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8일 화요일

축구 골의 비밀이 숨어있는 ‘수학’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축구 경기는 거대한 이야기 그 자체이다. 사람들은 축구 경기를 보며 열광하고, 분노하고, 울고, 웃는다.
발로 공을 차 어느 팀이 골을 더 많이 넣는가를 겨루는, 어찌 보면 단순한 경기에 불과해 보이건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수많은 전술을 논할 수 있는 복잡하고도 정교한 경기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스스로 12번째 선수를 자처하며 선수들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응원을 할 수 있는 축제이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또 누군가에게는 승리를 예측하고 베팅을 하는 도박이기도 하다.
어찌 되었든 축구는 골로 승패가 가려진다. 손만 아니라면 몸 어디로라도 공을 맞추어 골문 안으로 공을 넣으면 골이 된다. 심지어 상대방이 넣어주어도 된다. 그래서 골을 더 많이 넣은 팀이 승자가 된다.
축구 경기에서의 골이란
그렇다면 어떤 경우가 골로 인정될까? 축구공이 골라인에 닿기만 해도 골로 인정될까? 아니면 골라인을 완전히 통과해야 될까?
축구공의 지름은 대략 22cm, 골라인의 폭은 대략 12cm 정도이다 보니 당연히 논란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FIFA는 ‘골이 골라인을 완전히 넘어가는 경우’를 골로 정의하고 있다.
FIFA는 ‘골이 골라인을 완전히 넘어가는 경우’를 골로 정의하고 있다. ⓒ ScienceTimes
FIFA는 ‘골이 골라인을 완전히 넘어가는 경우’를 골로 정의하고 있다. ⓒ ScienceTimes
완전히 골라인을 넘어간다는 의미를 그림으로 살펴보면 A, B의 경우에는 골로 인정되지 않으며, C에 해당하는 순간부터 골로 인정된다는 의미이다. 수학적으로 말하면 축구 골대 안쪽에서 공이 골라인에 접하는 순간부터 골로 인정한다는 뜻이 된다.
골의 정의만 보면 골을 판정하는 것이 쉬운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 골인지 아닌지 논란이 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골대를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경기장 쪽으로 튀어나오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순식간에 벌어지기 때문에 골이 완전히 골라인을 통과했는지 아닌지를 심판이 정확하게 보고 판단하기 어렵다. 때문에 경기 후에도 두고두고 논란이 되기도 한다.
 골대를 맞추어도 골이 될 수 있다.
골대의 규격은 7.32m(양쪽 골대 사이)×2.44m(높이)정도이다. 사실 경기장에는 골대 말고는 특별한 설치물이 없으므로 공으로 골대를 맞추기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실제 경기 중에는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골대를 맞추는 팀이 경기에 진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이다.
골대를 맞추어도 골이 될 수 있을까? 간단히 생각하기 위해 골대의 단면을 놓고 생각해보자.
물론 공은 회전하지 않고,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으며, 직선으로 공이 날아간다고 가정하자.
ENL 사이(점 E는 제외)를 맞추게 되면 골은 지면을 다시 맞추든 그렇지 않든 골이 된다. ⓒ ScienceTimes
ENL 사이(점 E는 제외)를 맞추게 되면 골은 지면을 다시 맞추든 그렇지 않든 골이 된다. ⓒ ScienceTimes
그림과 같이 한 점 M에서 공을 찰 때 접선과 접선 사이로 공을 차면 골대를 맞출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골이 될지 생각해보자.
그림에서 호 ENL 사이(점 E는 제외)를 맞추게 되면 골은 지면을 다시 맞추든 그렇지 않든 골이 되지만 그 이외의 곳을 맞추게 되면 골이 되지 않는다. 이 때 점 E는 각 MEI가 각 EAN의 2배가 되는 지점이다.
실제 경기에서는 더 복잡한 상황이 벌어진다.
공이 회전하기 때문인데, 선수가 찬 공이 골대 혹은 땅에 맞은 후에 회전 방향 또는 속도가 바뀌는 경우가 생긴다. 골대를 맞은 공이 땅에 맞아 역회전을 하면서 경기장 쪽으로 튀어나오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공의 회전 방향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따라 의외의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1966년 영국과 독일 (당시 서독)이 맞붙은 월드컵 결승전에서 영국의 제프 허스트(Geoff Hurst) 선수가 넣은 2번째 골이 그 예이다.
그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Geoff Hurst가 찬 공이 골대 상단을 맞고 땅에 한 번 튀긴 후 경기장 쪽으로 다시 튀어나온 일이 있었다.
당시 주심은 이것을 골로 선언했다. 공교롭게 2010년 월드컵 16강전에서 만난 영국과 독일의 경기에서 이와 비슷한 경우가 생기게 된다. 영국이 1-2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의 프랭크 램파드(Frank Lampard) 선수가 찬 공이 골대 상단을 맞고 골라인 안쪽에 맞고 튀어 올랐는데, 그 볼을 골키퍼가 잡아 차냈다. 이 경기의 주심은 이것을 골로 인정하지 않았다.
 역회전 하면서 튀어나오는 공
왜 이와 같은 일이 생기는 걸까? 그건 바로 공이 골대와 땅에 닿으면서 역회전하기 때문이다.
그림과 같이 공이 골대를 맞으면서 역회전하고 다시 그 공이 땅에 닿아 역회전하는 경우, 이 역회전의 속도가 골의 수평속도보다 충분히 크고, 공이 골라인 근처에 닿은 경우에 공이 골대 쪽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시 경기장 쪽으로 튕겨 나오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역회전하는 속도가 너무 적으면 공이 가던 방향대로 진행하게 되고, 골라인에서 너무 먼 지점에서 공이 땅에 닿으면 거꾸로 튀어 나오더라도 다시 골대에 맞고 안쪽으로 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공의 역회전 속도와 땅에 닿는 지점에 따라 골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의 역회전 속도와 땅에 닿는 지점에 따라 골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 ⓒ ScienceTimes
의 역회전 속도와 땅에 닿는 지점에 따라 골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 ⓒ ScienceTimes
한 실험에 의하면 공이 골대를 맞는 순간 얻게 되는 회전이 매우 중요한데, 이 회전이 정도에 따라 공이 다시 경기장 쪽으로 튀어나올 수 있는 영역은 골라인 뒤쪽 대략 35cm 정도로 골 지름 22cm보다 그리 크지 않았다고 한다.
공은 둥글고 회전한다. 선수가 찬 공이 골대를 맞고 역회전하면서 골라인 근처에 떨어지게 되면 공이 어느 정도로 역회전하느냐에 따라 골대 안으로 들어갈 수도, 경기장 쪽으로 튀어나올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요즘은 여러 대의 카메라로 경기를 중계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순간을 포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환경에서 골에 대한 판정을 두고 벌어지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올해 2014년 브라질 월드컵부터 비디오 판독으로 골을 판정하게 되었다.
여러 대의 카메라도 골을 판정하고 그 결과는 심판의 손목시계로 바로 전송된다고 한다. 심판의 판정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있는데 수학과 과학고 경기의 일부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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