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7일 금요일

GM동물 부작용, 과학으로 대응

인공지능만큼 흥미진진한 분야가 유전공학 분야다. 생물이 원하는 유전자를 넣거나 뺄 수 있기 때문에 유전자 편집이 가능하고, 특정 DNA를 후손에게 유전시킬 수 있다. 과학자들은 그 결과물을 ‘유전자 드라이브(gene drive)’라고 한다.
멘델의 유전법칙에 의하면 특정 유전자가 다음 세대에 전달될 확률은 50%다. 그러나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을 적용하면 다음 세대에 전달될 확률이 100%로 늘어난다. 이 기술을 세균과 같은 세대교체가 빠른 종(種)에 적용할 경우 순식간에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진 드라이브를 처음 제안한 사람은 영국의 진화 유전학자인 오스틴 버트(Austin Burt) 박사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교수였던 그는 2003년 HEG(Homing Endonuclease Gene) 유전자를 이용해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을 통해 다양한 속성을 지닌 생물이 탄생하고 있는 가운데 생태계 교란을 막기위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사진은 지카 바이러스를 감염시키고 있는 이집트숲 모기. 이 모기가 한정된 지역에서만 살 수 있도록 유전자 편집된 모기가 개발되고 있다.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을 통해 다양한 속성을 지닌 생물이 탄생하고 있는 가운데 생태계 교란을 막기위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사진은 지카 바이러스를 감염시키고 있는 이집트숲 모기. 이 모기가 한정된 지역에서만 살 수 있도록 통제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CDC
유전자 안전 프로그램에 7개 연구팀 참여    
버트는 진 드라이브를 이용해 모기가 말라리아 등 질병을 감염시키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리고 10여년이 지난 지금 획기적인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해 그의 제안이 현실이 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진 드라이브 선풍이 일고 있다.
문제는 생명윤리다. 사람이 생태계 자연 질서를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9일 워싱턴에서 국제생명과학협회(International Life Sciences Institute), 미국 과학한림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주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20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이 자리에는 과학자, 정책 전문가, 기업인 등이 관계자들이 모여 ‘유전자 드라이브’로 인한 환경 위험(environmental risks)을 정책적으로 어떻게 해소해야할 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흥미로운 내용도 공개됐다. 미 국방부에서는 ‘유전자 드라이브’로 인해 생태계에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를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급 두뇌들로 구성된 유전자연구소(genetics lab)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장(DARPA)의 르네 웨그진(Renee Wegrzyn) 프로그램 매니저는 “향후 4년 간 7개 연구팀이 ‘유전자 안전 프로그램(Safe Genes program)’을 위해 6만5000만 달러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과학자 중에는 유전자가위 기술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하버드 대학의 조지 처치(George Church) 교수가 포함돼 있다. 그는 “생물 유전자 배열의 차이를 더 세밀하게 밝혀내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생물학자 제니퍼 다우드나(Jennifer Doudna) 교수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유전자 드라이브’ 과정에서 원치 않는 결과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유전자가위를 차단하는 ‘항-크리스퍼 단백질(anti-CRISPR proteins)’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생태계 파괴 시 더 강력한 동물 투입”
리버사이드에 있는 주립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생물학자 오마르 아크바리(Omar Akbari) 교수는 이집트숲모기의 다양성을 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이 모기는 최근 지카 바이러스 감염으로 악명을 얻은 바 있다.
아크바르 교수는 이집트숲모기가 한정된 자연환경 속에서 더 이상 퍼져나가지 않도록 통제할 수 있는 내성 유전자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실험이 성공할 경우 우려되는 생태계 파괴를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스캘롤라이나 대학의 생물학자인 존 갓윈(John Godwin) 교수는 종의 다양성 연구를 통해 쥐, 토끼와 같은 설치류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를 통해 쥐로 인한 질병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실험들이 성과를 거두기위해서는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DARPA의 웨그진 프로그램 매니저는 “그러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 같은 컨트롤 장치를 통해 ‘유전자 드라이브’의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자들 사이에 ‘유전자 드라이브’에 대한 경각심이 팽배하고 있는 것은 최근 1~3세대에 이르는 유전자가위 기술 발전으로 인해, 생물을 대상으로 한 무분별한 시도가 세계 곳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 혹은 기관과 기업을 통해 이미 말라리아 내성 유전자를 주입한 모기가 살포되고 있는 중이다. 모기 외에도 질병을 유포하는 곤충, 설치류 등을 대상으로 또 다른 치사 유전자(leahar gene)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생물 종(種)이 멸종하거나, 예기치 못한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실험실 곳곳에서 새롭게 유전자 편집된 실험실 곤충들이 대거 생산돼 무분별하게 유포될 수 있다는데 대해 동의하고 있다.
생태계를 파괴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감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라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과학자들은 ‘유전자 드라이브’를 폭넓게 허용하고 더 강력한 기술로 이를 통제해나가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분자생물학자인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의 브루스 헤이(Bruce Hay) 교수는 ‘유전자 드라이브’ 연구에 대해 폭넓은 허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로 인해 다루기 힘든 생물이 탄생했다 하더라도 더 강력한 유전자를 투입해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헤이 교수는 “‘유전자 드라이브’를 통해 우리들이 더 안전하고 생태계에 적합한 상황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정부, 기관 등에서 ‘유전자 드라이브’에 대해 강한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폭넓은 허용을 통해 연구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cienceTimes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