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8일 수요일

최고 학습법은 숙면에 있었다?

우리가 자는 동안 '뇌파'는 여러 번 변해… 완전 잠들어 눈동자 안 움직이는 4단계
집중할 때와 같은 베타파 나오는 5단계, 이때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바뀌죠
충분히 못 자면 두통·사고력 저하 생겨… 잘 자는 것도 공부의 일부분이겠죠?

"아하암~ 왜 자꾸 하품이 나오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수업을 듣거나 책을 읽는 중에 꾸벅꾸벅 조는 친구가 많아졌어요. 봄이 시작되는 무렵에 사람들이 평소보다 더 피곤함을 느끼지요. 왜 그럴까요? 겨우내 추운 날씨에 익숙했던 우리 몸이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와 늘어난 활동량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봄에 찾아오는 피로를 잘 이겨내려면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운동하며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야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답니다.

우리는 누구나 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요. 잠을 충분히 자지 않으면 두통, 피로, 집중력 저하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거든요. 하지만 많은 사람이 잠자는 시간을 아깝게 생각해요. 그도 그럴 것이 하루 8시간 정도를 잔다고 하면, 하루의 3분의 1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서 보내는 셈이잖아요. 그래서 오래전부터 과학자들은 '잠은 꼭 자야 할까?' '아주 적게 자고도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잠잘 때 꾸는 꿈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등 잠의 비밀을 연구했답니다.

기사 관련 일러스트
▲ 그림=정서용
사람뿐 아니라 다른 자연계 생물들도 잠을 자요. 개, 고양이 등 포유류는 물론이고, 조류, 어류, 파충류, 심지어 곤충까지도 잠을 잔답니다. 어떤 친구들은 어항 속의 금붕어가 눈을 감지 않는다고 해서 잠을 안 잔다고 생각할 거예요. 하지만 금붕어는 눈꺼풀이 없어 눈을 감지 못할 뿐 눈을 뜬 상태로 잠을 자요. 또 수일간 수천 킬로미터를 쉬지 않고 날아가는 철새를 연구해 보니, 그 새는 뇌를 반씩 사용하여 한쪽 뇌가 자는 동안 다른 뇌가 깨어 있어 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지요. 고래도 뇌를 반씩 사용하여 자면서 헤엄칠 수 있다고 해요. 더 놀라운 것은 식물도 밤에는 잎을 접고 잎 아랫면의 기공을 닫은 채 휴식을 취한다는 점이에요. 따라서 넓은 의미로 생각하면 식물도 잠을 잔다고 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과정으로 잠자며, 잠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과학자들은 사람이 잠을 충분히 못 잤을 때 환각이나 두통, 사고 능력 저하 등의 증세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잠이 뇌와 관련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뇌 속의 화학물질인 아데노신과 호르몬인 멜라토닌, 그리고 신경전달물질의 작용으로 잠이 오며, 그런 물질들을 활성화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빛'이라고 설명했지요.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잠을 잡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사람들이 어느 정도 정해진 시간에 자고 깨는 것은 몸 안에 든 '생체시계' 때문이라고 해요. 생체시계는 마치 시곗바늘이 정해진 시간에 도달하면 알람을 작동시키는 원리와 비슷하지요. 이때 시곗바늘 역할을 하는 것이 빛인데, 빛이 눈의 망막에 부딪히면 그 신호를 신경전달물질이 시신경을 통해 뇌의 '교차상핵'이란 곳으로 보내요. 바로 이 교차상핵에 생체시계가 들어 있어서 우리 몸을 활동하기 좋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거랍니다. 또한 빛은 잠이 오게 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여 정신을 맑게 해주고요. 그래서 완전히 어두운 방에서 자야 더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어요.

그런데 여러분 중에 자신이 언제 잠들었는지 기억하는 친구들이 있나요? 잠자리에 누워 눈을 감자마자 바로 잠드는 것이 아니라 잠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자신도 모르게 스르르 잠에 빠져들지요. 그리고 어떤 때는 아주 작은 소리에도 반응하여 깨어나는데, 어떤 때는 흔들어 깨워야 겨우 일어나기도 하지요? 그리고 또 어떤 날은 꿈이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꿈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날고 있고요. 잠에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뇌의 전기신호인 '뇌파(腦波)'를 측정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밝혀졌어요.

뇌파는 그 빠르기에 따라 '베타파' '알파파' '세타파' '델타파' 등 4가지로 구분해요. 집중력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가장 빠른 베타파가 발생하고, 깊은 잠에 빠졌을 때는 가장 느린 델타파가 나온다고 해요. 우리가 잠자는 동안 뇌파는 여러 번 변하지요. 보통 잠은 5단계로 나뉘는데, 완전히 잠들어서 눈동자도 움직이지 않고 근육도 풀리며 심장박동과 호흡도 느려지는 단계를 4단계 수면이라고 해요. 이때는 흔들어도 잘 깨지 않으며 깨더라도 움직임이 둔하고 정신이 멍한 상태가 돼요. 그런데 과학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면은 그다음에 오는 5단계 수면이에요. 5단계 수면은 신기하게 안구가 빠르게 움직이고, 집중력을 발휘할 때 나타나는 베타파가 많이 나오지요. 그래서 5단계 수면을 눈이 빠르게 움직인다는 뜻으로 '렘(REM·Rapid Eye Movement)' 수면이라고 불러요. 과학자들은 사람이 렘 수면 상태에서 꿈을 꾸며 깨어 있을 때처럼 뇌파가 발생하는 이유는 낮 동안 얻은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바꾸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요. 우리가 얻는 모든 정보는 먼저 쉽게 잊어버리는 단기 기억으로 저장되었다가 잠잘 때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장기 기억으로 바뀐다는 거예요. 그래서 충분히 잠을 자지 않으면 낮에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더라도 잃어버리는 정보가 많아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해요. 그러니 잠도 '공부'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잠의 비밀은 아직 풀리지 않는 부분이 더 많아요. 하지만 깊은 잠이 지친 몸을 회복시키고 손상된 조직을 복구하며, 성장호르몬을 분비하여 어린이의 뼈와 근육을 발달시킨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랍니다. 그러니까 잠자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마세요. '잠은 최고의 보약'이란 말처럼 여러분 모두 충분히 자면서 건강하게 자라길 바랍니다.
[함께 생각해봐요]
우리가 잠들 때 팔다리가 자연스럽게 움직이지 않는 ‘수면마비’가 일어나요. 과학자들은 이러한 수면마비 현상이 우리 몸을 지켜준다고 설명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해설: 우리 행동은 뇌의 생각에서 시작됩니다. 수면마비가 일어나지 않으면 꿈속의 행동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어요. 즉 우리가 자면서 잠자리 주변의 물건을 파손하거나 그로 인해 팔다리에 상처를 입을 수 있고, 함께 자는 사람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해요.
[관련 교과] 5학년 2학기 '우리 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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