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8일 화요일

‘태초의 별’ 태양보다 몇천만배 밝아

우주가 빅뱅으로 시작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138억년 전이라고 알려져 있다. 우주배경복사(C. M. B)의 영상도 이제는 제법 상세하게 알려져 있고, 그 세월도 과학자들은 초신성의 광도와 도플러 효과를 통해 자신 있게 제시하고 있다. 워낙 옛날 이야기이고 과학스토리 자체가 아직은 체크해야 할 점도 많이 남아있지만 빅뱅이론을 믿고 과학자들의 말을 믿는다면 우주배경복사 뒤의 이야기는 이렇게 펼쳐진다.
우주배경복사가 나타났을 때 우주의 온도는 약 3,000°K (절대온도 0도는 섭씨 -273도)이었다. 수소 핵이 공중에 떠돌아다니던 전자를 잡아서 수소원자가 되려면 이 정도로 우주는 식어 있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수소 핵인 양성자가 전자와 결합하더라도 우주의 열에 의해 다시 이온화가 되므로 중성인 수소원자가 생겨나지 못하고, 따라서 빛은 전자의 안개 속에 갇혀서 볼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 뒤 약 1억년 동안 우주는 계속 식어가고 양성자와 중성자를 합한 중수소핵이 생겨나고 헬륨과 리튬도 생겨났으리라 믿어진다.
이때 아마 태초의 별은 생겼으리라 짐작된다. 그 과학적인 분석이 2015년 5월 15일자 예비논문(arxiv1505·03954Ⅵ)으로 발표되었고 논문자체는 학술지(Mon.not.R.Astro.Soc.)에 이번 여름에는 발표되리라 예상된다. 그들의 생각은 어떤 것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천체물리학자들은 태초의 우주에서는 암흑물질이 그 골격을 만들어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암흑물질들로 된 얼개가 먼저 생기면서 그 얼개에 잡아끌린 보통 물질인 수소, 헬륨 그리고 리튬이 모이면서 태초의 별이 생겨났으리라 짐작된다.
우주 탄생 1억년 후 경 생긴 필라멘트와 시트(왼쪽). 필라멘트에 태초의 별이 생긴다(오른쪽). ⓒ Tom Abel Greg Bryan & Illinois
우주 탄생 1억년 후 경 생긴 필라멘트와 시트(왼쪽). 필라멘트에 태초의 별이 생긴다(오른쪽). ⓒ Tom Abel Greg Bryan & Illinois
그 당시의 우주의 환경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우주의 온도는 지금의 우주의 평균 온도 2.7°K 와는 전혀 다르게, 처음에는 3,000°K 로부터 식어서 1억년이 되면서는 약 30°K 정도가 되었지만, 현재의 우주 평균 온도 2.7°K 보다는 10배 정도는 높았다.
따라서 그 때 생긴 별들은 더 크고, 무거웠다고 짐작된다. 그 이유는 대충 이렇다. 별이 생기려면 흩어져 있던 가스가 중력 중심을 향해 모여들어 쌓여야 한다. 그런데 덩치가 커지면 가스 뭉치가 지닌 압력보다, 중력에 의해 잡아당겨 수축하는 힘이 더 커져서 가스뭉치가 무너진다. 이 한계 질량을 ‘진스 질량’(Jeans Mass) 이라고 하는데, 진스 질량은 온도가 크면 크고, 또 질량 밀도가 작으면 크게 된다. 그런데 우주생성 후 약 200만년이 될 때 우주의 온도는 약 850°K 이었으니 상당히 뜨거웠으며 그 때 우주에는 수소, 헬륨 그리고 리튬 같은 가벼운 원소만 있었기에 질량 밀도는 작았다. 따라서 진스 질량은 굉장히 크기에 태양 질량의 5만 5천배 정도 큰 초대형별도 있었다고 단언한다.
태양의 5만 5천배 무겁고, 2천만배 정도 밝은 태초의 별. ⓒ UC Santa Cruz
태양의 5만 5천배 무겁고, 2천만배 정도 밝은 태초의 별. ⓒ UC Santa Cruz
그러나 그 당시의 별을 직접 관측했다는 믿을 만한 정보는 아직 없다. 정말로 태양의 5만 5천배 크기의 별이 있었다면 그 별의 밝기는 태양의 수천만 배가 되었을 것이다. 상상만 해도 가슴 벅찬 풍경이기도 하다. 태양 같은 표준형별의 수명은 거의 50억년 정도인데 거대한 태초의 별의 수명은 백만 년 정도로 추정된다. 말 그대로 굵고 화려하게 짧은 생애를 살아간 별들이다. 지금의 허블 망원경으로는 우주탄생 후 천만년에서 일억 년 되는 태초의 우주를 볼 수 는 없다.
미국의 항공우주국은 2018년에는 제임스 웨브(James Webb) 망원경을 지구로부터 1.5백만 km 되는 제2의 라그랑주 포인트 (Lagrange Point L2)에 올려놓기로 결정했다. 우선 라그랑주 포인트가 무엇인지 설명해야 할 것 같다.
라그랑주 포인트(Lagrange Point) ⓒ NASA
라그랑주 포인트(Lagrange Point) ⓒ NASA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맞닿아서 안정된 중력의 우물이 생기는 점이 5개 있다. 이를 가장 먼저 알려준 과학자인 조제프 루이 라그랑주(Joseph Louis Lagrange)의 이름을 따서 라그랑주 포인트라고 한다. 지구 상공 1만 km 정도의 궤도에 있는 허블 망원경보다 5배 이상의 크기를 갖는 제임스 웨브 망원경은 허블 보다 훨씬 크지만 재료과학의 발달로 그 무게는 허블의 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제임스 웨브 망원경은 2018년에 발사될 예정이며 그때가 되면 태초의 우주에서 빛나던 태양보다 2천만 배 밝은 별로부터 아직도 빅뱅의 여운을 지닌 파노라마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하니 가슴 설렌다.
제임스 웨브 (James Webb)의 우주 망원경. ⓒ NASA
제임스 웨브 (James Webb)의 우주 망원경. ⓒ NASA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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