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9일 목요일

롤러코스터, 맨 뒷자리가 가장 스릴 있어요

아래로 내려갈 때 붙는 가속도 따라 롤러코스터의 스릴감도 커져
더 강하게 느끼려면 뒷자리 타야

높을수록 커지는 위치에너지 이용, 아래로 떨어지며 운동에너지 얻어… 엔진 없이도 빠르게 달릴 수 있어요


꽃샘추위로 날씨가 부쩍 추워졌죠? 빨리 날씨가 풀려 가족·친구들과 봄 소풍을 가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있을 거예요. 봄 소풍 장소로 인기가 많은 곳이 놀이동산이고, 놀이동산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놀이기구는 단연 롤러코스터죠.

롤러코스터는 보통 1㎞가 넘는 레일을 시속 70㎞ 이상의 속도로 3분 만에 질주하며 승객들에게 스릴감을 선사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기차와 달리 롤러코스터는 엔진이 없어요. 엔진도 없는 롤러코스터가 어떻게 1㎞가 넘는 레일을 빠르게 달릴 수 있냐고요? 그 비밀을 찬찬히 알아보도록 합시다.

◇엔진 없는 롤러코스터의 비밀

롤러코스터의 기원은 17세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즐겨 타던 눈썰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 눈썰매는 나무로 50도가량 경사진 언덕을 만들어 그 위에 얼음을 덮은 뒤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형태였어요.


[재미있는 과학] 롤러코스터, 맨 뒷자리가 가장 스릴 있어요
▲ /그래픽=안병현
이후 과학과 공학의 발달에 힘입어 롤러코스터는 더 스릴 넘치고 더 빠르게 달릴 수 있게 되었어요. 하지만 눈썰매와 롤러코스터 모두 엔진 없이 달릴 수 있는 이유는 같답니다. 위치에너지를 이용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움직이며 운동에너지를 얻는 것이죠.

어떤 물체든 높은 곳으로 갈수록 위치에너지는 커집니다. 가령 산 아래 평지에서는 위치에너지가 0이지만 산 정상으로 올라가면 물체의 질량과 산 정상의 높이에 비례해 위치에너지는 커져요. 질량이 큰 물체가 높이 올라갈수록 위치에너지도 커집니다.

롤러코스터 코스가 아주 높은 경사를 올라가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모터를 이용해 롤러코스터를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면 롤러코스터의 질량과 그 높이에 비례해 위치에너지가 생겨요. 이때 가파른 경사를 내려가기 시작하면 중력을 통해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바뀌게 됩니다. 롤러코스터 코스를 설계할 때에도 엔진 없는 기차가 빠르고 안전하게 달리는 데 필요한 위치에너지를 계산해 반영하지요.

◇더 스릴 있게 타려면 뒷좌석에 타야

보통 롤러코스터의 속도가 빠를수록 우리가 느끼는 스릴감도 커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최고 시속 100㎞ 정도의 롤러코스터가 시속 300㎞ 이상으로 달리는 KTX 열차보다 더 스릴 있게 느껴지는 걸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거예요.

롤러코스터의 스릴감은 가속도와 상관이 있습니다. 여기서 가속도는 '시간에 따른 속도의 변화 정도'를 말해요. 가령 멈춰 있던 기차가 1분 만에 시속 100㎞로 달릴 때와 10초 만에 시속 100㎞에 다다랐을 때를 비교하면 전자보다 후자의 가속도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지요. 롤러코스터가 주는 스릴감은 기차 자체의 속도보다도 짧은 시간에 속도가 급격히 높아질 때 더 크게 느껴집니다.

롤러코스터 승객들이 가장 큰 스릴감을 느끼는 구간도 코스의 가장 높은 지점에서 급격한 하강 구간을 지날 때입니다. 롤러코스터 속도가 가장 빨라지는 시점이 롤러코스터의 중간 부분이 가장 높은 지점을 지날 때부터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갈 때이기 때문이죠.

이렇게 따져 보면 롤러코스터에서 가장 스릴감이 큰 좌석은 맨 앞좌석이 아닌 맨 뒷좌석이에요. 롤러코스터의 속도는 중간 부분이 가장 높은 지점을 지날 때부터 급격히 빨라지는데, 이때 맨 앞좌석은 내리막을 내려가고 있지만 속도가 크게 빠르지 않아요.

반면 맨 뒷좌석이 가장 높은 지점을 지날 때에는 기차가 이미 빨라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맨 뒷좌석에 탄 승객은 가장 높은 지점을 지나는 순간부터 속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맨 앞좌석에 비해 속도가 빨라지는 구간이 더 길어지는 것이죠. 물론 맨 앞좌석에서 느끼는 시각적인 공포감을 따지면 어느 쪽이 더 스릴감이 크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롤러코스터의 '가속도'가 주는 스릴과 공포는 분명 뒷좌석이 더 크게, 더 오래 느낄 수 있습니다.

롤러코스터가 하강할 때 몸이 붕 뜨는 기분도 뒷좌석에서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어요. 몸이 붕 뜨는 듯한 기분은 우리 몸을 위로 당기는 관성력(정지하고 있는 물체는 계속 정지해 있으려 하고, 움직이는 물체는 계속 움직이고자 하는 힘)과 아래쪽으로 당기는 중력의 크기가 같거나 비슷할 때 느껴집니다. 무중력 상태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뒷좌석이 앞좌석보다 가속이 더 붙어 관성력이 더 크기 때문에 몸이 붕 뜨는 기분을 더 강하게 느끼게 돼요.

그러니 롤러코스터의 스릴을 즐기는 분이라면 다음번엔 맨 앞좌석이 아닌 맨 뒷좌석에 타는 게 더 좋겠죠? 반대로 롤러코스터가 무서운 분이라면 뒷좌석보다는 앞쪽이나 중간 좌석에 타길 추천해 드립니다.

[질량과 무게의 차이]

질량과 무게는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질량은 '장소나 상태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 물질의 고유한 양'을 뜻합니다. 무게는 '행성의 중력이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의 크기'를 뜻하지요. 한 물체의 무게는 그 물체의 질량에 중력이 얼마만큼 가해지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즉 질량은 변하지 않지만, 무게는 중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가령 지구에서 무게 60㎏의 물체는 달에 가면 무게가 10㎏으로 변합니다. 질량은 변하지 않았지만 달의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죠.

따라서 한 물체의 질량을 잴 때는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양팔 저울, 접시 저울을 사용해 다른 쪽 접시에 무게추를 놓아 비교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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