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8일 수요일

매미가 시끄럽게 울 수밖에 없는 이유

땅 위에 올라와서는 2~3주밖에 못 살아…
수컷 매미는 경쟁하듯 크게 울며 암컷 차지하려는 사랑 노래 부르죠
나무가 귀한 도심, 매미들 한곳에 몰려 시골보다 울음소리가 더 크게 들려요

"맴 맴 맴 맴 매앰~" "치르르르르~"

여름을 상징하는 곤충이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매미일 거예요. 여름이 되면 우렁찬 울음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니까요. 울음소리가 얼마나 우렁찬지, 매미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지요. 그런데 어른의 엄지손가락 크기밖에 되지 않는 매미가 어떻게 그렇게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왜 그렇게 쉬지 않고 우는 것일까요?

매미 울음소리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우선 소리가 나는 원리에 대해 간단히 알아봐요. 소리는 진동에 의해 발생해요. 북·장구 같은 타악기나 기타·바이올린 같은 현악기 등 다양한 악기를 살펴보면, 때리거나 퉁기거나 비비는 등 방법에는 차이가 있지만 모두 악기를 진동시킨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우리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유도 목 안의 성대가 진동하기 때문이에요. "아~"하고 길게 소리를 내며 목을 만져보면 목이 떨리는 것을 알 수 있지요. 그래서 소리를 크고 길게 내기 위해서는 숨을 깊게 들이마셔야 해요.
◇매미는 '진동막' 울려 소리 내요

매미는 목이 아니라 배 쪽에서 소리를 내요. 날개 밑 부분에는 '진동막'이라는 얇은 막이 있는데, 막에는 갈비뼈 모양의 구조물이 있어요. 진동막은 근육과 연결돼 있어서 근육이 수축하면 진동막 안의 구조물이 휘어지며 '딸깍'하는 충격음이 생겨요. 그리고 근육이 다시 펴지면 구조물도 다시 되돌아오며 또 한 번 충격음을 내지요. 마치 빈 알루미늄 캔을 살짝 우그렸다 펴면 딸깍딸깍 소리가 나는 것과 같아요. 놀랍게도 매미는 근육을 빠르게 움직여서 1초에 300~400번이나 진동막을 울린다고 해요. 더 놀라운 것은, 이렇게 만들어 낸 소리가 배의 빈 공간에서 공명해 20배로 증폭된다는 거예요. 그리고 한 마리가 울면 주변의 모든 매미가 따라 울어서 우리가 고통을 느낄 정도의 강한 소리가 나기도 하지요.

매미 일러스트
▲ 그림=정서용
신기한 점은 매미는 수컷만 울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매미의 배를 보면 암컷인지 수컷인지 구분할 수 있지요. 큰 소리를 내면 적에게 위치를 들키기 쉬울 텐데, 수컷 매미는 왜 그렇게 큰 소리를 내며 우는 것일까요? 사실 매미의 울음소리에는 큰 의미가 담겨 있어요. 우리에게는 시끄럽게 들릴지 몰라도 매미는 암컷을 유혹하는 사랑의 노래를 부르는 거랍니다. 다른 수컷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있는 힘껏 소리를 낼 수밖에 없지요. 또 매미는 보통 5~6년을 살고 오래 사는 매미는 17년 정도 살지만, 막상 날개를 단 매미의 모습으로는 겨우 2~3주밖에 살지 못해요. 그럼 그동안은 어디에 있느냐고요?

매미는 나무의 껍질에 알을 낳아요. 그 알은 10~40일 만에 애벌레로 깨어나기도 하고, 겨우내 알 상태로 있다가 다음 해 여름에 깨어나기도 하지요.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나무에서 내려와 땅속으로 들어가요. 그리고 기나긴 땅속 생활을 시작한답니다. 땅속 애벌레는 나무뿌리의 수액을 빨아먹으며 허물을 벗는 과정을 겪으며 '5령 애벌레'가 돼요. 5령 애벌레는 완전한 매미가 되기 위해 땅속에서 나와 나무 위로 올라가 마지막 허물을 벗고 멋진 날개를 펼쳐요.

여러분이 매미처럼 오랜 땅속 생활을 마치고 멋진 날개를 달았다고 상상해 보세요. 자 신의 멋진 날개로 하늘을 날며 이곳저곳으로 여행하고 싶겠지요? 하지만 매미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어요. 살아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매미는 자손을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 암컷을 유혹하는 노래를 부르는 거랍니다. 이제는 매미가 왜 그렇게 큰 소리로 울어대는지, 왜 다른 수컷 매미가 울면 다 따라서 우는지 이해할 수 있겠지요?
◇매미마다 울음소리도 달라요

매미 소리를 잘 들어 보면 '맴 맴 맴~' 하기도 하고, '치르르르~' 하기도 하지요. 그것은 한 매미가 다양한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매미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맴맴'하고 우는 매미는 참매미이고 '치르르르'하고 우는 매미는 말매미이지요. 그 밖에 기름이 끓듯 '지글지글' 우는 유지매미, '쓰름쓰름' 소리 내는 쓰름매미, '찌~ 찌~ 찌~'하고 우는 털매미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답니다.

최근 매미를 해충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매미가 독을 가지고 있거나 병을 퍼뜨리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울음소리가 너무 시끄럽다는 이유 때문이에요. 실제로 조사를 해보니 도시에서 우는 매미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해요. 특히 말매미의 울음소리는 75데시벨로, 오토바이·진공청소기 소음만큼 커서 청력에 해가 될 정도라고 하네요. 특이한 점은 시골보다 도시, 특히 대도시일수록 다른 매미에 비해 말매미가 많이 서식한다는 거예요. 연구 결과 지구온난화와 도심 열섬현상(★) 등에 따른 온도 변화가 큰 영향을 줬다고 해요. 또 시골에는 주변에 산이나 숲이 많아 매미들이 넓게 퍼져 있어서 한 지역에서 들리는 소음이 크지 않은 데 비해, 도시에는 나무가 한정돼 있고 높은 건물 등으로 매미가 날아갈 길이 막혀 매미가 한곳에 모이게 돼 소음이 더 커진다고 하지요.

자연의 모습이 변하는 데에는 우리의 책임이 커요. 매미 울음소리가 시끄럽다며 눈살을 찌푸리기 전에, 그 소리가 전해주는 의미를 깊이 생각해야 할 거예요. 어쩌면 매미가 우리에게 자연을 보호하라고 전하는 경고일지도 모르니까요.
[관련 교과] 3학년 1학기 '동물의 한살이' 6학년 1학기 '생태계와 환경'

★열섬현상: 산업화·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녹지 면적이 줄어들고 대기 오염, 냉난방기기·자동차·건축물 등에서 발생하는 인공 열 등으로 인해 도시의 기온이 교외보다 높아지는 현상.



[함께 생각해봐요]
매미 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본 적 있나요?

참매미는 '맴맴'하고 울고, 말매미는 '치르르르'하고 울지요. 유지매미는 '지글지글' 소리를 내고요. 이 밖에도 다양한 매미가 있고, 매미 종류만큼 다른 소리가 있어요.

매미가 종류에 따라 어떻게 우는지 찾아보세요. 또 여러분이 직접 들을 때 매미 소리가 어떻게 들리는지, 여러분만의 방법으로 매미 소리를 글로 표현해 보세요.
조선일보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