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8일 수요일

다른 것+다른 것=새로운 것, 이것이 바로 '융합'

이미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것 합하여 새로운 하나를 만드는 것이 융합이죠

동영상+문서 파일+이미지=전자책
복합기·스마트폰이 '융합'의 제품들… 이런 창의적 결합이 산업 이끌어요

"융합이란 무엇일까요? 서로 합치는 것?"

요즘 TV를 보다 보면 '융합'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광고가 자주 등장해요.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말이 아니다 보니 융합을 '둘 이상을 합치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아요. 융(融·녹이다)과 합(合·합치다)이 더해진 말이니 여러 가지를 합해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의미겠지요? 그렇다면 융합이 요즘 이렇게 강조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알고 보면 융합은 우리 생활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어요. 세계 곳곳에서도 '미래는 대융합 시대'라고 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요.

융합의 예로 볼 수 있는 상품을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까요. 칫솔에 전동장치를 합한 전동 칫솔, 프린터와 복사기를 합한 복합기, 냉방기와 난방기를 합한 냉·난방기 등을 그 예로 꼽을 수 있어요. 지금은 기술과 서비스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융합이 이뤄지고 있어요. 이른바 '산업 융합' 시대로 발전한 것이에요. 예를 들어 전자책(E-BOOK)은 동영상·이미지·문서 파일 등의 디지털 콘텐츠와 출판 서비스가 융합된 것이에요. 방송·인터넷·전화를 하나처럼 쓸 수 있는 결합 상품도 다양한 서비스가 융합된 예지요. 지금의 융합은 산업과 산업, 산업과 기술, 기술과 기술이 창의적으로 결합해 기존 산업을 발전시키거나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고 있어요.

[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다른 것+다른 것=새로운 것, 이것이 바로 '융합'
▲ /그림=정서용
융합의 기본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어요. 완전히 새로운 발명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을 활용하는 것인데, 왜 융합이 미래를 이끌 것이라고 말하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산업이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해요. 여러분, 보물찾기 게임 해봤죠? 보물이라고 적은 쪽지를 미리 숨겨놓고 찾도록 하는 게임이지요. 이 게임을 시작하면 처음엔 숨겨진 것이 많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쉽게 보물을 찾을 수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찾을 것이 줄어들어 보물 찾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요. 새로운 것을 발명하거나 발견하는 것도 이와 비슷해요. 이미 수많은 제품이 나와있는 상황에서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지요. 요즘처럼 사려는 사람보다 만들어진 상품이 더 많은 공급과잉 상태에서 소비자들은 더 편리하고 안전한 상품을 찾게 돼요. 생산자 입장에서는 같은 종류의 상품이더라도 더 낫게 만들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된 거예요. 이렇게 소비자들에게 더 편리한 제품을 만들려고 애쓰다 보니 기능과 기능이 더해진 신제품이 나오게 된 것이에요. 복사와 인쇄를 함께 할 수 있는 복합기를 예로 들면, 복사기와 프린터를 따로 놓을 때보다 차지하는 공간도 줄고 비용도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어요. 이러한 기술 융합은 때때로 혁신적 가치를 창조하기도 해요.

대표적 예로 스마트폰이 있어요. 통화, TV 시청, 문서 작성, 이메일 전송, 게임, 음악 재생 등 다양한 기능이 스마트폰에 담겨있어요.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는 기능 하나하나마다 관련 제품을 따로 사다 써야 했지요. 세계 각국이 본격적으로 융합의 중요성을 인식한 계기도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의 성공이라고 해요. 예전에는 모토롤라, 노키아 등 휴대폰 회사가 가지고 다니기 편한 디자인, 즉 외형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휴대폰을 통화하는 기기로만 여겼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애플이라는 회사는 들고 다닐 수 있는 컴퓨터를 휴대전화에 적용해 혁신을 이루었어요. 그 결과 애플은 스마트폰의 강자가 되었어요. 반면 모토롤라, 노키아 등 기존 회사는 그 영향력을 잃고 말았지요. 더 놀라운 것은 스마트폰이 나온 뒤 그 기능을 활용한 여러 분야의 새로운 산업이 등장했다는 거예요. 개발은 되었지만 유통수단이 없었던 전자책 시장도 활기를 띠게 되었고, 모바일 게임·만화·음악 시장도 크게 성장했지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도 널리 퍼지면서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변화가 일어났어요. 다양한 기능의 애플리케이션이 크게 늘어나 스마트폰 기능은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지요. 왜 세계 각국이 산업 융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융합의 시대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훌륭한 융합 상품을 만들려면 좋은 재료가 있어야 해요. 찰흙만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나무·철사·조각칼 등 다양한 재료와 도구를 가진 사람이 뛰어난 물건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핵심 과학기술이 발달해야 더 좋은 융합 상품이 나올 수 있어요. 산업 융합의 대표적 기술로 NT(나노 기술), BT(생명공학 기술), IT(정보통신 기술), CS(인지과학) 등을 꼽을 수 있어요. NT는 나노미터 크기의 아주 작은 물질을 이용하는 기술이고, BT는 생물이 가진 기능을 응용하는 기술이며, IT는 다양한 정보를 수집, 가공해 통신과 결합해 활용하는 기술이에요. CS는 과학기술과 문화를 접목하는 기술이에요. 다행히 우리나라는 이러한 핵심 기술에서 세계적 수준을 가진 국가로 꼽혀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여기에 창의적 생각을 더하는 거예요. 우리나라가 융합 강국으로 자리를 굳히는 것도 여러분의 창의력에 달려 있답니다.


[관련 교과]6학년 2학기 '에너지와 도구'


[함께 생각해봐요]


여러분 주변의 융합 상품들을 찾아보고, 어떤 기술과 산업이 융합됐는지 분석해보세요. 새로운 융합 상품을 세 가지 이상 상상해보세요. 그리고 그 상품이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는지, 우리 생활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인지 이야기해보세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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