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말 부산항의 부두에서 외래종인 붉은 불개미가 발견되어 큰 충격과 혼란을 몰고 왔다. ‘살인개미’라고 불리기에는 위험과 공포가 너무
과장되어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아무튼 사람과 동식물에게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만큼 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꼭 인체에 치명적이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유입된 외래 동식물이 우리나라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끼친 사례들도 많기 때문이다.
개미를 비롯한 곤충류는 몸집이 매우 작기는 하지만 여러모로 흥미 있는 동물종의 하나로, 그동안 숱한 SF소설과 영화, 그리고 어린이 대상 애니메이션 등의 소재로 자주 등장한 바 있다. 특히 개미와 꿀벌과 같이 사회성을 지니고 집단생활을 하는 곤충들은 인간 못지않은 사회조직체계나 문명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프랑스의 SF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데뷔작 소설 ‘개미’는 개미 문명세계와 인간세계의 교류를 그린 소설로서 예전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소설 개미는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였을 뿐 아니라, 과학적 통찰력과 사실적인 묘사도 ‘파브르 곤충기’ 이후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
100억 개 정도의 뇌신경세포를 지닌 인간에 비해, 개미 한 마리의 뇌신경세포는 수백 개에 불과하지만, 개미들은 ‘집단두뇌’를 통하여 고도의 지능을 지닌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마치 요즈음 주목 받는 사람들의 집단지성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한때 미국과 유럽의 거대 통신회사가 개미의 이러한 집단두뇌적인 습성을 이용하여 통신망의 소통을 원활히 하려는 연구를 한 적도 있다.
한편 여러 SF영화에서 곤충은 장차 인류의 경쟁자 또는 거대하고 무서운 괴물로 그려지기도 한다. 현대 SF계의 3대 거장 중의 한 명으로 꼽히는 ‘하인라인(Robert Anson Heinlein; 1912- 1988)’의 원작소설을 폴 버호벤 감독이 영화화한 ‘스타쉽 트루퍼스(Starship Troopers)’는 태양계 밖의 외계 행성에 존재하는 거대한 곤충들과 인류 사이의 전쟁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군국주의 색채에 대한 논란이 있기도 한 이 영화에서 곤충들은 날카로운 다리로 인간의 사지를 자르고 불을 내뿜는 끔찍한 괴물이기도 하지만, 그 우두머리는 고도의 지능을 갖추고 전투 곤충들을 지휘, 조종하는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
또한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수많은 일본 애니메이션 히트작들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1941-)감독의 1984년 작 ‘바람계곡의 나우시카(風の谷の ナウシカ)’에서도 역시 거대 곤충이 등장한다. 즉 인간의 현대문명이 몰락한 후 독을 뿜는 곰팡이 숲과 거대곤충 ‘오무’에 의해 사람들이 위협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괴물 같은 곤충이 주인공으로 나오거나 인류와 곤충이 사활을 건 싸움을 벌이는 것이 주요 소재인 영화들이 적지 않은데,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닐 수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만약 환경오염이나 기타 이유들로 해서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가 대부분 멸종하고 만다면, 다음은 곤충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혐오의 대상인 바퀴의 생명력은 단연 돋보인다. 웬만한 살충제에도 끄떡없는 바퀴는 방사능에 견디는 능력이 인간의 수십 배 이상이라고 한다.
설사 끔찍한 핵전쟁 등으로 인간과 포유류를 비롯한 많은 동물들이 대량 멸종한다고 해도 바퀴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바퀴는 공룡이 지구상에 출현한 시기보다도 앞선 3억 2천만년 전에 나타나 아직까지도 번식을 지속하고 있는 저력을 지니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이해가 간다.
대부분의 곤충이 날개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큰 힘이 된다. 공룡이 멸종한 후에도 그 직계후손인 새들은 살아남아 오늘날까지도 번성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하늘을 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곤충들만 약 80만종으로서, 지구상의 동물종들 중에서 거의 4분의 3을 차지할 정도로 곤충들은 다양하게 진화해왔다.
그런데 매우 흥미로운 사실의 하나는, SF영화에서나 나오는 거대한 곤충들이 과거에 실제로 존재했다는 것이다. 즉 지금으로부터 약 3억 4천5백만 년 전에서 2억 8천만 년 전인 고생대 석탄기에는 참새만한 하루살이, 고양이만한 바퀴 등 지금보다 훨씬 몸집이 큰 곤충들이 있었음을 화석을 통하여 알 수 있다. 특히 ‘메가네우라(Meganeura)’라는 곤충은 생김새로 볼 때 잠자리의 조상으로 볼 수 있겠으나, 날개폭이 70cm가 넘는 거대한 잠자리로 영화 속의 거대 곤충을 떠올리게 한다.
이 시기에 곤충들의 몸집이 이처럼 커질 수 있었던 것은, 대기 중의 산소 농도가 지금보다 훨씬 높은 35% 정도로서, 곤충들에게 더 큰 에너지를 불어 넣었을 뿐 아니라 무거워진 공기 밀도 덕에 비행이 더욱 쉬워졌기 때문이다. 역시 산소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중생대 쥐라기의 지층 일부에서도 거대 곤충들의 화석이 발견된 바 있다.
그러나 현생의 곤충들이 지금처럼 몸집이 왜소하다고 해서 형편없이 퇴화해 버린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당시와 달리 산소 농도가 20%로 줄어든 현재의 지구환경에 적응해 살 수 있도록 잘 진화해 왔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작지만 놀라운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곤충들을 함부로 무시해서는 곤란할 것이며, 인간은 지구의 영원한 주인이 아니라 다른 생물들과 마찬가지로 ‘세입자’일 뿐이라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개미를 비롯한 곤충류는 몸집이 매우 작기는 하지만 여러모로 흥미 있는 동물종의 하나로, 그동안 숱한 SF소설과 영화, 그리고 어린이 대상 애니메이션 등의 소재로 자주 등장한 바 있다. 특히 개미와 꿀벌과 같이 사회성을 지니고 집단생활을 하는 곤충들은 인간 못지않은 사회조직체계나 문명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프랑스의 SF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데뷔작 소설 ‘개미’는 개미 문명세계와 인간세계의 교류를 그린 소설로서 예전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소설 개미는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였을 뿐 아니라, 과학적 통찰력과 사실적인 묘사도 ‘파브르 곤충기’ 이후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
100억 개 정도의 뇌신경세포를 지닌 인간에 비해, 개미 한 마리의 뇌신경세포는 수백 개에 불과하지만, 개미들은 ‘집단두뇌’를 통하여 고도의 지능을 지닌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마치 요즈음 주목 받는 사람들의 집단지성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한때 미국과 유럽의 거대 통신회사가 개미의 이러한 집단두뇌적인 습성을 이용하여 통신망의 소통을 원활히 하려는 연구를 한 적도 있다.
한편 여러 SF영화에서 곤충은 장차 인류의 경쟁자 또는 거대하고 무서운 괴물로 그려지기도 한다. 현대 SF계의 3대 거장 중의 한 명으로 꼽히는 ‘하인라인(Robert Anson Heinlein; 1912- 1988)’의 원작소설을 폴 버호벤 감독이 영화화한 ‘스타쉽 트루퍼스(Starship Troopers)’는 태양계 밖의 외계 행성에 존재하는 거대한 곤충들과 인류 사이의 전쟁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군국주의 색채에 대한 논란이 있기도 한 이 영화에서 곤충들은 날카로운 다리로 인간의 사지를 자르고 불을 내뿜는 끔찍한 괴물이기도 하지만, 그 우두머리는 고도의 지능을 갖추고 전투 곤충들을 지휘, 조종하는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
또한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수많은 일본 애니메이션 히트작들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1941-)감독의 1984년 작 ‘바람계곡의 나우시카(風の谷の ナウシカ)’에서도 역시 거대 곤충이 등장한다. 즉 인간의 현대문명이 몰락한 후 독을 뿜는 곰팡이 숲과 거대곤충 ‘오무’에 의해 사람들이 위협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괴물 같은 곤충이 주인공으로 나오거나 인류와 곤충이 사활을 건 싸움을 벌이는 것이 주요 소재인 영화들이 적지 않은데,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닐 수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만약 환경오염이나 기타 이유들로 해서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가 대부분 멸종하고 만다면, 다음은 곤충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혐오의 대상인 바퀴의 생명력은 단연 돋보인다. 웬만한 살충제에도 끄떡없는 바퀴는 방사능에 견디는 능력이 인간의 수십 배 이상이라고 한다.
설사 끔찍한 핵전쟁 등으로 인간과 포유류를 비롯한 많은 동물들이 대량 멸종한다고 해도 바퀴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바퀴는 공룡이 지구상에 출현한 시기보다도 앞선 3억 2천만년 전에 나타나 아직까지도 번식을 지속하고 있는 저력을 지니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이해가 간다.
대부분의 곤충이 날개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큰 힘이 된다. 공룡이 멸종한 후에도 그 직계후손인 새들은 살아남아 오늘날까지도 번성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하늘을 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곤충들만 약 80만종으로서, 지구상의 동물종들 중에서 거의 4분의 3을 차지할 정도로 곤충들은 다양하게 진화해왔다.
그런데 매우 흥미로운 사실의 하나는, SF영화에서나 나오는 거대한 곤충들이 과거에 실제로 존재했다는 것이다. 즉 지금으로부터 약 3억 4천5백만 년 전에서 2억 8천만 년 전인 고생대 석탄기에는 참새만한 하루살이, 고양이만한 바퀴 등 지금보다 훨씬 몸집이 큰 곤충들이 있었음을 화석을 통하여 알 수 있다. 특히 ‘메가네우라(Meganeura)’라는 곤충은 생김새로 볼 때 잠자리의 조상으로 볼 수 있겠으나, 날개폭이 70cm가 넘는 거대한 잠자리로 영화 속의 거대 곤충을 떠올리게 한다.
이 시기에 곤충들의 몸집이 이처럼 커질 수 있었던 것은, 대기 중의 산소 농도가 지금보다 훨씬 높은 35% 정도로서, 곤충들에게 더 큰 에너지를 불어 넣었을 뿐 아니라 무거워진 공기 밀도 덕에 비행이 더욱 쉬워졌기 때문이다. 역시 산소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중생대 쥐라기의 지층 일부에서도 거대 곤충들의 화석이 발견된 바 있다.
그러나 현생의 곤충들이 지금처럼 몸집이 왜소하다고 해서 형편없이 퇴화해 버린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당시와 달리 산소 농도가 20%로 줄어든 현재의 지구환경에 적응해 살 수 있도록 잘 진화해 왔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작지만 놀라운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곤충들을 함부로 무시해서는 곤란할 것이며, 인간은 지구의 영원한 주인이 아니라 다른 생물들과 마찬가지로 ‘세입자’일 뿐이라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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