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 근거 된 갈라파고스 핀치새, 먹이 따라 부리 모양 다르답니다
다윈 "환경에 알맞게 진화한 결과"
생물은 자기 유전정보
따라 성장… 유전자 변하면 다른 모습으로 자라
다윈이 살던 시대에 생물의 종류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 개구리는 처음부터 개구리였고,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다른 생물로 변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그런데 개구리가 처음부터 개구리였다면 그것은 어떻게 세상에 나타난 것일까요? 이러한 궁금증은 많은 과학자의 연구 대상이었어요. 그러던 중 다윈은 한 여행을 통해 생물 진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게 됐어요.
1835년 9월. 다윈은 배를 타고 남아메리카 동태평양 인근에 있는 갈라파고스 제도에 도착했죠. 그곳은 19개의 화산섬으로 이뤄졌죠. 섬마다 환경이 달랐으며, 그곳에 사는 생물 역시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는 섬의 생물들을 관찰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어요. 분명히 같은 종류의 핀치새인데, 지역마다 부리의 생김새가 달랐던 거죠. 유심히 관찰한 끝에, 부리의 생김새는 먹이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과일이 풍부한 지역에서는 과일을 먹기 유리하도록 핀치새들의 부리가 컸고, 곤충이 많은 지역에서는 곤충의 특징에 따라 다른 모양의 부리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지요.
- ▲ /그림=정서용
다윈의 발표는 당시 여러 가지 논란을 일으켰어요. 특히 종교인들의 비판을 받았지요. 한 가지 종류의 생물로부터 여러 종류가 나타난다는 것은 더 나아가 인간도 지금의 인간과는 전혀 다른 어떤 종류의 생물, 예를 들어 원숭이 같은 생물로부터 진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다윈의 발표는 오랜 시간의 연구와 실험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많은 과학자의 지지를 받았어요. 우선 생물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은 비둘기나 양 등의 교배를 통해 증명됐죠. 애완용으로 키우는 비둘기들을 보면 부리 모양이나 머리 모양이 제각각이며 매우 화려해요. 그런데 이런 애완용 비둘기도 처음에는 보통의 비둘기였어요. 비둘기를 인위적으로 교배시키다 보니 점점 다양한 모습의 비둘기들이 태어났고, 그 비둘기들을 다시 교배시키는 과정을 반복해 화려한 모습의 애완용 비둘기를 탄생시킨 것이지요.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털이 풍성한 양도 사실 털이 짧은 야생의 양을 인위적으로 교배시켜 만든 종이에요. 하지만 다윈도 이러한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했어요. 그 원인은 'DNA'라는 유전자에 있었는데,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유전자같이 작은 단위의 물질을 관찰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생물은 세포라는 기본단위가 모여 만들어져요. 우리도 처음에는 수정란이라는 하나의 세포로 시작해 엄마 배 속에서 무수히 많은 세포로 분열하며 성장한 것이지요. 그런데 세포 하나하나에는 '핵'이 있고, 그 핵 속에는 23쌍, 즉 46개의 염색체가 들어 있어요. 이 염색체는 마치 사다리를 꼬아놓은 것 같은 모양의 DNA로 구성돼 있는데, 이 DNA에 유전과 관련된 정보가 숨어 있는 것이지요. DNA는 설계도에 비유할 수 있어요. 재료는 같아도 설계도에 따라 다른 물건이 되는 것처럼 생물도 DNA의 정보에 따라 같은 세포라도 다른 형태로 분열, 성장할 수 있죠.
그런데 최근 과학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핀치새 진화의 비밀이 180년 만에 풀렸어요. 스웨덴 웁살라대 연구진은 핀치새 120마리를 분석해 부리 모양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ALX1'을 찾아냈죠. 연구진은 이 유전자가 어떻게 변형을 일으키느냐에 따라 핀치새 부리 모양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죠.
하지만 이러한 사실은 아직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는 데는 부족함이 많다고 해요. 현재의 진화론은 밝혀진 사실로부터 또 다른 가능성을 예측해 보는 단계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다윈의 궁금증이 밝혀졌듯이 과학기술이 더욱 발전한 미래에는 그러한 궁금증까지도 밝혀지고, 더 나아가 유전자를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게 될지도 몰라요. 그때가 되면 사람들의 모습은 과연 어떻게 변할까요?
[함께 생각해봐요]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자매의 생김새가 모두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해설: 태어나는 아이의 모습은 수정란에서 결정되는데, 수정란의 염색체 수는 46개지요. 여기서 23개는 아빠의 정자, 나머지는 엄마의 난자로부터 온 것이에요. 그런데 정자와 난자는 만들어질 때마다 그 속의 유전정보가 매번 다르기 때문에 수정란의 유전정보도 달라져 태어나는 아이의 모습도 다른 것이랍니다. 일란성 쌍생아의 경우, 수정란 하나가 둘로 나뉜 상태에서 각각 따로 분열·성장하기 때문에 유전정보가 같아 똑같은 모습을 하는 것이죠. 이란성 쌍생아의 경우 두 개의 난자가 배출돼 각각 정자를 만난 뒤 수정란이 되기 때문에 서로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는 것이랍니다.
[관련 교과] 5학년 2학기 '우리 몸', 6학년 1학기 '생태계와 환경'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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