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일 목요일

석유가 없어지면 타이어를 만들 수 없다

지금까지 자동차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주로 대체 에너지와 그것을 사용하는 파워트레인 계통의 개발에 대한 것이 중심이 되어 왔다. 석유를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만 완성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석유가 없으면 천연고무와 나프타를 합성한 타이어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자동차의 미래를 살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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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탈 석유는 인류 최대의 화두이자 과제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상대로 석유전쟁을 시작한 이래 이제는 에너지는 안보가 되어 있고 더불어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새로운 대인이 나와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테러국가를 응징해야 한다는 미국식 당위론이 빚어낸 결과이지만 두 나라간의 전쟁은 단순히 그런 차원에서만 볼 수는 없다. 원유생산이 일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그 가격문제는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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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석유를 대신할 대체연료의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고 대체 에너지가 개발된다 해도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지구촌 전체의 가장 큰 관심사는 환경문제와 대체연료다. 배기가스와 연료자원의 문제로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을 배출하지 않는 대체 연료차 등에 화제가 집중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연료가 바뀌면 자동차가 이상없이 굴러다닐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그것이다.

사실 1990년대 중반 이후 배터리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21세기의 배터리라고 여겨지고 있는 니켈수소를 양산화하기에 이르렀고 EV시스템은 현재 양산 시판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또 연료전지의 진화는 바야흐로 수소의 시대가 현실로 될 것이라고 하는 기대로 가득 차게 하고 있다. 국내외 각종 매스컴에서도 현대자동차의 연료전지차 시판 이후 연료전지와 수소의 장래가 마치 금방이라도 실현될 것처럼 보도하고 있고 제조원가가 내려가고 사회적 인프라가 정비되면 21세기의 자동차사회는 큰 문제없이 해결될 것 같은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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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존량이 향후 40년 정도라고 했던 것이 이제는 비재래형까지 합해 400년 이상 남아 있다고 바뀌었진 석유에서 벗어날 해법이 보이고 자동차를 계속 탈 수 있다면 그야말로 다행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우선 걸리는 것이 타이어가 합성고무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이다. 알다시피 합성고무는 석유로부터 추출한 원료로 만들어진다. 고성능 엔진 파워를 속도로 만들어 내는 것은 다름 아닌 타이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합성고무를 대신할 재료가 없고 석유 이외의 물질로 합성고무를 만드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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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고무가 아니라면 타이어는 천연고무로만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 타이어가 지금의 타이어와 같은 고성능을 발휘할 것인가, 성능은 어떨까? 내마모성은 어떨까? 등등 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2020년 경이면 연료전지차의 실용화 단계에 접어든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또한 2030년 정도면 일반 보급이 가속도를 얻게 될 것이라는 것이 현시점에서의 일반적인 예측이다. 그런데 장래의 타이어가 천연고무로밖에 만들 수 없다면 그 자동차는 어떻게 달릴 것인가? 이미 세계의 천연고무 생산의 약 70%가 타이어에 사용되고 있는데 합성고무에서 천연고무로 전면적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 결국 수소시대가 되어 연료전지차가 보급 가능한 가격으로 되어도 타이어가 없다면 자동차는 달릴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이는 타이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가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여러 가지 제품들이 석유로 만들어진다. 물론 자동차의 내부에도 많은 석유제품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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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보고서에 의하면 자동차를 구성하는 부품의 중량비 7.5%가 플라스틱이라고 한다. 플라스틱은 가볍기 때문에 철강 등에 비해 자동차에의 기여율은 수치상으로는 그다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자동차의 부피로 보면 우레탄과 천을 제외하고도 플라스틱의 비율은 30%에 달한다. 우리들의 눈에 보이는 부분만을 보아도 오늘날 자동차는 다양한 부품에 플라스틱이 사용되고 있다. 플라스틱은 가공하기 쉽고 가벼워 연비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플라스틱 제품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이렇게 보면 석유의 문제는 단지 연료가 결국 없어진다는 것 이상의 영향을 자동차에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석유는 정유소에서 가열되어 증기상태로 된 후 서서히 냉각되면서 다양한 제품으로 나뉘어진다. 가장 비점이 높은 것이 중유와 아스팔트(350 이상)이다. 다음으로 비등점이 240∼340℃의 경유가 만들어진다. 170∼250 에서 등유, 35∼180 에서 가솔린과 나프타라고 하는 조제 가솔린, 그리고 마지막으로 LPG의 순이다.  그리고 가솔린과 같은 온도에서 만들어지는 나프타에서 합성 고무와 플라스틱도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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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면 같은 석유를 원료로 하면서 비등점의 차이로 나뉘어진 제품 중 디젤 엔진의 연료인 경유와, 택시 등에 사용되는 LPG는 합성고무와 플라스틱의 제조와 관련이 없다. 한편 경유를 디젤 엔진에서 연소시키면 질소산화물과 입자상 물질 등 대기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그리고 대기오염물질의 배출을 높은 수준으로 억제하는 기술이 발달된 가솔린과 같은 비등점의 나프타가 합성고무와 플라스틱의 원료로 되어 있는 것이 더 어렵게 만든다.

석유의 잔존량은 현재의 기술로 생산가능한 석유매장량을 그 해의 석유 생산량으로 나눈 수치다. 결과적으로 석유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 하나는 아직 생산가능한 수준이 아닌 원유에서 석유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것, 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원유를 탐사해 내는 것, 석탄 등 다른 재료에서 석유를 만들어 내는 것. 어쨌든 석유의 량을 늘리는 것이다. 두 번째는 석유소비량을 줄이는 것. 둘 중 어느 것이라도 가능하게 되면 석유의 잔존량은 계산보다 늘어나게 되어 적어도 어느 정도의 시간은 더 벌 수 있을 것이다. 석유를 태워 무엇인가를 하는 일을 줄이는 것은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의 변동을 진정시키는 것이 가능하게 되고 대기오염을 개선하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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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지금의 질문은 과연 석유가 없이 어떻게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20세기 석유의 시대는 21세기에는 수소의 시대로 이행해 가고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그것이 단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에너지는 수소의 시대로 되어도 여러 가지 제품을 만들어내는 일 등에서 여전히 석유 시대와 같은 형태가 계속된다면 그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석유가 가진 역할을 다시 한번 검증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예의 수소 시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연료전지차가 완성되어도 타이어가 없으면 달릴 수 없다고 하는 본말 전도의 사태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글로벌오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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