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9일 목요일

부족한 물 문제, 바닷물로 해결할 수 있대요 해수 담수화

바닷물, 바로 못 마시는 이유… 소금물 농도가 높은 쪽으로 쏠려 우리 몸속 수분 빼앗기게 돼
높은 농도에 압력 가한 물은 공장이나 밭에서 쓸 수 있대요


세계 각지에서는 마실 물이 점점 부족해지는 '물의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답니다. 작년 우리나라에도 심각한 가뭄이 찾아왔었죠. 지구 전체 물 가운데 96.52%를 차지하는 바닷물을 활용하면 물 부족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바닷물은 염도(소금 농도)가 높아서 바로 마시거나, 농업용수 등으로 사용할 수 없어요. 해수(海水·바닷물)를 담수(淡水·민물)로 바꾸는 '해수 담수화'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답니다. 바닷물을 바로 마실 수 없는 이유와 해수 담수화 기술 모두에 '삼투압의 원리'가 숨어 있어요.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물이 쏠리는 삼투압의 원리

몸속의 세포막처럼 아주 미세한 물질만 통과시키는 막(반투막)을 사이에 두고 농도가 다른 소금물을 둔다면 어떻게 될까요? 농도가 낮은 소금물 속 물이 반투막을 통과해서 농도가 높은 쪽으로 이동해요. 두 소금물의 농도를 같게 하기 위해서지요. 소금은 반투막을 통과할 수 없는 까닭에 이동하지 않아요. 결과적으로 물이 한쪽으로 쏠리게 됩니다. 이를 삼투압의 원리라고 하죠.

[재미있는 과학] 부족한 물 문제, 바닷물로 해결할 수 있대요
▲ /그래픽=안병현
예를 들어 소금 5g과 10g을 녹인 소금물 100㎖씩을 반투막을 사이에 둔 통 왼쪽과 오른쪽에 부으면, 물은 소금 5g을 녹인 쪽(왼쪽)에서 10g을 녹인 쪽(오른쪽)으로 이동해요. 전체 200㎖인 소금물의 농도가 7.5%로 일정해질 때까지 물만 이동하게 됩니다.

집에서 김치를 담글 때 배추를 소금물에 담가 두는 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 배추를 소금물에 절이면 물이 나오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배추 안에 있던 수분이 삼투압 현상에 의해 소금 농도가 높은 배추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랍니다. 이러면 배추의 부피도 줄어들고 배추가 부드러워져서 김치를 쉽게 만들 수 있지요. 우리가 바닷가에서 목이 마르다고 바닷물을 마시면 안 되는 이유도 마찬가집니다. 바닷물은 보통 염도가 3.5% 정도로 높기 때문에 삼투압 현상으로 몸속의 수분을 오히려 빼앗게 돼요. 우리가 마신 바닷물과 몸속 수분을 함께 소변으로 배출하고 나면, 우리 몸속의 수분은 더욱 부족해지지요.

목욕할 때 물에 오래 들어가 있으면 손가락이 쭈글쭈글해지는 것 경험해 본 적 있지요? 목욕탕 물이 신체 내의 염도보다 낮기 때문에 삼투현상에 의해 물이 피부 안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때 다른 부위에 비해 탄력이 적고 주름이 많은 손·발가락이 쭈글쭈글해지는 것이랍니다. 반대로 해수욕장에서는 바닷물이 우리 몸보다 염도가 높아서 체내의 수분이 빠져나가므로 쭈글쭈글해지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답니다. 해수욕장에서는 틈틈이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 잊지 마세요.

삼투압을 반대로… 역삼투압 이용해 바닷물 마셔요

바닷물에서 소금 등 특정 성분을 제거한 뒤 마시는 물로 활용하는 해수 담수화 공정에는 역(逆)삼투압의 원리가 쓰여요. 높은 소금 농도의 바닷물에 펌프로 삼투압보다 더 큰 압력(힘)을 가해 물만 반투막을 통과하게 해서 먹는 물을 생산하는 거지요. 이때 바닷물에 가하는 압력을 역삼투압이라고 불러요.

원래 삼투압 현상에서는 물이 농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지요? 반면 역삼투압 현상에선 소금 농도가 높은 바닷물 속 물이 농도가 낮은 민물 쪽으로 이동하지요.

물론 바닷물을 끓인 뒤 수증기를 모아서 다시 물로 만드는 해수 담수화 방식도 있지만, 역삼투압을 통한 방식이 최근에 많이 이용되고 있어요. 반투막을 만드는 기술뿐만 아니라 전체 공정의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이 꾸준히 발전하면서, 1㎥의 물을 얻는 비용이 약 1만2000원에서 최근 약 900원까지 떨어졌다고 해요.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해수 담수화 기술을 통해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가뭄으로 큰 피해를 겪은 충남 지역에 국내 최대 규모의 해수 담수화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래요. 현재 해수 담수화로 만든 물은 발전소 냉각수, 공장 보일러 용수, 반도체·LCD·제약·철강·석유화학 산업 분야 등에서 공업용수로 주로 쓰여요. 해수 담수화를 통해 만들어진 물은 물속의 불순물이 제품을 오염시키지 않기 때문이지요.

해수 담수화로 걸러진 물을 우리가 바로 마실 수 있을까요? 그건 아닙니다. 우리 몸에 필요한 미네랄 등이 하나도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정수 과정을 거친 물을 바로 마실 경우 배탈이 날 수도 있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해수 담수화로 만든 물을 가정으로 보내기 전 칼슘 등 미네랄을 첨가해주거나, 우리가 보통 마시는 강물 등과 적정한 비율로 섞는 '블렌딩(blending)' 과정을 거치기도 한답니다.

해수 담수화 외에도 빗물을 모아서 사용하는 기술, 땅속에 댐을 만들어 지하수를 확보하는 기술 등 더 많은 물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어요. 특히 강수량이 부족한 중동 국가들은 이런 기술을 통해 물을 얻고 있지요. 그러나 어떤 방식을 통하든 우리가 마실 물을 확보하려면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불필요하게 물을 낭비하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물을 쓰지 않을 때는 수도꼭지 등을 꼭 잠가 놓는 것부터 물 절약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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