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7일 금요일

DNA로 초소형 로봇 개발 성공

과학자들은 그동안 세포나 조직을 찾아다니면 암세포 등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DNA 나노 로봇’, ‘혹은 ’DNA 로봇‘이라고 하는데 오늘 나노로봇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15일 ‘사이언스’, ‘기즈모도’ 등 과학관련 주요 언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 룰루 치엔(Lulu Qian) 조교수 연구팀은 이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지에 ‘짐을 분류하는 DNA로봇(A cargo-sorting DNA robot)’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다.
이 로봇은 유전자의 본체를 이루고 있는 물질인 DNA(deoxyribonucleic acid)로 제작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로봇이 스스로 움직이면서 분자들을 인식해 분류하고, 또한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한 이동기능 외에 나노물질을 운반할 수 있는 'DNA 로봇'이 개발돼 혈액세포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단순한 이동기능 외에 나노물질을 운반할 수 있는 ‘DNA 로봇’이 개발돼 혈액세포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Demin Liu
단순 이동 기능에 배달 기능 추가해    
DNA는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이라는 4가지 염기로 구성된다. 이들 염기가 연결돼 DNA의 가닥을 만든다. 아데닌은 티민과, 구아닌은 시토신과 서로 결합하는 성질이 있어, 서로 상보되는 염기를 가진 두 가닥이 결합해 이중나선 구조를 만든다.
DNA 로봇은 이 이중나선 구조를 활용해 마치 종이접기를 하듯이 크기와 구조를 바꿔나가면서 다양한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지난 1980년대 이후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이 움직임을 정교화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이전까지 개발된 DNA로봇들은 이동이 가능한 ‘DNA 오르가미’ 기술에 머물러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구팀에서는 종이접기를 하듯이 걸어 다니면서 나노기계 차원에서 복잡한 일들을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나노입자를 골라내 이를 또 다른 장소로 옮길 수 있는 능력이 3~12스텝 단계에서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기능을 더 발전시켜 더 복잡한 일들을 더 멀리 정교하게 수행할 수 있는 길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 ‘사이언스’ 지는 “인류의 거대한 도약(One Giant Leap for Mankind)”이란 말로 놀라움을 표명했다. 향후 분자과학 차원에서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개척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 개발됐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동안 치엔 교수 연구팀은 혈관처럼 좁은 곳을 돌아다니면서 매우 섬세한 작업을 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DNA 가닥으로 매우 단순한 형태의 로봇을 만들었다.
세포 내 약물 주입 등 활용 가능해    
다리 쪽인 아랫부분을 이동 부위로, 그밖의 윗부분을 수송 부위로 정한 후 아랫부분에 발 두 개를, 윗부분에 팔 두 개를 부착했다. 그리고 로봇의 아랫부분과 결합할 수 있는 DNA 가닥을 마치 바늘을 꽂아두듯 평면에 배열했다.
이어 두 발 중 하나는 고정시키고 다른 한 발을 움직이는 방식으로 서서히 이동을 시도했다. 그러자 이동을 추진하는 동력이 없는 상태에서 이 로봇이 무작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DNA 가닥 중 하나에 붙었다가 그 옆의 DNA 가닥에 붙는 식이었다.
한 걸음을 떼는 데 평균 5분이 걸렸다. 이 로봇의 한 걸음은 6 나노미터로 측정됐다. 이렇게 로봇이 돌아다니던 중 윗부분의 손과 결합할 수 있는 형광물질을 만나자, 로봇 손이 DNA와 결합하면서 덤으로 짐인 형광물질까지 달고 계속 이동했다.
그러다가 형광물질과의 결합력이 더욱 센 DNA 가닥과 마주치면 로봇은 쥐고 있던 형광물질을 이 DNA 가닥에 넘겨줬다. 로봇은 이런 방식으로 ‘발길 닿는 대로’ 천천히 이동하면서 한 곳에서 형광물질을 잡아서 다른 곳으로 옮겨 놓았다.
손이 비면 똑같은 방식으로 운반 작업을 반복했다. 연구팀은 짐에 해당하는 나노물질을 로봇 스스로 분류해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되풀이해 시도했다. 그리고 실험을 이어가면서 그 정확도를 80%까지 끌어올렸다.
연구진은 공간에 투입되는 로봇의 개수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임무 수행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DNA 로봇 실험이 일부 성공을 거두면서 과학계는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분자 수준의 미세 공간에서 화학물질을 가감하는 등 여러 가지 움직임을 통해 의료 분야 등에서 신기술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 특히 혈액 세포 내에 약물을 주입하고, 암세포를 제거하는 등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논문 주저자인 치엔 교수는 “특히 혈관 세포 안에서 약물을 전달하는 로봇을 개발하는 데 활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는 한국인인 이애림 연구원도 함께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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