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작품들 중엔 수학적 개념의 형상화한 것을 볼 때가 있다. 이런 경험들이 수학을 중심으로 한 작품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일부 수학자들
사이에선 수학중심의 예술작품을 수학예술(Math Art)라 부르기도 한다.
피보나치수열,
미술관에서 만난 수학적 개념
지난
2005년 6월 31일부터 8월 31일에 걸쳐 인사동 사비나미술관에서 <미술과 수학의 교감>이란 주제로 열린 전시기획에 참여했다. 이
전시에선 전시의 동선을 ‘사물의 근원인 숫자’, ‘다양성 있는 조화’, ‘미래를 위한 열쇠’ 세 부분으로 나누되 연속성을 강조하였다. 이 전시를
관람한 학생들과 수학교사들의 관심이 가장 집중된 작품은 정승운 작가의 작품 <무제, 2004>이었다. 이 작품 속엔
‘피보나치수열’이란 수학적 개념이 ‘숲’과 ‘집’이라는 글자들의 배열 속에 형상화되어 있다.
학생들에게
이 작품을 감상하고 그 근거를 들어 작가의 메시지를 설명하라고 했더니 학생들은 ‘숲’과 ‘글자’의 개수는 물론 두 글자의 획수와 상징성에
주목하였다. 예를 들면, 숲과 나무의 글자 개수를 숫자로 나타내어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숲:
1 , 1 , 2 , 3 , 5 , 8 , 13 , 21
집: 1 , 1 , 2 , 3 , 5 , 8 , 13 , 21
집: 1 , 1 , 2 , 3 , 5 , 8 , 13 , 21
이
수들은 연속한 두 수를 더하면 다음 수가 되는 규칙을 가지고 있다. 이 수들은 처음 생각한 이탈리아의 수학자의 이름을 따서 ‘피보나치수열’로
불린다. 글자 ‘숲’이 자연을 상징하고 글자 ‘집’이 인간을 상징한다면 ‘숲’과 ‘집’의 개수가 같은 수로 반복되는 것은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어 공존해야 할 존재임은 물론 글자 ‘숲’이 글자 ‘집’보다 먼저 등장하는 것은 자연이 인간보다 우선하여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글자 ‘숲’과 ‘집’은 획수가 8획으로 똑같으니 인간이 자연을 정복하려하기보다 자연 속에서 공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작가 정승운의 작품 <무제, 2004>에서 관찰과 근거를 들어 설명하는 학생들의 표현에 놀라움과 감사, 그리고 격려의 박수를 보내면서
수학과 미술의 교감이 이루어짐을 볼 수 있었다.
뫼비우스의
띠, 수학적 개념의 형상화
뫼비우스의
띠는 1858년 뫼비우스가 제시한 이래 소설, 광고, 미술 등 여러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긴 종이를 한 번 비틀어 종이의 양 끝을 붙이면
뫼비우스의 띠가 된다. 양면 색종이를 길게 잘라 한 번 비튼 후 색종이의 양 끝을 붙이면 면이 섞인 고리 모양의 띠를 얻을 수 있다. 이 띠의
한 지점에서 면을 따라 움직이면 모든 면을 지나 제 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뫼비우스의 띠는 안과 밖의 구별이 없는 한 면으로 된
공간이란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제 이 종이를 눌러 납작하게 만들면 세 번 접혀짐을 볼 수 있다.
이제
다른 시도를 해 보자. 서로 다른 색깔의 양면 색종이를 길게 자른 후 서로 직각에 가깝게 가운데부분을 붙이면 열십(十)자 모양을 얻는다. 이 때
비트는 방향을 반대(시계방향, 시계 반대방향)로 하여 각각의 종이의 끝을 이어 붙이면 붙여진 두 개의 뫼비우스의 띠를 얻는다. 가운데 부분을
자르면 이 뫼비우스의 띠는 서로 걸린 하트 모양으로 바뀐다.
이제
또 다른 시도를 해 보자. 뫼비우스의 띠를 조각할 수 있을까? 종이처럼 구현할 수도 있으나 입체감을 더 살린 뫼비우스의 띠를 조각할 수 있다.
글씨를 새기거나 모양을 만들 때 비교적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목재인 마디카를 이용할 수 있다. 직육면체 모양의 마디카 위에 직육면체
모양의 면에 만들고자 하는 모양을 그린다. 만들고자하는 모양을 상상하며 나무를 잘 깎을 수 있는 조각도로 필요가 없는 부분을 제거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안전을 위해 장갑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소 오랜 시간을 들여 조각을 한 다음엔 사포를 이용하여 면을 매끄럽게 한 후 올리브유를
바르면 나무의 색이 살아난다.
그런데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 두 개를 연상시키는 뫼비우스의 띠를 조각할 수 있을까? 기존의 뫼비우스의 띠와는 달리 뾰쪽한 두 부분을 잘 처리해야 한다.
이 부분에 안과 밖을 고려하면 하트 모양의 뫼비우스의 띠를 만들 수 있다. 이것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소의 인내와 정성이 필요하다. 이것에 힘입어
두 개의 하트, 세 개의 하트를 연상시키는 뫼비우스의 띠를 조각할 수 있다. 수학이 있어 그 너머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수학은 다른 세계로
연결된 다리(Bridge)가 아닐까 상상한다.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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