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5일 수요일

핵심기술의 출발점은 기초과학


한국 산업은 위기입니다. 중국 기업들은 한국 기술을 따라오는 수준을 넘어서 턱밑까지 추격해 들어왔고, 우리는 아직도 일본 기술에 의존하는 형편입니다. 우리만의 핵심기술을 가져야 합니다."

박용현 두산 연강재단 이사장은 한국산업의 전환점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으로 8년째 과학 교사들을 선발해 일본 과학현장 연수를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연강재단의 도움을 받아 일본 과학현장을 체험한 과학 교사들은 300명이 넘는다.

박 이사장은 한국산업의 불안한 성장을 기초과학의 부재에서 찾는다. 일본이 노벨 과학상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것도 기초과학이 튼튼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어린이들은 과학을 생활화하고 있습니다. 과학관에 가보면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넘쳐 납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 손을 잡고 다양한 체험과 실험을 통해 과학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어떻습니까. 학생들은 입시 부담에 실험은 엄두도 못 내고 암기 위주 교육이 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박 이사장은 "한국이 일본처럼 노벨 과학상을 받을 수 없는 것은 기초과학이 빈약하고 생활과학이 안 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교사들이 앞서가는 과학현장을 보고 교육방식을 바꿨으면 하는 바람으로 연수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이 또 강조한 것은 장인정신이다. 기업의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일본의 독특한 제조 문화(모노쓰쿠리)를 볼 수 있는 시마즈제작소와 교세라 같은 기업 방문을 연수의 주요 일정에 포함했다.

박 이사장은 "시마즈제작소에서는 일본의 기본과 기술을 봤다. 교세라에서는 일본의 기업정신을 읽을 수 있다. 일본이 어렵다고 하지만 교세라나 시마즈제작소와 같은 기업이 수백 개가 있다. 우리는 몇 개 기업만 잘나갈 뿐"이라며 우리나라가 더욱 분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교사들의 간식도 꼼꼼히 챙겼다. 380년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제과점의 카스테라, 80년 전통의 일본 화과자 등을 직접 사서 돌리며 교사들에게 장인정신을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박 이사장은 과학 교사들과 함께 5박6일의 일본 견학 전 과정을 같이했다.
매일경제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