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8일 수요일

계절·바람·지구… 모두 태양 덕분에 존재하죠

지구는 빛을 내지 못하는 '행성', 태양은 스스로 빛을 내는 별 '항성'
태양은 50억년 동안 빛을 낼 수 있죠
빛이 없으면 산소도 기상 현상도 없고 지구가 받는 햇빛 양 따라 계절 변화

"와~ 저녁 7시가 넘었는데 아직도 밝잖아?"

저녁 6시만 되어도 어두워졌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요즘은 저녁 7시를 훌쩍 넘긴 시간에도 환할 정도로 낮이 길어졌어요. 게다가 낮 기온도 30도를 웃돌 만큼 더워졌지요. 우리나라는 이처럼 계절 변화가 뚜렷해요. 그렇다면 이러한 계절 변화를 일으키는 주된 요인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일조량, 즉 지표면이 받는 '햇빛의 양'이에요. 지구는 자전축이 기울어진 상태로 태양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위치한 중위도(적도와 극지방의 중간) 지역에는 햇빛을 많이 받는 때와 적게 받는 때가 생깁니다. 그래서 더운 계절과 추운 계절이 생기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햇빛을 우리에게 보내주는 태양은 어떻게 끊임없이 빛을 내는 것일까요? 만약 태양이 사라지거나 빛을 잃는다면 우리는 어떠한 변화를 겪게 될까요?

기사 관련 일러스트
▲ 그림=정서용
태양은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 즉 '항성(恒星)'으로 구분돼요. 우리가 흔히 '별'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항성이지요. 그럼 밤에 밝게 빛나는 달도 별일까요? 달은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이 아니라 태양의 빛을 반사하여 빛나는 것이기 때문에 별이 아니에요. 우리는 흔히 '지구는 푸른 별'이라고 말하는데, 사실 '지구는 푸른 행성'이라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이랍니다.

그렇다면 태양 같은 항성은 어떻게 스스로 빛을 낼까요? 우주에는 '성간 물질'이라는 기체와 먼지들이 퍼져 있어요. 이런 물질들이 인력(引力·서로 끌어당기는 힘)에 의해 뭉치면서 점점 밀도가 커지면, 중심 부분(핵)에서는 수소 분자끼리 더해져 헬륨이 되는 '핵융합'이 일어나요. 이때 엄청난 에너지가 방출되면서 열과 빛을 내지요. 태양의 표면 온도는 약 6000℃이고, 중심 온도는 약 1500만℃나 된답니다. 별을 구성하는 물질은 대부분 수소이므로, 별은 아주 오랜 시간 핵융합을 일으키며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다고 해요.

태양은 그 크기도 놀라워요. 지구에서 보는 태양은 지구에서 보는 달의 크기와 비슷하지만, 실제로 태양의 지름은 지구의 약 109배, 부피는 약 130만배나 될 정도로 거대하답니다. 단지 지구와 1억5000만㎞ 정도나 떨어졌기 때문에 작게 보이는 거예요. 지구 지름이 약 1만3000㎞이므로 지구와 태양 사이에는 지구가 1만개도 넘게 늘어설 수 있지요. 태양의 구조는 안쪽에서부터 핵융합이 일어나는 '핵', 핵에서 만들어진 에너지가 냉각되는 '복사층', 뜨거운 가스가 순환하는 대류층, 태양의 표면인 광구, 태양의 대기 중 가장 낮은 곳인 채층과 가장 높은 곳인 코로나 등으로 나뉘어요.

태양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거대한 에너지 덩어리라고 할 수 있어요. 온통 뜨거운 가스로 뒤덮여 생명이 살 수 없지만, 마치 살아있는 듯 끊임없이 에너지를 쏟아내지요. 그리고 그 에너지가 지구를 생명이 살 수 있는 행성으로 만들었어요.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많은 사람이 산소나 물, 음식 등을 먼저 이야기할 거예요. 하지만 이러한 요소도 빛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답니다. 왜냐고요? 지구 상의 생물이 산소를 쉬지 않고 소비해도 산소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식물이 산소를 배출하기 때문이에요. 산소는 식물이 빛을 이용해 광합성을 하여 만들어 내지요. 즉 빛이 없으면 식물은 산소를 배출할 수도 없고 성장할 수도 없어요. 식물이 사라지면 식물을 먹이로 하는 초식동물이 사라지고, 뒤이어 초식동물을 먹이로 하는 육식동물마저 사라져 생태계가 파괴되겠지요? 그전에 빛이 사라지면 지구가 차갑게 식어 모든 생물이 얼어 죽고 말 거예요.

눈이나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등의 기상 현상도 빛이 없으면 일어나지 않아요. 바람은 뜨거워진 공기가 위로 이동하고 차가운 공기가 아래로 이동하는 대류 현상에 의해서 일어나므로, 태양에너지가 지면을 데우지 않으면 바람도 불지 않지요. 또한 태양에너지는 바닷물을 증발시켜 구름을 만들고, 바람을 이용해 구름을 이동시켜 비를 내림으로써 물을 순환시키는 역할도 해요. 태양이 빛을 보내주지 않는다면 우리가 사는 땅은 모두 메말라 버릴 거예요.

태양이 사라지면 지구 상에서 생물이 사라지는 정도가 아니라 지구 자체가 파괴될 수도 있어요. 태양은 태양계의 중심축 역할을 하기 때문이에요. 인공위성이 궤도를 벗어나지 않고 지구 주위를 도는 이유는 지구 중력이 인공위성을 잡아당기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와 마찬가지로 지구를 비롯한 여러 행성과 소행성이 태양 주변을 주기적으로 돌 수 있는 이유도 태양의 중력 때문이지요. 그러니 만약 태양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면, 지구는 줄이 끊어진 연처럼 우주 멀리 날아가 버리겠지요? 다른 행성과 충돌하여 파괴되거나 목성 같은 큰 행성의 위성이 될 가능성도 있어요.

그렇다면 이런 일이 실제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을까요? 물론 태양도 내부의 수소 연료를 다 소비하고 나면 다른 별처럼 폭발하여 사라질 거예요. 하지만 적어도 여러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과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태양에 남아 있는 수소는 50억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까요.

우리는 자연적으로 주어지는 혜택에 대해서는 고마움을 모르고 살 때가 잦아요. 어떤 사람은 "노력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것은 빛과 산소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 어떤 보물보다도 귀하다"고 말하기도 했답니다. 태양은 조건 없이 우리에게 사랑을 주시는 부모님의 모습과도 무척 닮았지요? 오늘 하루는 태양의 고마움에 대해 생각하며, 부모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해 보세요.
[함께 생각해봐요]
태양의 온도나 내부 구조는 어떤 방법으로 알아낸 것일까요?
해설: 악기는 저마다 소리의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에 소리를 분석하면 어떤 악기인지 알 수 있어요. 이와 마찬가지로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에서는 고유한 파장의 빛이 나와요. 그래서 빛의 색과 파장을 분석하면 그 물질의 온도와 주성분을 알 수 있다고 해요.


[관련 교과] 5학년 1학기 '지구와 달'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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