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적’이 중요한 이유유아기에 부모와 교사 중 누가 더 아이의 발달과 학습에 중요할까? 김정미 원장은 애착 관계, 신변 처리 기술, 사회적 규범은 당연한 이야기고 여기에 학습 능력까지 교사보다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부모는 몇 시간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으로 아이에게 해방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 24시간 함께 행복한 부모와 아이의 관계를 고민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닐까?
부모들은 끊임없이 아이들에게 가르치려고 애쓴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에게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도록 지름길을 알려주고 도움을 주면 아이가 쉽게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꼭 심어주고 싶어 하는 이 ‘기술’들은 유감스럽지만 외부로부터 주입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아교육학 중에는 학자들의 제각기 다른 학설이 있어요. 프로이드는 ‘과거의 엄마 배 속부터의 경험이 아이를 만든다’라고, 스키너는 ‘과거는 필요 없이 현재 보상을 통해 학습이 이뤄진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제가 학자로서, 선배 부모로서 추천하고 싶은 학설은 피아제의 구성주의 학습 이론이에요. ‘인지 학습은 능동적인 참여를 통해 개발된다’라는 설인데, 이를 적용한 것이 바로 스칸디 부모 육아법이에요. 아이가 능동적으로 참여하면서 배우는 것이 학습이 된다는 거죠.”
예를 들어 아이에게 인사하는 법을 가르칠 때, “인사해야지!” 하고 시켜서 하는 건 아이가 인사를 안다고 할 수는 없다. 가르쳤다고 말하려면 ‘아이가 꺼낼 수 있느냐’까지 나아가야 한다. 머릿속에는 인사하는 법이 심어져 있지만 ‘이 시기에 써먹어볼까’ 하는 것은 스스로의 판단 학습에 달렸다. 결국 아이들은 자기 의지로 참여할 때 더 높은 학습력을 갖는다. 한 조사에서 캠핑장에서 자유롭게 논 아이들과 교사의 설명과 주도를 통해 캠핑장을 체험한 아이들의 인지력을 테스트했다. 다음날 캠핑장 안의 물건들에 대한 인지력은 자유의지로 놀도록 내버려둔 아이들 집단이 6배나 더 높았다.
아이의 관심사 놓치지 말자
아이의 주도에 반응하는 부모를 ‘반응적인 부모’라고 한다. 이전까지 모두가 당연시 여겼던 부모, 즉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아이보다 먼저 제시하고 가르치는 ‘지시적인 부모’와는 상반되는 의미다. 당신은 자녀에게 반응적일까? 지시적일까? 유형을 찾기 위해 다음 질문에 답해보자.
첫째, 나는 내가 원하는 것보다 아이가 관심을 두는 것을 먼저 생각하는가?
둘째, 나는 아이와 목욕을 하거나 밥을 먹거나 옷을 갈아입는 등 일상의 모든 행위 속에서 아이의 관심과 흥미에 민감한 편인가?
셋째, 나는 아이가 선택한 것을 유지하도록 하고 지지해주고 촉진해주며 상호작용을 잘 이끌어가고 있는가?
이 질문에 모두 ‘네’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반응적인 부모’의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반응 육아란 일상의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이뤄진다. 아이가 이미 할 수 있는 것을 지지하며 반응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 아이의 발달을 촉진한다. 일상에서 아이들 옷을 입히고 밥을 먹이는 도중에 아이가 ‘엄마!’라고 불렀을 때 부모가 그 아이를 어떻게 대하느냐가 아이의 미래를 만든다.
“예를 들어 어린이집에서 ‘어머니, 오늘은 사과를 배웠어요. 집에서 사과라는 단어를 다섯 번씩 따라하도록 해주세요’라는 선생님의 지시가 있었다면, 우리 어머니들은 작정하고 하시죠. 아이의 눈을 잘 보세요. 눈길에 닿는 곳에 흥미와 관심이 있어요. 차라리 마트에 갔는데 사과를 가리키며 ‘엄마 이게 뭐야?’ 하고 물었을 때 ‘사과’라고 반응해주는 것이 습득에 유리합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아이가 관심 갖는 것,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 재밌고 좋으니까. 즉 흥미와 관심이다. 아이들은 흥미 있는 것에 오래 집중한다. 집중을 하면 사물이 눈 안에 들어오고 장기 기억과 함께 온전한 지식이 된다.
“아이들이 게임에 흥미를 가져도 염려할 필요는 없어요. 오락을 하도록 내버려두라는 것은 아니에요. 오락의 장르를 통해 아이가 흥미로워하는 것, 집중하는 것에 대한 성향을 엿볼 수 있을 거예요. 컴퓨터 게임의 전략을 학습에 일대일로 응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지만 힌트는 얻을 수 있어요.”
게임을 유지시키는 심리학적 요소를 살펴보면 ‘흥미’와 ‘목표 설정 동기’에 있다. 이를 잘 안다면 아이의 학습 태도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활동, 학습, 놀이, 상호작용이 아이의 현재 관심사와 수용 능력 그리고 눈높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아이들은 자신의 능력 수준과 적절하게 맞을 때 비로소 흥미를 가지고 한번 시도해보고 싶은 호기심을 갖게 됩니다. 실행에 옮길 정도의 호기심이 생겼다면 비교적 주의를 집중하기 쉬워지죠.”
공부가 재미있다는 아이들의 공통점은 외적으로 주어지는 보상보다 공부하는 과정 자체에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목표 설정 동기’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렇듯 ‘자기가 세운 계획을 스스로 진행하는 과정’을 경험한 아이들은 학습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 더욱 배가된다.
“과정을 즐기는 아이들의 경우 학습은 게임과도 같아요. 게임에서는 현재 미션에 실패했다고 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죠. 학습에서도 실패가 자신의 능력이나 실력 부족이 아니라 잘못된 전략을 사용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전략을 세워 재시도합니다.”
반대로 부모들은 과정을 중시하지 않고 ‘100점 맞기’ 등으로 성취해야 할 결과와 목표를 제시한다면 이 경우 목표를 도달하지 못했을 때 어떨까? 쉽게 좌절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게 될 것이다.
뇌 발달에도 영향을 주는 반응법지능을 포함한 중요한 능력은 어린 시절에 결정된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5세 이전의 영유아기에는 보육자의 지지적 양육(반응)이 뇌 발달을 촉진하며, 또 7세에서 13세까지는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해마의 부피가 증가한다.
“만약 부모님들이 아이에게 열심히 뭔가를 주입한다면 구조화된 굳은 머리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장난감을 갖고 놀 때 아이한테 먼저 놀게 해보세요. 장난감을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아니야, 틀렸어’ 하는 분도 계신 걸로 아는데, 틀려도 괜찮으니 아이에게 맡겨보라는 거죠. 아이들은 창의적인 사고를 갖고 태어났다는 것을 믿으세요.”
김 원장은 뇌 발달을 위해 두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아이의 말에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한다’라는 점. 대뇌에서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는 같이 활성화된다. 따라서 감정적으로 풍부한 정서가 만들어졌을 때 기억력이 발달한다. 억압적인 환경에서 양육받은 아이들은 해마의 부피가 상대적으로 쪼그라들어 있다.
“아이들이 ‘엄마! 엄마!’ 하고 불러도 들은 척도 안 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어머니들의 모습을 많이 봤어요. 이런 행동은 뇌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아이가 ‘엄마, 이거 봐’ 하면 ‘신기하네? 뭐로 만든 거지?’라며 아이의 수준보다 확장된 질문형 반응을 해주면 더 좋습니다.”
두 번째는 ‘일방작용은 끊고 상호작용을 하라’이다. 뇌의 정보 처리는 상호작용을 통해 좀 더 효과적인 기능을 한다. 외국어를 배울 때 모니터를 보고 배운 사람들보다 원어민과 함께 상호작용을 하며 배운 것이 더 효과적인 것처럼 말이다.
“아이들을 잘 가르치려고 애쓰면서 동시에 유모차에 스마트폰 거치대를 거는 것은 매우 모순적인 행동이에요.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영상을 보여줄 때 뇌 처리 능력은 닫혀요. 어쩔 수 없이 TV나 스마트폰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면 서로 상호작용, 대화를 나누면서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반응 육아의 대표 전략 ‘아이의 세계로 들어가자’
앞서 ‘흥미’와 ‘관심’이 아이의 발달에 주는 영향에 대해 언급했다. 김 원장은 아이를 파악하려면 본인이 아이의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와 눈을 맞추세요. 장난감을 보고 있는지 다른 곳을 보고 있는지 잘 관찰하세요. 아이의 눈치를 보듯 말이죠. 현재 아이의 눈길이 가는 곳이 바로 흥미와 관심이 있는 곳입니다. 매우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 아이가 부엌놀이 장난감에 눈길이 가 있다고 쳐요. ‘부엌놀이 좋아하지?’ 하고 가져오는 것이 아니에요. 엄마가 슬며시 장난감을 손에 쥐어도 눈을 안 떼면 엄마랑 놀겠다는 의사 표시예요. 엄마가 집었는데 눈을 떼면 놀이에는 관심이 있지만 엄마랑은 안 놀겠다는 뜻이죠.”
또 아이가 말하는 것에 즉각적으로 똑같이 따라 하는 것도 반응 육아의 중요한 포인트다. 아이가 냄비를 갖고 “뚜~껑!”이라고 하면 “아니야, 냄비!”라고 고쳐주기보다 똑같이 “뚜~껑~”이라고 해주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다.
“아이는 자기가 한 말을 남이 따라 하면 유대감과 자신감을 느껴요. 쉽게 말해 ‘내가 대장’이라는 우쭐함이 생기고 그 자신감으로 자기 안에 있는 걸 거침없이 꺼내 보이죠. 그렇게 아이는 다음 단계로 확장된 대화를 스스로 주도할 수 있어요.”
좋은 양육은 양방적이다. 부모가 성공적인 모델링을 제시하고 싶은 마음에 블록으로 성을 쌓고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아이랑 놀아줬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착각이다. 아이와 놀 때는 같은 주제로 최소 세 번 이상 대화를 나눴는지가 중요하다.
“‘엄마가 재밌는 책 읽어줄게’ 하고 ‘바위 뒤에 누가 숨었지? 토끼! 키 큰 애는 누구야? 기린!’도 약간 어색한 상호작용이에요. 아이가 대답만 하고 그 뒤에 받아치는 것이 없으니까요. 대화가 확장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진정한 상호작용이죠.”
‘아이에게는 잠재 능력이 있다’라는 전제에서 만들어진 반응 육아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에 대한 믿음이다. 반응 육아법으로 기대하는 궁극적인 지점은 아이의 높은 주도성과 자신감 형성이다. 이때 주도성을 키우지 못하면 나아가 청소년기의 자기주도학습 태도에 영향을 주는 건 당연하다. “엄마가 하라는 대로 했어요. 또 뭐 하면 되죠?”보다 “엄마, 학원보다 스스로 하는 것이 빠른 거 같아요”라고 말하는 아이로 만드는 첫걸음, 바로 반응 육아다.
“‘엄마가 재밌는 책 읽어줄게’ 하고 ‘바위 뒤에 누가 숨었지? 토끼! 키 큰 애는 누구야? 기린!’도 약간 어색한 상호작용이에요. 아이가 대답만 하고 그 뒤에 받아치는 것이 없으니까요. 대화가 확장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진정한 상호작용이죠.”
부모들은 끊임없이 아이들에게 가르치려고 애쓴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에게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도록 지름길을 알려주고 도움을 주면 아이가 쉽게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노력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꼭 심어주고 싶어 하는 이 ‘기술’들은 유감스럽지만 외부로부터 주입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아교육학 중에는 학자들의 제각기 다른 학설이 있어요. 프로이드는 ‘과거의 엄마 배 속부터의 경험이 아이를 만든다’라고, 스키너는 ‘과거는 필요 없이 현재 보상을 통해 학습이 이뤄진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제가 학자로서, 선배 부모로서 추천하고 싶은 학설은 피아제의 구성주의 학습 이론이에요. ‘인지 학습은 능동적인 참여를 통해 개발된다’라는 설인데, 이를 적용한 것이 바로 스칸디 부모 육아법이에요. 아이가 능동적으로 참여하면서 배우는 것이 학습이 된다는 거죠.”
예를 들어 아이에게 인사하는 법을 가르칠 때, “인사해야지!” 하고 시켜서 하는 건 아이가 인사를 안다고 할 수는 없다. 가르쳤다고 말하려면 ‘아이가 꺼낼 수 있느냐’까지 나아가야 한다. 머릿속에는 인사하는 법이 심어져 있지만 ‘이 시기에 써먹어볼까’ 하는 것은 스스로의 판단 학습에 달렸다. 결국 아이들은 자기 의지로 참여할 때 더 높은 학습력을 갖는다. 한 조사에서 캠핑장에서 자유롭게 논 아이들과 교사의 설명과 주도를 통해 캠핑장을 체험한 아이들의 인지력을 테스트했다. 다음날 캠핑장 안의 물건들에 대한 인지력은 자유의지로 놀도록 내버려둔 아이들 집단이 6배나 더 높았다.
아이의 관심사 놓치지 말자
아이의 주도에 반응하는 부모를 ‘반응적인 부모’라고 한다. 이전까지 모두가 당연시 여겼던 부모, 즉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아이보다 먼저 제시하고 가르치는 ‘지시적인 부모’와는 상반되는 의미다. 당신은 자녀에게 반응적일까? 지시적일까? 유형을 찾기 위해 다음 질문에 답해보자.
첫째, 나는 내가 원하는 것보다 아이가 관심을 두는 것을 먼저 생각하는가?
둘째, 나는 아이와 목욕을 하거나 밥을 먹거나 옷을 갈아입는 등 일상의 모든 행위 속에서 아이의 관심과 흥미에 민감한 편인가?
셋째, 나는 아이가 선택한 것을 유지하도록 하고 지지해주고 촉진해주며 상호작용을 잘 이끌어가고 있는가?
이 질문에 모두 ‘네’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반응적인 부모’의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반응 육아란 일상의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이뤄진다. 아이가 이미 할 수 있는 것을 지지하며 반응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 아이의 발달을 촉진한다. 일상에서 아이들 옷을 입히고 밥을 먹이는 도중에 아이가 ‘엄마!’라고 불렀을 때 부모가 그 아이를 어떻게 대하느냐가 아이의 미래를 만든다.
아이들이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 재밌고 좋으니까. 즉 흥미와 관심이다. 아이들은 흥미 있는 것에 오래 집중한다. 집중을 하면 사물이 눈 안에 들어오고 장기 기억과 함께 온전한 지식이 된다.
“아이들이 게임에 흥미를 가져도 염려할 필요는 없어요. 오락을 하도록 내버려두라는 것은 아니에요. 오락의 장르를 통해 아이가 흥미로워하는 것, 집중하는 것에 대한 성향을 엿볼 수 있을 거예요. 컴퓨터 게임의 전략을 학습에 일대일로 응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지만 힌트는 얻을 수 있어요.”
게임을 유지시키는 심리학적 요소를 살펴보면 ‘흥미’와 ‘목표 설정 동기’에 있다. 이를 잘 안다면 아이의 학습 태도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활동, 학습, 놀이, 상호작용이 아이의 현재 관심사와 수용 능력 그리고 눈높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아이들은 자신의 능력 수준과 적절하게 맞을 때 비로소 흥미를 가지고 한번 시도해보고 싶은 호기심을 갖게 됩니다. 실행에 옮길 정도의 호기심이 생겼다면 비교적 주의를 집중하기 쉬워지죠.”
공부가 재미있다는 아이들의 공통점은 외적으로 주어지는 보상보다 공부하는 과정 자체에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목표 설정 동기’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렇듯 ‘자기가 세운 계획을 스스로 진행하는 과정’을 경험한 아이들은 학습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 더욱 배가된다.
“과정을 즐기는 아이들의 경우 학습은 게임과도 같아요. 게임에서는 현재 미션에 실패했다고 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죠. 학습에서도 실패가 자신의 능력이나 실력 부족이 아니라 잘못된 전략을 사용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전략을 세워 재시도합니다.”
반대로 부모들은 과정을 중시하지 않고 ‘100점 맞기’ 등으로 성취해야 할 결과와 목표를 제시한다면 이 경우 목표를 도달하지 못했을 때 어떨까? 쉽게 좌절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게 될 것이다.
뇌 발달에도 영향을 주는 반응법지능을 포함한 중요한 능력은 어린 시절에 결정된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5세 이전의 영유아기에는 보육자의 지지적 양육(반응)이 뇌 발달을 촉진하며, 또 7세에서 13세까지는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해마의 부피가 증가한다.
“만약 부모님들이 아이에게 열심히 뭔가를 주입한다면 구조화된 굳은 머리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장난감을 갖고 놀 때 아이한테 먼저 놀게 해보세요. 장난감을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아니야, 틀렸어’ 하는 분도 계신 걸로 아는데, 틀려도 괜찮으니 아이에게 맡겨보라는 거죠. 아이들은 창의적인 사고를 갖고 태어났다는 것을 믿으세요.”
김 원장은 뇌 발달을 위해 두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는 ‘아이의 말에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한다’라는 점. 대뇌에서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와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는 같이 활성화된다. 따라서 감정적으로 풍부한 정서가 만들어졌을 때 기억력이 발달한다. 억압적인 환경에서 양육받은 아이들은 해마의 부피가 상대적으로 쪼그라들어 있다.
“아이들이 ‘엄마! 엄마!’ 하고 불러도 들은 척도 안 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어머니들의 모습을 많이 봤어요. 이런 행동은 뇌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아이가 ‘엄마, 이거 봐’ 하면 ‘신기하네? 뭐로 만든 거지?’라며 아이의 수준보다 확장된 질문형 반응을 해주면 더 좋습니다.”
두 번째는 ‘일방작용은 끊고 상호작용을 하라’이다. 뇌의 정보 처리는 상호작용을 통해 좀 더 효과적인 기능을 한다. 외국어를 배울 때 모니터를 보고 배운 사람들보다 원어민과 함께 상호작용을 하며 배운 것이 더 효과적인 것처럼 말이다.
“아이들을 잘 가르치려고 애쓰면서 동시에 유모차에 스마트폰 거치대를 거는 것은 매우 모순적인 행동이에요.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영상을 보여줄 때 뇌 처리 능력은 닫혀요. 어쩔 수 없이 TV나 스마트폰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면 서로 상호작용, 대화를 나누면서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앞서 ‘흥미’와 ‘관심’이 아이의 발달에 주는 영향에 대해 언급했다. 김 원장은 아이를 파악하려면 본인이 아이의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와 눈을 맞추세요. 장난감을 보고 있는지 다른 곳을 보고 있는지 잘 관찰하세요. 아이의 눈치를 보듯 말이죠. 현재 아이의 눈길이 가는 곳이 바로 흥미와 관심이 있는 곳입니다. 매우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 아이가 부엌놀이 장난감에 눈길이 가 있다고 쳐요. ‘부엌놀이 좋아하지?’ 하고 가져오는 것이 아니에요. 엄마가 슬며시 장난감을 손에 쥐어도 눈을 안 떼면 엄마랑 놀겠다는 의사 표시예요. 엄마가 집었는데 눈을 떼면 놀이에는 관심이 있지만 엄마랑은 안 놀겠다는 뜻이죠.”
또 아이가 말하는 것에 즉각적으로 똑같이 따라 하는 것도 반응 육아의 중요한 포인트다. 아이가 냄비를 갖고 “뚜~껑!”이라고 하면 “아니야, 냄비!”라고 고쳐주기보다 똑같이 “뚜~껑~”이라고 해주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다.
“아이는 자기가 한 말을 남이 따라 하면 유대감과 자신감을 느껴요. 쉽게 말해 ‘내가 대장’이라는 우쭐함이 생기고 그 자신감으로 자기 안에 있는 걸 거침없이 꺼내 보이죠. 그렇게 아이는 다음 단계로 확장된 대화를 스스로 주도할 수 있어요.”
좋은 양육은 양방적이다. 부모가 성공적인 모델링을 제시하고 싶은 마음에 블록으로 성을 쌓고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으로 ‘아이랑 놀아줬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착각이다. 아이와 놀 때는 같은 주제로 최소 세 번 이상 대화를 나눴는지가 중요하다.
“‘엄마가 재밌는 책 읽어줄게’ 하고 ‘바위 뒤에 누가 숨었지? 토끼! 키 큰 애는 누구야? 기린!’도 약간 어색한 상호작용이에요. 아이가 대답만 하고 그 뒤에 받아치는 것이 없으니까요. 대화가 확장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진정한 상호작용이죠.”
‘아이에게는 잠재 능력이 있다’라는 전제에서 만들어진 반응 육아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에 대한 믿음이다. 반응 육아법으로 기대하는 궁극적인 지점은 아이의 높은 주도성과 자신감 형성이다. 이때 주도성을 키우지 못하면 나아가 청소년기의 자기주도학습 태도에 영향을 주는 건 당연하다. “엄마가 하라는 대로 했어요. 또 뭐 하면 되죠?”보다 “엄마, 학원보다 스스로 하는 것이 빠른 거 같아요”라고 말하는 아이로 만드는 첫걸음, 바로 반응 육아다.
“‘엄마가 재밌는 책 읽어줄게’ 하고 ‘바위 뒤에 누가 숨었지? 토끼! 키 큰 애는 누구야? 기린!’도 약간 어색한 상호작용이에요. 아이가 대답만 하고 그 뒤에 받아치는 것이 없으니까요. 대화가 확장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진정한 상호작용이죠.”
레이디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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