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9일, 보름달만큼 밝은 별똥별 하나가 전국적으로 목격되었다. 그리고 다음날 검게 탄 커다란 돌 하나가 진주의 비닐하우스에서 발견되었고, 이
돌이 바로 그 별똥별이 타다 남은 운석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우리나라 건국 이래 운석이 직접 떨어지는 것이 관측된 것도 처음 있는 일이지만,
당시 운석이 금보다 비싸다고 알려지면서 전국적으로 운석을 찾는 열품이 불기도 했다. 과연 운석은 어디서 왔고, 얼마나 가치가 있는
돌일까?
운석은
유성이 타고 남은 잔해
우주를
떠다니는 물체가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와 빛을 내며 타는 것을 유성, 즉 별똥별이라고 한다. 별똥별이 되는 천체에는 소행성과 혜성, 그리고
유성체가 있다. 유성체는 “소행성보다는 훨씬 작고 원자보다는 꽤 큰 딱딱한 물체”로 대부분 소행성에서 부서져 나온 것들이다.
우주
물체가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올 때의 속도는 초속 수십km나 된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온 우주 물체들은 지상 70~120km
정도의 높이에서 유성이 된다. 유성이 완전히 타지 않고 남아서 땅에 떨어진 것이 운석이다. 우주 물체 중에 운석이 되는 것은 대부분 소행성이나
그 부스러기들이다. 운석이 땅에 닿을 때쯤에는 공기와의 마찰로 속도가 줄어들어 초속 수십m, 시속으로는 100~200km로 느려진다.
진주
운석이 떨어진 곳에 큰 구덩이가 만들어지지 않은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만약 달처럼 공기가 없는 곳에 운석이 떨어졌다면 구덩이는 엄청 컸을
것이다. 하지만 지구에 떨어지는 작은 운석의 경우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큰 구덩이를 만들지 않는다.
운석은
철과 돌로 이루어졌다
운석은
그 성분에 따라 분류하는데 크게 보면 석질운석, 철질운석, 그리고 석철질운석의 세 가지가 있다. 석질운석은 돌로 된 운석으로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의 94% 정도를 차지한다. 석질운석을 좀 더 세분해 보면 태양계 초기에 만들어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시원운석이 약 86%이고, 열에 의해
변형이 된 분화운석이 8% 정도이다. 물론 석질운석 속에도 소량의 철 성분이 들어 있는 것도 있다. 주로 철이나 니켈로 이루어진 운석을
철질운석이라고 하는데 전체 운석의 5% 정도가 여기에 속한다. 그리고 나머지 1%는 철과 돌이 섞여 있는 석철질운석이다.
운석
중에 철보다 돌이 더 많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지구로 들어오는 우주 물체 중에 돌이 더 많다는 것이다. 소행성이 만들어질 때
무거운 철은 중심부분에, 가벼운 돌은 표면 쪽에 모이게 된다. 따라서 소행성끼리 충돌하여 만들어진 부스러기 중에는 철보다는 돌이 더
많다.
또
다른 이유는 대기와 충돌할 때 금속 성분이 돌보다 더 빨리 녹아서 증발한다는 것이다. 우주 물체가 대기를 통과하면 공기가 빠르게 압축되면서
열이 발생하고 그 열이 우주 물체를 녹이고 증발시킨다. 별똥별이 타는 온도는 섭씨 1600도 이상이다. 온도가 올라가면 금속 성분 중 끓는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마그네슘이나 칼슘, 나트륨 등이 먼저 증발한다. 철이나 니켈은 끓는점이 2,700도가 넘기 때문에 가장 늦게까지 남는다. 물론
대부분의 돌 성분들은 금속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녹는다.
얼마나
많은 운석이 떨어질까?
과연
지구로 떨어지는 운석의 양은 얼마나 될까? 우주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물질의 양은 매일 수십에서 수백톤 정도, 연간 약 15,000톤 정도로
알려져 있다. 물론 그 대부분은 먼지 정도의 크기로 공기 중에서 타버리고 실제로 땅에 운석으로 떨어지는 것은 많지 않다.
영국왕립학회의
자료에 의하면 매년 지구로 떨어지는 운석의 양은 10g 이상을 기준으로 했을 때 개수로는 18,000개에서 84,000개, 무게로는 2.9톤에서
7.3톤 정도다. 500g 이상의 운석은 지구 전체적으로 1년에 500개 정도가 떨어진다. 우리나라 남한 면적이 약 100,000㎢로 지구 전체
면적의 1/5100 정도이기 때문에 500g 이상 되는 운석이 우리나라에 떨어질 확률은 10년에 한번 꼴이 된다. 물론 이 정도 운석에 사람이
맞아서 죽을 확률은 지구 전체로 봤을 때 10만년에 한번 꼴 밖에 되지 않는다. 벼락에 맞아서 죽은 사람은 있어도 운석에 맞아서 죽은 사람이
없는 것도 바로 이런 확률 때문이다.
운석은
태양계 초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화석과 같은 존재이다. 46억 년 전 지구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지구의 암석들도 운석과 비슷한 구조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물과 바람, 그리고 화산활동의 영향을 받아 지구의 돌들은 처음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다. 과학자들은 운석을 연구하여 태양계 초기에
암석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나아가 지구의 처음 모습이 어땠는지를 알 수 있다.
사실
일반인들은 운석의 성분이나 의미보다는 그 가치에 더 흥미를 느낄 것이다. 다음 주인 4월 20일, 영국 크리스티 경매장에서는 83종의 운석
경매가 예정되어 있다. 그 중에는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떨어진 500kg짜리 운석도 있다. 과연 이들 운석의 낙찰가가 얼마가 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다음 주에는 운석 가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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