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11일 일요일

꼴찌서 상위권으로 '성적 반전'… 그 열정 인정받았죠 |

성적 급등으로해외 대학 뚫은 2인
신채린… '뒤에서 5등' 낙담했지만… 공강·방과후 시간 적극 활용
하태완… 뒤늦게 게임 빠졌지만… 자습법 바꿔 AP과목 4개 만점

조선일보
(왼쪽부터)하태완… 美 버지니아주립대 4년, 英 옥스퍼드대학원·케임브리지대학원 합격, 신채린… 美 뉴욕주립대 합격
성적향상도가 뚜렷한 학생은 국내 대학 입학 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이는 해외대 입시에도 적용할 수 있다. 신채린(북일고 졸, 미국 뉴욕주립대 합격)·하태완(미국 버지니아주립대 4년, 영국 옥스퍼드대학원·케임브리지대학원 합격)씨의 사례를 보면 그렇다. 비교과 비중이 큰 해외대 입시에서 내신 성적 향상을 강조한 이들의 합격 비법을 들어봤다.

예습보다 복습, “선택과 집중 전략 주효”
신채린씨는 고교 입학 후 처음 치른 중간고사에서 꼴등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카운셀러 선생님과 상담하며 ‘국제반 30여명 중 뒤에서 5등’이란 말을 들었어요. 한다고 하는데도 계속 성적이 안 나오니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악순환이 계속됐죠. 시험 얘기만 해도 눈물이 나올 만큼 서러웠어요.”

청심국제고 출신인 하태완씨는 고교 입학 당시 전액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성적이 우수했다. 하지만 자신 있었던 수학 성적이 평균 이하를 밑돌면서 뒤늦은 사춘기를 겪었다. 공부보단 게임에 전념했고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반전이 시작된 건 자신만의 공부법을 찾으면서부터였다. 신씨는 “예습보다 복습에 치중하며 성적이 급격히 향상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1학년 때까지만 해도 교과 내용을 본 수업 전 미리 정리하는 습관이 있었다. 기숙사 소등 시간 때문에 공부를 못할 땐 화장실 불빛에 의지해 예습에 매달렸다. 하지만 정작 수업 시간이 되면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차라리 모르는 게 확실해지는 수업 시간 후부터 공부를 시작하자’고 판단한 신씨는 공강이나 방과후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질문이 생기면 곧장 교무실로 달려갔다. 방학이 되기 전엔 수학 선생님에게 “두 달 동안 풀 문제를 표시해달라”고 부탁해 이를 실천했다. 그러자 3.3점(4.3 만점)이던 평균 학점은 2학년 때 3.8점까지 올랐다.

하씨는 자습법을 바꾼 경우다. 그는 고 3 때 갑작스레 AP(선이수학점제) 수업을 다섯 개나 듣게 됐다. 시간 관리가 필요하다고 느낀 하씨는 모든 공부를 단기간에 집중해서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평소 책상 앞에 앉아 멍하니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그는 한 학기 내내 ‘선택과 집중’ 전략을 밀고 나갔다. 공부가 안될 땐 차라리 농구를 하며 몸을 풀었다. 부모님과 진로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동기를 부여하기도 했다. 덕분에 3학년 1학기 때 들은 AP과목 다섯 개 중 네 과목에서 만점을 받는 쾌거를 거뒀다.

◇추천서·자기소개서로 ‘공부 열정’ 강조


하씨의 성적향상기는 고교 시절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대학에서 경제학 공부를 하며 급격히 학업에 흥미를 붙였다. 교수님 연구실을 찾아가 모르는 것을 계속 질문했다. 면담 차례를 기다리며 연구실 앞에서 만난 ‘질문 동기(同期)’들을 모아 스터디도 꾸렸다. 그 결과는 높은 학점(3.8점/4.0 만점)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노력상을 대학원 지원서에 자세히 기재했다.

신씨는 교사 추천서를 통해 학과 공부에 대한 열정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성적이 안 나왔던 세계사 과목 선생님이나 꾸준히 저를 상담해주셨던 카운셀러 선생님은 제 ‘눈물겨운 성적향상기’를 알고 있어요. 일부러 이분들께 추천서를 부탁했습니다.” 특히 카운셀러 교사는 신씨의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 성적표를 보여주면 성장 속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덕분인지 신씨는 고교 졸업 시 ‘성적향상상(Most Improved Award)’을 받았다.

두 사람은 같은 처지에 있는 고교생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조언을 건넸다. “당장은 결과가 좋지 않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노력에 대한 보상은 어떤 식으로든 찾아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세요.”(신채린) “세상은 생각보다 공평해요. 땀 흘린 만큼 결과가 돌아오죠. 물론 노력의 최대치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이 기준을 얼마나 높게 잡느냐가 그 사람의 그릇을 결정한다고 봐요. 목표를 크게 잡으세요.”(하태완)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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