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8일 수요일

시원하게 솟아오르는 분수의 비밀은?

분수의 원리는 위로 쏘는 물총 같아…
한쪽에 강한 힘 주면 물이 밀리면서 열려있는 다른 구멍으로 내뿜게 되죠
분수대 주변이 시원한 이유는 주위의 열을 흡수하기 때문이에요

"저 멋진 물줄기 좀 봐!"

무더운 여름, 멋지게 솟아오르는 분수대의 물을 보면 시원함과 더불어 보는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어요. 분수대 근처가 시원한 이유는 물이 증발할 때 주변의 열을 흡수하기 때문이에요. 분수대 물은 높이 솟아올라 여러 갈래로 퍼지고, 아래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잘게 나누어지기 때문에 표면적이 커져 더 쉽게 증발하지요. 똑같은 양의 물이라도 모아놓은 물보다 넓게 뿌려놓은 물이 더 빨리 증발하는 이유와 같아요. 분수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거꾸로 솟아오르는 물이지요. 여러분은 분수를 보며 원리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지금은 전기의 힘으로 물을 끌어올리는 펌프가 개발돼 분수를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광경이 그리 신기하게 느껴지지 않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분수에서 물이 솟아오르도록 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요. 그렇다면 왜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지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나요?
신문은 선생님 기사 관련 일러스트
▲ 그림=정서용
◇시원한 분수, 어떻게 거꾸로 솟을까?
지구에 있는 모든 만물은 '중력'이라는 힘의 영향을 받고 있어요. 질량을 가진 물질 사이에는 서로 당기는 힘이 존재하는데, 그것을 '만유인력'이라고 해요. 그래서 지구와 나 사이에도 당기는 힘이 작용하지요. 중력은 지구의 만유인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만약 중력이 없다면 우리는 점프하는 순간 끊임없이 공중으로 솟구쳐 결국 먼 우주까지 날아가 버리고 말 거예요. 다행히 지구의 중력이 우리를 강하게 붙들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지구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있는 거지요.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물체들, 심지어 공기까지도 지구의 중력에 붙들려 있어서 우리가 숨을 쉬며 다양한 물건을 만들고 사용할 수 있고요. 이렇듯 중력은 매우 강한 힘이에요.
그런데 물은 공중으로 이동하기도 해요. 만약 물이 바다에서 산으로 가지 않는다면 강이 흐를 수 없을 테니까요.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냐고요? 물이 상태변화를 하기 때문이에요. 물이 열을 얻어 수증기가 되면 물 분자 사이의 거리가 넓어지며 공기보다 밀도가 작아져요. 밀도란 물질을 구성한 분자들이 얼마나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지를 나타내는 정도랍니다. 수증기가 공중에 떠오르는 이유는 수증기의 밀도가 공기보다 작아졌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눈에 보일 정도의 물은 밀도가 커서 저절로 공중으로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분수처럼 많은 양의 물을 높이 쏘아 올리기 위해서는 매우 큰 힘이 필요해요. 그런데 분수는 5000여년 전 고대 왕국에서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역사가 오래됐다고 해요. 전기도 자동장치도 없던 시대에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물을 솟아오르게 할 수 있었을까요?

분수의 기본 원리는 물총의 원리와 같아요. 장난감 물총을 위로 향하게 해서 쏘면 분수가 되겠지요? 물을 쏘아 올리기 위해서는 물을 밀어내는 강한 압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해요. 우선 물병 안에 짧은 빨대와 긴 빨대를 넣고, 긴 빨대만 물에 잠기도록 물을 넣어 채우고 마개를 꽉 막아요. 물에 닿지 않은 짧은 빨대를 불면 신기하게 물에 잠긴 긴 빨대를 통해 물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요. 입으로 내뿜은 공기가 통 내부로 들어가면 통 내부에 공기의 양이 많아져 그만큼 물을 밀어내고, 열려 있는 다른 빨대 쪽으로 물이 밀려 올라가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 방법은 사람의 힘이 꼭 필요해요. 사람이 입으로 불지 않고도 물이 솟아오르게 할 수는 없을까요?

어린이들이 분수에 뛰어들어 신나게 놀고 있어요. /최순호 기자
▲ 어린이들이 분수에 뛰어들어 신나게 놀고 있어요. /최순호 기자
◇5000년 전에도 분수가 있었대요
그리스의 수학자 헤론은 특이한 분수대를 만들었어요. 위에 있는 분수대의 아래에는 구멍이 있어서 물이 중력에 의해 아래의 병으로 흘러내리게 돼요. 아래의 병이 물로 차오르는 만큼, 병 속 공기는 열려 있는 다른 구멍을 통해 빠져나와 물이 가득한 위쪽의 병으로 가게 되지요. 이때 앞서 입으로 불었던 분수와 같은 원리로 공기가 물을 밀어내어 물이 솟아오르게 된답니다. 솟아나온 물은 다시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에, 분수대는 지속적으로 물을 뿜어내는 신기한 현상이 일어나요. 하지만 분수가 끊임없이 계속되지는 않아요. 아래에 있는 병에 물이 꽉 차거나 위에 있는 병에 물이 없어지면 더 물을 쏘아 올릴 수 없기 때문이에요. 그래도 이 방법은 꽤 오랜 시간 분수가 저절로 작동되도록 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였지요. 고대에는 자동펌프는 없었지만, 일꾼들의 힘을 이용하여 물을 높은 곳으로 끌어올렸다고 해요. 또 높은 곳에서 흐르는 물을 물 저장시설에 모아두었다가 분수를 작동시키고 싶을 때 사용했다고도 하고요.

분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다양한 형태의 예술 작품으로 발전해 왔어요. 한강의 분수는 쏘아 올린 물에 아름다운 색깔의 빛을 쏘아 마치 무지개 빛깔의 거대한 커튼 같은 화려한 모습을 연출해요. 진주 천수교의 분수는 음악을 더해, 음악의 리듬에 맞춰 분수가 움직이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하지요. 서서울 호수공원은 김포공항이 가까워 비행기가 낮게 나는 소음이 골칫거리였는데, 비행기의 소리에 반응해 멋진 분수 쇼가 연출되도록 했어요. 듣기 싫은 소음이 오히려 반갑게 느껴지도록 하는 효과가 있겠지요? 분수의 물줄기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자연의 법칙을 거스른 모습에 대한 경외심 때문은 아닐까요?
[함께 생각해봐요]
식초가 담긴 컵에 생달걀을 넣고 하루 동안 넣어두면 달걀의 단단한 껍질이 녹아요. 부드러운 속껍질만 남은 달걀을 꺼내 물이 담긴 컵에 넣으면 달걀이 물을 빨아들여 커져요. 이 달걀에 바늘로 구멍을 내면 ‘달걀 분수’를 만들 수 있어요. 그 원리는 무엇일까요?
해설: 달걀 겉껍질의 석회 성분이 산성인 식초와 만나 녹아요. 달걀은 물보다 농도가 진하기 때문에, 속껍질을 통해 물이 달걀 안으로 들어가게 되지요. 이 상태의 달걀에 구멍을 내면 달걀 속의 물이 밖으로 분수처럼 빠져나오는 것이랍니다.
[관련 교과] 4학년 1학기 '모습을 바꾸는 물', 6학년 2학기 '에너지와 도구'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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