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과·성적 함께 관리… 뚜렷한 지원 동기 필요
박경민군은 다른 과목에 비해 영어 성적 편차가 큰 편이다. 1학년 2학기 때 3등급이었던 영어 내신 성적은 올 2학기 중간고사에서 1등급으로 뛰어올랐다. 놀라운 발전이지만 박군은 본인의 영어 실력에 대해 "여전히 안정권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현수 컨설턴트 역시 "외고 진학에 관심 있다면 중 3 내내 무조건 영어 내신 1등급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고는 중학교 2학년 1학기부터 3학년 2학기까지 총 4학기분의 영어 내신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합니다. 지원자는 대부분 평균 2등급 이내 성적을 보유하고 있죠. 만약 성적 반영 기간 내에 3등급을 받는다면 이는 외고 입시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요. 1·2등급보다 2·3등급 간 환산점수 차가 더 크거든요. 예를 들어 4개 학기 영어 내신 성적이 각각 1·1·2·2등급인 학생과 1·1·1·3등급이 학생이 있다면 전자의 평가가 더 좋게 마련입니다. 물론 비교과 활동내역이 우수한 학생은 후자의 성적을 받더라도 외고 입시를 노려볼 만해요."
자기소개서에 기입할 지원 동기는 구체적일수록 좋다. "외고에 가면 외국어를 공부하며 남과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는 박군에게 이 컨설턴트는 "외국어 능력을 활용, 정확히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자기소개서에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귀띔했다.
과학중점학교 진학해 특기자 전형 노려보길
양동호군과 황동혁군은 성적 추이가 비슷했다. 수학과 과학 성적은 1등급인 반면, 국어·영어 성적은 3등급 이하에 머물렀다. 박현주 부원장은 "두 학생의 과고 입학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과고 합격생의 주요 과목 석차는 상위 0.1%대입니다. 석차로 따지면 전교 1·2등 정도에 해당하죠."
박 부원장은 "양군과 황군처럼 '이과 성향이지만 성적이 과고 합격선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에겐 과학중점학교 진학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과학중점학교 재학생은 2학년 때부터 수학·과학 심화 수업에 참여할 수 있고, 몇몇 대학이 실시하는 수학과학특기자 전형에도 지원 가능합니다. '특목고 진학까지 1년 남았다'는 생각 대신 '지금부터 4년간 대학 입시를 준비한다'고 결심해보세요."
이 컨설턴트는 두 학생에게 "당장 급한 건 국어·영어 실력 향상"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내년 공부 목표는 '주요 과목 상위권'으로 잡아야 합니다. 과고 지원 시 가장 중요한 건 수학·과학 성적이지만 나머지 과목 점수도 모두 학교생활기록부 제출을 통해 공개하게 돼 있으니까요."
양군과 황군은 슬럼프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부원장이 내린 처방은 '동기 부여'였다. "2학년 이후 성적이 떨어지는 중학생의 공통점은 '공부의 깊이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그 원인은 '목표 없는 공부'에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주변 과고생 선배에게 진로 상담을 요청해보세요." 이 컨설턴트는 "과고 자기소개서 양식을 내려받은 후 시험 삼아 작성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과학영재성 입증, 지원 동기 등의 항목에 답하며 공부 목표에 대해 다시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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