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3일 금요일

기차는 왜 강철 바퀴일까?

인간의 활동 범위를 넓혀서 문명의 발달을 가속화시키는 데 획기적인 기여를 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바퀴’의 발명이다. 인류 역사에서 바퀴가 등장한 시기는 BC 3500년경 메소포타미아에서 처음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바퀴는 수레와 마차를 거쳐 자동차와 기차, 비행기 등 현대에 들어서도 거의 모든 운송수단의 근본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그 가운데 왜 하필 기차만 강철 바퀴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걸까? 시속 300km의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고속철도 역시 강철 레일 위를 달리는 강철 바퀴의 구조로 되어 있다.



우선 강철 바퀴와 강철 레일 사이에 작용하는 마찰계수가 자동차의 타이어와 아스팔트 사이의 마찰계수보다 훨씬 적다는 점이 중요하다. 마찰계수란 접촉하고 있는 두 물체 표면 사이의 미끄러짐에 대한 저항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따라서 마찰계수가 적은 물체 사이일수록 힘을 적게 들여도 이동이 쉽다.



하지만 마찰계수가 적으면 두 물체 사이가 미끄럽기 때문에 출발할 때 순식간에 속도를 높이거나 갑자기 멈추기가 힘들다. 겨울철 얼음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탈 때와 같은 이치이다. 때문에 기차는 자동차보다 출발할 때의 순간적인 가속과 급작스런 제동이 훨씬 어렵다. 이것이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도로와 기찻길이 교차하는 건널목에서 기차를 우선 통과시키는 이유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면 이처럼 쉽게 미끄러지는 강철 바퀴가 어떻게 레일을 벗어나지 않고 계속 굴러갈 수 있는 걸까? 그 비밀은 단순하게 보이는 강철 바퀴의 모양 속에 숨어 있다. 기차 바퀴는 마치 중절모 모양처럼 속이 파여 있다. 중절모의 차양처럼 생긴 곳이 플랜지이고, 모자 몸체에 해당하는 곳이 차륜답면이다. 



기차 바퀴는 양쪽 플랜지에 의해 레일에서 떨어지지 않고 달릴 수 있다. 또한 레일과 직접 접촉하는 차륜답면은 중절모와는 반대로 아래로 내려올수록 지름이 작아지는 경사진 모양으로 되어 있다. 이 경사진 모양 때문에 휘어져 있는 레일 위를 달릴 때도 복원력이 작용하여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강철 바퀴와 레일의 평범한 모습 속에 이처럼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철도의 비밀이 들어 있다. 
scienc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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