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맨틀·지각으로 구성된 지구 내부
맨틀 위 지각은 움직이는 판으로 되어 판이 만나는 지점에서 지진 발생하죠
태평양을 둘러싼 환태평양지진대는 화산·지진 일어나는 '불의 고리'이죠
최근 세계 각지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일어나 많은 사람이 불안에 떨었어요. 지난 1일 새벽 우리나라 충남 태안에서도 규모 5.1의 강한 지진이 감지되었지요. 13일 오후에도 태안 지역 해상에서 규모 2.8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최근 13일간 4차례나 지진이 일어나 우리나라도 지진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실감했지요. 물론 매년 수차례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하는 이웃 나라 일본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그동안 지진 피해를 거의 보지 않은 게 사실이에요. 일본과 우리나라는 비행기로 1시간이면 닿을 정도로 매우 가까운데도 왜 이렇게 지진 발생 횟수와 강도에 큰 차이가 있을까요? 그리고 2011년 일본에 막대한 피해를 준 동일본 대지진 같은 재앙이 우리나라에 일어날 가능성은 없을까요?
- ▲ 그림=정서용
잔잔한 물에 돌을 던져 넣으면 돌이 빠진 지점에서부터 물결이 퍼져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지요? 이 물결이 바로 파동이에요. 지진이 전달하는 파동, 즉 지진파(地震波)도 이처럼 지진이 일어난 지점에서부터 물결치듯 땅을 흔들며 이동합니다. 그런데 지진파는 매질(媒質), 즉 통과하는 물질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는 특성을 가졌어요. 단단하고 밀도가 큰 암석에서는 빨라지고, 부드러운 암석에서는 느려지지요. 과학자들은 지구 내부를 통과한 지진파를 분석하여, 지구 내부가 핵(내핵·외핵), 맨틀, 지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답니다.
이 중 맨틀(mantle)은 고체이면서도 아주 서서히 움직이는 성질을 가졌어요. 지각은 이렇게 움직이는 맨틀 위에 둥둥 뜬 상태이고요. 또한 지각은 하나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10여개의 커다란 판으로 나뉘어 마치 직소 퍼즐처럼 각 판이 서로 맞물린 모양이지요. 따라서 맨틀이 이동하면 자연히 그 위의 판과 판이 맞물리는 부분이 강하게 부딪쳐 솟아오르기도 하고, 때로는 떨어져 가라앉기도 해요. 그 과정에서 화산 폭발이나 지진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이렇게 지각이 여러 개의 판으로 이루어졌다는 이론을 '판구조론'이라고 해요. 일본은 바로 판과 판 사이의 경계 지역에 자리 잡았기 때문에 크고 작은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것이지요.
이번에 큰 지진이 난 칠레도 판의 경계점에 있어요. 나스카판과 남아메리카판이 맞닿는 지점에서 지진이 일어난 것이에요.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 해안, 일본과 동남아시아, 태평양의 섬들을 연결하는 지역은 지진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환태평양지진대'라고 부르는데, 이는 태평양판의 경계 지역과 거의 일치하지요. 이 지역은 화산·지진 활동이 왕성하여 '불의 고리(Ring of fire)'라고도 부릅니다.
이번 칠레 지진의 규모는 8.2, 태안에서 감지된 지진 규모는 5.1이었어요. 이 숫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바로 지진의 세기를 나타내요. 이 개념을 처음 도입한 미국 지질학자의 이름을 따서 '리히터(Richter) 규모'라고 하지요. 규모 4 정도의 지진이 발생하면 물건이 흔들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규모 5의 지진에서는 약하게 지어진 건물에 손상이 나타나요. 규모 7 이상 지진은 가옥 전파(全破), 교량 파괴, 산사태 등을 야기하며, 칠레 지진처럼 규모 8 이상이 되면 수백 혹은 수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지역이 완전히 파괴될 정도의 심각한 피해를 줍니다.
더 무서운 점은 현재의 과학기술로도 지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에요. 그래도 판의 경계점에 있지 않은 우리나라는 안전한 것 아니냐고요? 그렇지 않아요. 실제로 많은 지진이 판의 안쪽 지역에서 일어났으며, 엄청난 피해를 줬던 중국 탕산·쓰촨성 지진, 아이티 지진 등이 모두 판의 안쪽에서 일어난 지진이었어요. 지진 전문가들은 판의 안쪽 지역에서 일어나는 지진은 지진 발생 지점이 지하 5~15km 정도로 매우 얕아서 그 에너지가 지표면으로 바로 전달되기 때문에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해요. 즉,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라고 할 수 없어요. 또 우리나라는 그동안 지진으로부터 안전했기 때문에 지진에 대한 대비가 무척 부족해요. 이런 상황에서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 그 피해는 지진을 대비한 나라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지요. 지금부터라도 지진에 큰 관심을 갖고 미리미리 대비하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지진은 막을 수 없는 자연현상이지만, 그로 인한 피해는 충분히 줄일 수 있으니까요.
[함께 생각해봐요]
지진이 일어났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처 방법에 대해 알아보세요.
해설: 실내에 있을 때 지진이 일어나면, 방석 등으로 머리를 보호하며, 책상이나 탁자 밑으로 대피하는 것이 좋아요. 수도관이나 가스 밸브를 잠그고, 전원도 끊습니다. 구조대원 등의 지시에 따라 질서 있게 움직여야 하고요. 밖에 있을 때 지진이 일어나면 최대한 건물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피하고, 안내 방송에 귀 기울이며 침착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관련 교과] 4학년 2학기 '화산과 지진'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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