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지물이라곤 없는 바다에서 뱀장어가 어떻게 수 천 킬로미터를 정확히 이동할 수 있는지는 오랫동안 미스터리였다. 지도나 내비게이션을 가지고
있는 것도, 헨젤과 그레텔처럼 빵가루를 뿌리며 다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미국 마이애미대학교와 노르웨이 해양연구소 공동연구팀이 새끼
유럽뱀장어가 지구 자기장을 감지하여 길을 찾는 사실을 확인하였다고 2017년 6월 12일자 사이언스 데일리가 보도하였다.
먼 거리를 여행하는 뱀장어
뱀장어의 한살이와 생태는 신비에 쌓여있었다. 어미는 망망대해로 나가 알을 낳고, 부화한 새끼는 어미가 갔던 길을 다시 되짚어 온다. 우리나라에 사는 뱀장어(Anguilla japonica)는 번식기가 되면 태평양 먼 바다, 필리핀 동쪽 마리아나제도 근처 깊은 바다의 해산에 알을 낳는다.
정확한 장소가 밝혀진 것은 불과 10여 년 전 일이다. 알이 부화하면 마치 대나무나 버드나무 잎처럼 생긴 댓잎뱀장어가 된다, 처음에는 해양생물학자들도 댓잎처럼 생긴 물고기가 새끼 뱀장어인지 몰랐다. 어미와 생긴 모습이 아주 다르기 때문이다.
댓잎뱀장어는 자라면서 어미를 닮은 가늘고 길쭉한 원통형 실뱀장어로 바뀐다. 몸은 속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투명하다. 그래서 실뱀장어를 영어로는 유리뱀장어(glass eel)라고 한다. 실뱀장어는 쿠로시오 해류와 대마난류를 따라 우리나라 서해안으로 와서 강을 따라 올라간다. 이제 민물장어로 삶을 시작한다.
유럽뱀장어(Anguilla anguilla)는 대서양을 가로질러 사르가소해(Sargasso Sea)까지 가서 알을 낳고 삶을 마감한다. 알에 깨어난 새끼뱀장어는 멕시코만류를 따라 어미가 살았던 유럽으로 수천 킬로미터 장거리 여행을 시작한다. 난생 처음 가보는 길이다. 새끼뱀장어가 언제 어디서 멕시코만류에 편승하는지, 어떻게 어미가 살았던 강을 찾아 가는지 신비에 쌓여있었다. 북아메리카 대륙에 사는 북미뱀장어(Anguilla rostrata)도 사르가소해에서 알을 낳는다. 같은 장소에서 부화한 각각의 새끼뱀장어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정확하게 제 갈 길을 찾아간다.
몸속에 나침반이 있어
연구팀은 유럽산 실뱀장어의 방향감각을 알아보기 위해 특별하게 고안된 부분 밀폐형 원형 수조에 실뱀장어를 넣고 관찰하였다. 수조는 실뱀장어가 강으로 올라가기 바로 전에 머무는 피오르드에서 해류에 따라 움직이도록 만들어졌다. 또 실험실에서 자기장 방향을 90도씩 인위적으로 바꿀 수 있는 실험 장비도 사용되었다.
과학자들은 실뱀장어가 방향을 정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모든 다른 환경 요소를 차단하고, 자기장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면서 실뱀장어가 지구 자기장을 이용하여 방향을 결정하는지 관찰하였다. 또한 밀물과 썰물 주기에 따라 조류의 방향이 바뀌면 실뱀장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조사하였다. 실뱀장어는 자기장에 따라, 그리고 조석 주기에 따라 방향을 바꾸었다. 대부분 실뱀장어들은 실험실에서 썰물 시간에 같은 방향으로 헤엄쳤으며, 이는 생체리듬과 관계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팀은 실뱀장어 몸속에 생체리듬에 의해 조절되는 나침반이 있으며, 육지에 다가오면 이 나침반을 이용해 방향을 정한다고 밝혔다. 물론 강물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을 후각으로 감지해 길을 찾는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새끼 뱀장어의 여정을 살펴보자. 망망대해에서 대륙붕 언저리에 도착하면 렙토세팔루스(leptocephalus)라는 댓잎뱀장어는 유리뱀장어로 모양이 바뀐다. 멕시코만류를 타고 사르가소해에서 유럽 쪽으로 1년 여 이동하던 새끼 유럽뱀장어는 대서양의 카나리아제도와 노르웨이 사이쯤에서 해류로부터 벗어난다. 그리고는 육지 쪽으로 이동하여 강물이 흘러드는 하구를 찾아간다. 이때 민물에 적응하기 위해 생리적인 변화도 일어난다. 민물 생활 준비를 마친 실뱀장어는 강을 거슬러 올라가 살 곳을 잡는다. 그러나 일부 뱀장어는 연안에 머물기도 하고, 일부는 호수까지 진출하기도 한다.
뱀장어도 연어와 바다거북처럼 자기장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뱀장어는 중요한 수산어종이다. 유럽뱀장어는 숫자가 계속 줄어들어 2013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 보호등급 2급 판정을 받았다. 이들의 습성이 하나둘씩 밝혀지면 보다 과학적으로 뱀장어 자원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먼 거리를 여행하는 뱀장어
뱀장어의 한살이와 생태는 신비에 쌓여있었다. 어미는 망망대해로 나가 알을 낳고, 부화한 새끼는 어미가 갔던 길을 다시 되짚어 온다. 우리나라에 사는 뱀장어(Anguilla japonica)는 번식기가 되면 태평양 먼 바다, 필리핀 동쪽 마리아나제도 근처 깊은 바다의 해산에 알을 낳는다.
정확한 장소가 밝혀진 것은 불과 10여 년 전 일이다. 알이 부화하면 마치 대나무나 버드나무 잎처럼 생긴 댓잎뱀장어가 된다, 처음에는 해양생물학자들도 댓잎처럼 생긴 물고기가 새끼 뱀장어인지 몰랐다. 어미와 생긴 모습이 아주 다르기 때문이다.
댓잎뱀장어는 자라면서 어미를 닮은 가늘고 길쭉한 원통형 실뱀장어로 바뀐다. 몸은 속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투명하다. 그래서 실뱀장어를 영어로는 유리뱀장어(glass eel)라고 한다. 실뱀장어는 쿠로시오 해류와 대마난류를 따라 우리나라 서해안으로 와서 강을 따라 올라간다. 이제 민물장어로 삶을 시작한다.
유럽뱀장어(Anguilla anguilla)는 대서양을 가로질러 사르가소해(Sargasso Sea)까지 가서 알을 낳고 삶을 마감한다. 알에 깨어난 새끼뱀장어는 멕시코만류를 따라 어미가 살았던 유럽으로 수천 킬로미터 장거리 여행을 시작한다. 난생 처음 가보는 길이다. 새끼뱀장어가 언제 어디서 멕시코만류에 편승하는지, 어떻게 어미가 살았던 강을 찾아 가는지 신비에 쌓여있었다. 북아메리카 대륙에 사는 북미뱀장어(Anguilla rostrata)도 사르가소해에서 알을 낳는다. 같은 장소에서 부화한 각각의 새끼뱀장어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정확하게 제 갈 길을 찾아간다.
몸속에 나침반이 있어
연구팀은 유럽산 실뱀장어의 방향감각을 알아보기 위해 특별하게 고안된 부분 밀폐형 원형 수조에 실뱀장어를 넣고 관찰하였다. 수조는 실뱀장어가 강으로 올라가기 바로 전에 머무는 피오르드에서 해류에 따라 움직이도록 만들어졌다. 또 실험실에서 자기장 방향을 90도씩 인위적으로 바꿀 수 있는 실험 장비도 사용되었다.
과학자들은 실뱀장어가 방향을 정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모든 다른 환경 요소를 차단하고, 자기장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면서 실뱀장어가 지구 자기장을 이용하여 방향을 결정하는지 관찰하였다. 또한 밀물과 썰물 주기에 따라 조류의 방향이 바뀌면 실뱀장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조사하였다. 실뱀장어는 자기장에 따라, 그리고 조석 주기에 따라 방향을 바꾸었다. 대부분 실뱀장어들은 실험실에서 썰물 시간에 같은 방향으로 헤엄쳤으며, 이는 생체리듬과 관계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팀은 실뱀장어 몸속에 생체리듬에 의해 조절되는 나침반이 있으며, 육지에 다가오면 이 나침반을 이용해 방향을 정한다고 밝혔다. 물론 강물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을 후각으로 감지해 길을 찾는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새끼 뱀장어의 여정을 살펴보자. 망망대해에서 대륙붕 언저리에 도착하면 렙토세팔루스(leptocephalus)라는 댓잎뱀장어는 유리뱀장어로 모양이 바뀐다. 멕시코만류를 타고 사르가소해에서 유럽 쪽으로 1년 여 이동하던 새끼 유럽뱀장어는 대서양의 카나리아제도와 노르웨이 사이쯤에서 해류로부터 벗어난다. 그리고는 육지 쪽으로 이동하여 강물이 흘러드는 하구를 찾아간다. 이때 민물에 적응하기 위해 생리적인 변화도 일어난다. 민물 생활 준비를 마친 실뱀장어는 강을 거슬러 올라가 살 곳을 잡는다. 그러나 일부 뱀장어는 연안에 머물기도 하고, 일부는 호수까지 진출하기도 한다.
뱀장어도 연어와 바다거북처럼 자기장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뱀장어는 중요한 수산어종이다. 유럽뱀장어는 숫자가 계속 줄어들어 2013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 보호등급 2급 판정을 받았다. 이들의 습성이 하나둘씩 밝혀지면 보다 과학적으로 뱀장어 자원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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