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이
동방최대이각에 있을 때는 저녁에 서쪽 하늘에 보인다. 왜 동방최대이각인데 서쪽에 보일까? 반대로 서방최대이각일 때는 새벽에 동쪽에 보인다. 왜
서방인데 동쪽일까?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그냥 암기하라고 가르치신다. 필자 역시 고등학교 시절 시원한 답을 얻지 못하고 그냥 암기했던 기억이
있다.
방향에
대한 이해는 남성들보다 여성들이 더 힘들어 한다. 사실 의학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뇌는 큰 차이가 없다. 많은 학자들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방향감각이 떨어지는 이유가 어렸을 때의 환경 때문이라고 한다. 주로 밖에서 노는 일이 많았던 남성들은 자연스럽게 방향 감각에 익숙하고, 그렇지
못했던 여성들은 방향 감각이 발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밖에서 많이 놀수록 방향 감각이 뛰어나다는 이 주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여성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훈련을 받느냐에 따라 방향 감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동의할 것이다.
밤하늘의
별을 보거나 행성들의 움직임을 이해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방향을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도를 그릴 때 보통 북쪽을 위로 가게
그린다. 우리나라 지도를 상상해보자. 위쪽이 북쪽이고, 오른쪽이 동해안, 왼쪽이 서해안, 아래쪽이 남해안이다. 이제 지도를 반대로 놓고 남쪽,
즉 제주도 쪽을 바라본다고 생각해보자. 이번에는 오른쪽이 서해안이고 왼쪽이 동해안이 된다. 눈을 감아도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지도가 떠오르고
동서남북이 감각적으로 이해되면 이제 지구와 해를 생각해보자.
해는
아침에 동쪽에서 떠올라 남쪽을 거쳐 저녁 때 서쪽으로 진다. 북반구에 사는 우리들에게 해는 남쪽을 기준으로 움직인다. 남쪽을 기준으로 왼쪽이
동쪽이고 오른쪽이 서쪽이다. 따라서 해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는 것이 우리 눈에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
지구와 태양 사이에 있는 수성과 금성을 생각해보자. 지구에서 볼 때 내행성들은 태양에서 멀리 떨어질 수가 없다. 수성은 태양의 좌우로 최대
18~28도까지, 금성은 45~47도까지 떨어져 보인다.
수성이나
금성이 태양의 왼쪽에 있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지구에서 볼 때 수성이나 금성이 태양보다 동쪽에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수성이나 금성이
각도 상 태양에서 동쪽으로 가장 멀리 떨어질 때가 바로 동방최대이각이다. 내행성이 해보다 왼쪽에 있으면 당연히 해보다 늦게 뜰 것이고, 해가
지고 난 다음에 서쪽 하늘에 보일 것이다. 물론 서방최대이각은 내행성이 해보다 서쪽으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을 때이고, 이때는 해보다 오른쪽에
있기 때문에 해보다 먼저 떠서 동쪽에 보이게 된다.
수성이나
금성이 태양을 공전하는 방향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지구에서 보았을 때 반시계 방향이다. 내행성이 태양에서 왼쪽에 있을 때, 즉 동방에 있을 때는
점차 지구와 가까워지는 때이다. 반대로 태양의 오른쪽에 있을 때, 즉 서방에 있을 때는 점차 지구에서 멀어지는 때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동방최대이각일 때 내행성과 태양, 그리고 지구가 이루는 각도가 90도라고 잘못 알고 있다. 실제로는 내행성이 태양에서 가장 멀어질
때는 이때보다 조금 더 지구에 가까워질 때이다. 즉, 동방최대이각은 지구와 내행성, 그리고 태양이 이루는 각도가 90도인 위치이다.
내행성의
최대이각을 이야기할 때 또 한 가지 잘못 알려진 것은 최대이각일 때가 내행성이 가장 밝게 보일 때라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내행성이 가장 밝게
보일 때는 최대이각보다 지구에 조금 더 가까워졌을 때이다. 내행성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올 때를 내합이라고 하는데, 내행성이 가장 밝게 보일
때는 최대이각과 내합 사이이다. 최대이각을 지난 후 행성의 모양은 점점 가늘어진다. 하지만 거리가 가까워지기 때문에 조금씩 더 크게 보인다.
거리가 가까워지는 효과가 금성의 위상이 가늘어지는 효과보다 클 동안은 점점 더 밝아진다. 그러다 거리 효과보다 위상이 작아지는 효과가 더 커지는
단계에 이르면 밝기는 다시 줄어든다.
올해
금성의 동방최대이각일은 6월 7일이고 저녁하늘에서 최대 밝기에 이르는 날은 7월 13일(-4.18등급)이다. 내합은 8월 16일이며, 이후부터
새벽 동쪽하늘에 보이기 시작한다. 새벽하늘에서 최대 밝기로 빛나는 날은 9월 19일(-4.26등급)이고 서방최대이각일은 10월 26일이다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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