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바퀴로 레일 위 달리는 기차… 표면 단단하면 맞닿을 때 마찰력 작아 많은 짐 실어도 에너지 효율 높지요
기차는 정해진 레일 위로만 달리는 교통수단이에요. 정해진 길로만 다닌다는 것은 기차의 장점이자 큰 단점이기도 합니다. 사고 위험이 자동차보다 적고 안전하지만, 레일이 깔리지 않은 곳에는 갈 수 없다는 제약이 있거든요. 또 정해진 시각에 기차역에 가서 타야 하고요. 만약 여행 목적지가 기차역과 멀다면, 기차에서 내려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답니다. 그렇다면 기차는 왜 레일 위로만 달리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과연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기차 바퀴와 레일은 강철로 되어 있어요. 기차는 바퀴 표면이 금속으로 된 유일한 교통수단이지요. 만약 다른 교통수단의 바퀴가 금속으로 되어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보통 바퀴는 고무 타이어 안에 공기를 채워넣은 방식인데, 이런 바퀴는 찌그러졌다가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오는 '탄성력'이 강해요. 탄성력이 강한 물체는 충격에 강하다는 특징이 있지요. 우리가 신는 신발 밑창이 두껍고 푹신푹신한 이유도 발을 땅에 내디딜 때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거예요. 이처럼 탄성력이 우수한 고무 바퀴는 울퉁불퉁한 길을 갈 때도 승객이 편안함을 느끼게 하지요. 만약 자동차에 딱딱한 금속 바퀴가 달렸다면,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승객이 큰 불편을 겪을뿐더러 길도 단단한 금속 바퀴와 충돌하여 여기저기 패고 망가질 거예요.
- ▲ /그림=정서용
기차를 타본 어린이라면 기차가 달릴 때 '철컹철컹' 하는 소리를 들었을 거예요. 이런 소리가 나는 이유는 레일과 레일 사이의 연결 부분이 완전하게 달라붙지 않도록 설치되었기 때문이에요. 금속은 온도에 의해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완전히 달라붙게 설치하면, 뜨거운 여름에는 레일이 늘어나 연결 부분이 밀려 올라올 위험이 있거든요. 또한 금속 바퀴는 고무 바퀴처럼 펑크가 나지 않는 대신 표면에 흠집이 생겨요. 그러면 바퀴를 얇게 깎아내어 흠집을 없앤답니다. 기본 두께가 86㎝인 기차 바퀴를 여러 번 깎아서 두께가 78㎝가 되면 폐기한다고 해요. 보통 기차 바퀴의 수명은 일반 객차는 5년, 화물 열차는 6년 정도예요. 기차 바퀴 하나의 무게는 350㎏이나 된다고 하지요.
그런데 기차 바퀴가 레일을 이탈할 위험은 없을까요? 기차 바퀴는 매우 안전하게 설계되어 있는데, 그 비밀은 바퀴 모양에 있어요. 기차 바퀴는 안쪽으로 갈수록 두꺼운 형태로 되어 있거든요. 이 원리는 간단한 실험으로도 알 수 있어요. 우선 박스를 이용해서 기찻길 모양의 틀을 만들어요. 그리고 종이컵 4개를 준비해서 2개는 서로 입구 쪽을 맞닿게 하여 붙이고, 나머지 2개는 바닥 쪽을 맞닿게 하여 붙여요. 그리고 기찻길 모양 틀의 한쪽을 들어 경사를 만든 다음, 컵으로 만든 2가지 바퀴를 굴려 보세요. 그러면 종이컵의 입구 쪽을 맞닿게 하여 붙인 것, 즉 안쪽이 두껍고 넓은 형태의 바퀴가 더 안정적으로 굴러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종이컵의 바닥끼리 붙여서 안쪽이 좁은 형태의 바퀴는 레일을 쉽게 벗어나고요. 이것은 바퀴가 지름이 작은 쪽으로 굴러가려고 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에요. 바퀴 가운데가 넓고 양쪽 끝이 좁으면, 양쪽으로 잡아당기는 힘이 생겨서 균형을 유지하며 안전하게 달릴 수 있지요.
여행객이 몰리는 휴가철에 사람들에게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바로 교통체증이라고 해요. 올여름엔 땅 위를 달리는 교통수단 중 교통체증의 영향을 가장 받지 않는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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