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에 우리 몸이 땀 흘리는 건 일정한 체온 유지하려는 '항상성' 때문
찬 음식, 많이 먹으면 영양 불균형 생겨… 수분 많아 혈액순환 도와주는 수박으로 갈증 해소하고 건강 챙기도록 해요
뜨거운 날씨에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으면 우리는 저절로 찬 음식을 찾게 돼요. 그래서 여름은 아이스크림 같은 찬 음식이 가장 많이 팔리는 계절이지요. 냉면이 해마다 최고의 여름 별미로 꼽히고, 요즘에는 라면을 차갑게 끓여 먹는 방법까지 유행할 정도예요. 이렇게 무더운 여름에 우리가 찬 음식을 찾는 이유는 '항상성(恒常性)'과 관계가 깊습니다. '항상성'이란 우리 몸이 항상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온도 변화에 반응하는 것을 의미해요. 즉, 주위 온도가 올라가거나 신체 활동을 통해 체온이 높아지면 원래 온도로 되돌아오고자 하는 작용이 일어나지요.
우리가 여름에 땀을 흘리는 것은 체온을 조절하는 매우 중요한 작용이에요. 샤워 후 몸에 물기가 남은 상태로 바람을 쐬면, 물기를 완전히 닦았을 때보다 더 시원함을 느끼지요? 그것은 물이 증발할 때 주변 열을 빨아들이기 때문이에요. 땀은 99%가 물이어서 우리가 땀을 흘리면 증발하며 열을 흡수해 체온이 낮아지지요. 땀은 끈적거리고, 피부를 번들거리게 하기 때문에 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만약 땀을 흘리지 않으면 우리 몸은 작은 온도 변화에도 견디지 못할 거예요.
- ▲ /그림=정서용
찬 음식을 많이 먹으면 왜 배탈이 날까요? 확실한 원인을 찾으려면 더 연구할 필요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몇 가지 원인을 들 수 있어요.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몸속 소화효소가 분해하여 우리 몸에서 쓰기 좋은 형태로 바꿔 줍니다. 그런데 소화효소는 섭씨 35~40도 사이에서 가장 활발하게 작용해요. 그래서 체온이 너무 낮아지면 음식이 제대로 분해되지 못해 배탈이 날 수 있지요. 또한 분해된 음식은 기다란 장(腸)을 천천히 지나가며 흡수되어야 하는데 찬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장운동이 빨라져 수분을 비롯한 각종 영양소가 제대로 흡수되지 못한 채 장을 지나가 배탈이 날 수 있어요. 더구나 여름철에는 더운 날씨 때문에 세균이 더 빨리 번식해요. 그래서 여름에는 조리한 음식을 최대한 빨리 섭취하고, 먹고 남은 국이나 찌개 등은 꼭 한 번 더 끓여서 보관해야 하지요. 그런데 찬 음식은 높은 온도에서 가열하지 못하므로 세균이 쉽게 번식하여 배탈을 일으킬 수 있답니다.
찬 음식 속의 당분도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우리가 즐겨 먹는 음료수나 각종 빙과류에는 단맛을 내는 당분이 많이 들어 있지요. 목이 마를 때 바닷물을 마시면 오히려 더 심한 탈수 현상이 일어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이것은 '삼투압 현상' 때문이에요. '삼투압 현상'이란 농도가 연한 쪽에서 농도가 진한 쪽으로 물이 이동하는 현상을 뜻하는데, 바닷물에 녹아 있는 물질 때문에 체액 농도가 진해지면 세포 속 수분이 체액 쪽으로 빠져나가 탈수 현상을 일으키지요. 음식 속 당분도 이와 비슷한 영향을 주어 몸속에서 수분 흡수를 방해한다고 해요.
- ▲ /그림=정서용
그렇다고 무더위와 갈증을 아무 맛도 나지 않는 물만 마시며 해결하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더위와 갈증을 해결하면서 맛까지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는데, 과연 무엇일까요? 바로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여름 과일의 제왕, '수박'이에요. 수박은 100g당 열량이 31㎉밖에 되지 않아 과일 중에서도 저칼로리를 자랑해요. 게다가 지방은 전혀 없고 90% 이상이 수분으로 되어 있어서 갈증을 풀어 주고 소변을 자주 보게 하여 체온을 낮출 뿐 아니라 몸속 노폐물을 내보내 혈액순환도 도와줘요. 또한 수박 성분 자체가 차갑기 때문에 냉장고에 넣지 않은 것이라도 열을 내려주는 효과가 뛰어나답니다.
더위와 갈증을 해소하려고 먹었던 찬 음식들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았지요? 찬 음식은 적당한 양만 먹어야 한다는 것을 꼭 명심하세요. 더운 여름에 나들이를 갈 때 아이스박스에 음식을 싸 간다면, 음료수나 빙과류보다 먹기 좋게 썬 수박을 얼음과 함께 넣어 가지고 가는 게 어떨까요?
[관련 교과] 4학년 1학기 '모습을 바꾸는 물' 5학년 2학기 '우리 몸' '용해와 용액'
[함께 생각해봐요]
소변을 볼 때 몸이 부르르 떨릴 때가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해설: 따뜻한 소변이 몸 밖으로 빠져나갈 때 순간적으로 체온이 1℃ 정도 낮아져요. 이때 몸을 부르르 떨게 되면 순간적으로 열이 발생해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해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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