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들… 서로 충돌하여 생긴 파편 우주 떠돌아
그중에서 지구 마찰열에 타지 않고… 지구 표면에 떨어진 게 '운석'이죠
금값보다 비싼 운석이 있어 큰 화제… 과학적 가치 알고 보면 더 재미있죠
"진주에서 운석으로 추정되는 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운석'이 큰 화제였어요. 운석으로 추정되는 불덩이가 카메라에 찍히는가 하면, 경남 진주의 비닐하우스에서 발견된 돌이 운석으로 최종 확인되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운석의 가격이었어요. 운석마다 가격이 다르지만 대부분 가치가 상당히 높아서 어떤 운석은 주먹만 한 크기의 가격이 수십억원에 달한다고 하지요. 운석이 금보다도 훨씬 값어치 있다는 뜻이에요. 그렇다면 대체 운석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귀한 대접을 받을까요?
- ▲ 그림=정서용
소행성은 소행성끼리 부딪치거나 다른 행성이나 위성과 충돌하여 무수히 많은 파편을 만들어내요. 이렇게 생성된 소행성 조각들이 우주 여기저기를 떠돌다가 지구 가까이 오는 경우도 생기지요. 그 조각 가운데 일부가 지구 중력에 이끌려 지구 표면으로 떨어지면 운석이 되는 거예요. 지금까지 지구에 떨어진 운석 대부분은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대(Asteroid belt)'에서 왔는데, 소행성대에 모인 소행성들은 태양계가 만들어질 때부터 존재했다고 해요. 즉 운석은 지구와 생명의 기원에 얽힌 비밀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운석은 희귀함 이상의 가치를 가졌답니다.
놀라운 점은 여러분이 이 글을 읽는 순간에도 계속해서 우주 암석이 지구로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운석이 매우 희귀하고 값어치가 높다는 점을 생각하면 뭔가 이상하지요? 땅에서 운석을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는 지구로 떨어지는 횟수가 적기 때문이 아니라 지구 표면까지 무사히 도착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이에요.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우주 암석이 지구 중력에 이끌려 떨어지기 시작하면 중력에 의한 가속도 때문에 떨어지는 속도는 점점 빨라집니다. 1초에 수십킬로미터를 이동할 정도가 되지요. 이렇게 빠르게 떨어지는 물체는 지구 대기와 큰 마찰을 일으켜요. 여러분이 자전거를 타거나 달리기를 할 때 빨리 달릴수록 몸에 부딪히는 바람의 세기가 커지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1초에 수십킬로미터를 갈 정도로 빠른 물체는 공기 입자와 부딪치면서 큰 마찰을 일으키고, 그때 발생하는 마찰열로 매우 뜨거워집니다. 마치 나무막대를 빠르게 비벼 그 마찰열로 불을 일으키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래서 지구로 떨어지는 암석 대부분은 불에 타 사라지고 말아요. 이것을 '유성'이라고 한답니다.
그리고 그중에서 크기가 크고 밀도가 높아 모두 타지 않고 지표면으로 떨어진 조각을 '운석'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운석은 땅에 떨어지는 경우도 드물지만, 바다나 혹은 사람이 살지 않는 육지에 떨어지는 경우도 많아서 발견하기 매우 어렵답니다.
그렇다면 운석의 성분이나 형태는 지구의 암석과 차이가 있을까요? 사실 운석의 구성 성분은 지구의 암석에서도 볼 수 있는 것들이에요. 하지만 구성 원소가 같더라도 원소의 구성 비율이나 암석의 성질은 다를 수 있어요. 뜨거운 용암이 굳는 시간에 따라 감람석, 휘석, 흑운모, 석영 등 다른 형태의 암석이 되는 것처럼 말이에요. 운석은 주로 규산염 광물로 이루어져 지구 암석과 비슷한 석질운석, 철-니켈 합금이 주성분인 철질운석, 규산염 광물과 철-니켈 합금을 모두 포함한 석철질운석으로 나뉩니다. 지구에서 발견된 운석은 석질운석이 대부분이고, 석철질운석이 1% 정도로 매우 귀하다고 해요.
그런데 운석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운석이 가진 과학적·학문적 가치보다는 그 값어치에만 주목하는 것 같아 아쉬워요.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집 주변에 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하지요.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운석을 넣은 메달이 선수들에게 수여되었다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알지요? 그런데 그 운석은 1년 전 러시아에 떨어져 주민 1000여명에게 부상을 입히고 막대한 재산 피해를 일으켰던 운석이에요. 앞서 말했듯 운석은 빠른 속도로 불타며 떨어지기 때문에 떨어진 곳 주변에 엄청난 열과 충격파를 전달하거든요. 운석의 지름이 100m만 되어도 핵폭탄의 1000배나 되는 위력을 가진다고 해요. 어떤 학자들은 운석의 지름이 1km만 되어도 지구의 환경을 변화시켜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하지요. 어때요? 운석의 위력을 알고 나니 농담이라도 내 주위에 운석이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는 못 하겠지요? 그렇다고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요. 지구 대기의 활약으로 지금까지 인류에게 위협이 될 만한 운석이 떨어졌던 적은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구로 떨어지는 운석을 모두 예측할 수 없는 만큼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운석이 떨어질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고 해요. 운석 연구가 중요한 것은 어쩌면 운석이 과거와 더불어 미래의 비밀까지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관련 교과] 4학년 2학기 '지층과 화석' 5학년 1학기 '지구와 달'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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