우선선발과 일반선발을 통합하여 선발하기 때문에 약간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추세는 위의 연세대 추세와 대동소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논술 실력을 한 등급만 향상시키면 내신 점수차는 무의미
논술 전형에서 5등급 이내의 내신 점수 차이는 거의 의미가 없다. 반면 논술 점수는 학생 실력에 따라 편차가 크다. 비교적 자세한 채점 기준을 발표한 한양대와 중앙대를 예로 들어보자.
한양대는 논제 요구사항에 따라 답안을 완성한 경우 100점 만점에 70점을 배점한다. 그리고 답안 수준을 A+부터 C-까지 9등급으로 나누어 30점을 차등적으로 배점한다. 우선선발에 적용해 보면 70점 만점에 49점인 셈이다. 평균적으로 등급 당 2.6점의 차이가 생긴다. 논술에서 한 등급만 높은 점수를 받아도 내신 9등급 학생이 1등급 학생을 역전할 수 있다.
중앙대는 배점 간극이 더욱 크다. 일단 논제 요구에 맞추어 답안을 완성하면 100점 만점에 25점을 배점한다. 그리고 답안의 세부 내용에 따라 1점 단위로 세밀하게 채점한다. 편의상 답안 수준을 9등급으로 나누어 본다면 등급 당 9.4점 득점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올해 기준에 맞추어 60점 만점으로 환산해 봐도 5.6점 가량의 차이가 발생한다. 상당한 내신 등급 차이를 넉넉히 상쇄 가능하다.
◇논술은 자사고·외고 등 명문고의 우수학생을 적극 유치하기 위한 전형
대학에서 논술 전형의 내신 실질 반영비율을 줄이고, 특히 1~5등급 간 점수차이를 적게 둔 이유가 무엇인가. 이는 자사고·외고 등 내신 경쟁이 치열한 명문고교의 우수 학생을 적극 유치하기 위함이다. 특히 표준점수를 반영한 Z점수에 따라 내신 점수를 산정하면 명문고 학생들의 내신 격차가 더욱 상쇄된다.
논술은 내신 점수가 그리 좋지 않지만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은 위해 마련된 히든카드이다. 수능뿐만 아니라 논술 준비도 병행하여야 합격 가능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대학의 의도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호응하여 합격의 기쁨을 누리길 바란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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