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란 초고온에서 음전하를 가진 전자와 양전하를 띤 이온으로 분리된 기체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고체에 에너지를 가하면 액체가 되고, 이는 다시 기체로 변하게 되는데 이게 끝이 아니다. 기체에 다시 높은 에너지를 가하게 되면 전자와 원자핵으로 분리되면서 플라즈마 상태로 변하는 것.
물질의 3가지 상태인 고체, 액체, 기체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로서는 플라즈마라는 상태가 굉장히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그런 인식을 지구가 아닌 우주로 넓힌다면 오히려 3가지의 물질 형태가 상당히 드문 경우라 할 수 있다. 우주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물질이 바로 플라즈마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플라즈마를 물질의 3가지 상태에 포함되지 않는 존재라 해서 ‘제 4의 물질 상태’라고도 부르는데, 이 같은 명칭이 붙여진 데에는 플라즈마를 연구했던 과학자들의 실험 과정과 깊은 연관이 있다.
플라스마의 존재를 처음 밝혀낸 과학자는 영국의 화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윌리엄 크룩스(William Crookes)’다. 그는 지난 1879년에 방전관에서 처음 플라즈마의 존재를 확인했지만, 당시만 해도 이 같은 물질을 정의할 수 있는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발광물질의 하나라고 칭했다.
그런데 같은 해에 크룩스와 함께 연구를 했던 영국의 물리학자 ‘조셉 존 톰슨(Joseph John Thomson)’이 크룩스관(Crookes tube)이라는 이름의 실험도구를 활용하여 플라즈마가 기체와는 또 다른 형태라는 점을 발견한 뒤, 크룩스와 함께 이를 ‘제4의 물질상태’라 호칭하기 시작했다.
그 후 플라즈마는 과학계에서 주목을 받는 대상이 되었고, 50여년이 지난 1928년에 미국의 물리학자인 ‘어빙 랭뮤어(Irving Langmuir)’가 ‘플라즈마’라는 용어를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물질의 제 4형태를 나타내는 명칭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번개나 오로라는 자연이 만든 대표적 플라즈마
명칭도 발음하기 쉽지 않고, 개념도 생소해서 플라즈마하고 하면 왠지 어렵게 느껴지지만, 사실 플라즈마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존재다. 그 존재는 바로 번개로서, 특히 요즘과 같은 장마철에 더 쉽게 볼 수 자연적인 플라즈마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북극 지방에서 볼 수 있는 오로라나 태양에서 나오는 태양풍 등을 대표적 플라즈마로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앞서 소개했던 피부 시술 의료기에서 사용하는 플라즈마는 무엇일까. 이는 인공적인 플라즈마 상태로서, 대표적으로는 형광등과 수은등, 그리고 네온사인 및 PDP(plasma display panel) 등을 들 수 있다.
플라즈마는 수억 도의 온도를 갖는 초고온 핵융합에 이용되는 플라즈마로부터 시작하여 반도체 공정 및 신소재 합성 등에 이용되는 저온 플라즈마나 아크 플라즈마에 이르기까지 용도별로 그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다.
특히 공업적으로 많이 활용되는 것은 저온 플라즈마다. 플라즈마 상태에서는 반응성이 극대화되어 물질의 이온화와 재결합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고체나 액체, 또는 기체 상태에서 합성하기 어려웠던 물질들도 플라즈마 상태에서는 새로운 물질을 만들기가 수월하다. 따라서 최근에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제조에 저온 플라즈마가 활용되고 있다.
또한 플라즈마는 생물학적 상태에서는 세포막을 보다 효과적으로 파괴하여 뛰어난 살균 효과를 제공하기도 하기 때문에, 의학계에서는 암 치료는 물론 치아미백이나 피부미용, 지혈 치료 같은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공학과 의학 분야 외에도 플라즈마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는 분야로는 농업을 들 수 있다. 농업 분야에서는 플라즈마 기술을 적용하여 과일 및 채소류 등의 저장성을 높이는 연구가 주로 이뤄져 왔다.
예를 들면 과일이나 야채 등 농산물은 수확 후부터 일종의 성장 호르몬과 같은 에틸렌(C2H4)이 자연 분비되는데, 이 물질이 농산물을 숙성시켜 신선도를 떨어뜨리게 한다. 그런데 플라즈마는 에틸렌의 천적과도 같아서 에틸렌을 만나면, 그 즉시 물과 가스로 분해하여 없애버리므로 농산물을 장기간 시선하게 유지시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농산물 저장과 관련해서는 생물학적 요인들이 상당히 중요한데, 곰팡이나 유해 세균들이 농산물을 조기에 부패시키기 때문이다. 이때 플라즈마를 사용하면 유해 미생물들이 즉시 살균되기 때문에 농산물 부패를 근원적으로 막아주어 본래의 모양과 맛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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