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갑다, 뜨겁다 느끼는 감각세포… 상처나 감염 생기면 알려주죠
하지만 내장엔 이 세포 적어 암 같은 병, 초기 증상 잘 못 느껴요
평소 크게 웃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엔도르핀 분비돼 진통효과 있대요
"아야! 여기 뾰족한 게 튀어나와 있잖아!"
우리는 생활 속에서 아픔을 느끼는 경우가 잦아요. 과일을 깎다가 손을 베었을 때, 방 문턱에 발가락을 찧었을 때, 뾰족한 물건을 깔고 앉았을 때, 뜨거운 물을 마시다 입을 데었을 때 등…. 이런 아픔을 느낄 때면 '인형이나 로봇처럼 아픔을 느끼지 못하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해 본 적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이건 매우 위험한 생각이랍니다. 왜냐하면 '아픔'은 우리 생명을 지켜주는 가장 중요한 신호이기 때문이에요.
누구나 피하고 싶은 아픔이 우리 생명을 지켜준다고? 참 이상하게 들리지요? 하지만 만약 사람이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면 우리 주변에는 온전한 몸으로 사는 사람이 거의 없을지 몰라요. 자, 한번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컵에 든 물을 마시는 순간 입안을 델 정도로 뜨겁다면 더는 마시지 않아요. 그래서 혀끝을 데는 정도에서 그치지요.
그런데 만약 우리가 뜨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그냥 마셔버리면 혀와 입안은 물론이고 식도나 위까지도 화상을 입을 거예요. 이렇게 아픔을 느끼지 못하면 화상을 입거나 뼈가 부러지거나 피가 흐를 정도로 다치는 상황에서도 이를 알아채지 못해 몸이 상할 수밖에 없답니다.
- ▲ /그림=정서용
아주 드물지만, 유전적 요인 때문에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런 사람들은 늘 불안 속에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 항상 주변에 위험 요소가 없는지 살피며 조심스레 행동해야 하지요. 더 무서운 것은 몸 안에 병이 생겼을 때예요.
우리 몸에 병이 들면 병과 연관된 부위에 통증이 생겨요. 사람들은 그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고, 병을 진단해 치료할 수 있지요.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하면, 자신이 어떤 병에 걸렸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수시로 건강검진을 받으며 살아야 할 거예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통증을 느낄까요? 우리 몸에는 뇌에서 뻗어 나온 신경세포가 그물망처럼 퍼져 있어요. 신경세포는 크게 운동을 담당하는 것과 감각을 담당하는 것으로 나뉘지요. 우리가 손으로 물체를 만질 때, '따갑다' '뜨겁다' 라고 느끼는 것은 손에 분포된 감각세포가 압력과 온도를 감지하여 뇌에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에요. 감각세포에서 뻗어 나온 감각신경섬유는 우리가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뜨거운 것을 만질 때 느끼는 직접적인 압력이나 온도에도 통증을 감지하지만, 상처나 감염이 생겼을 때와 같이 몸 안에서 일어나는 자극으로도 통증을 느낍니다. 상처나 감염이 생기면 파괴된 세포에서 다양한 화학물질이 흘러나와 감각신경섬유를 자극하거든요.
그런데 아쉽게도 감각신경섬유는 내장기관에는 많이 분포해 있지 않아요. 그래서 사람은 외부 자극에는 민감하지만, 내장에 이상이 생기면 초기에는 아픔을 잘 느끼지 못합니다. 암(癌)을 '무서운 병'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에요.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암이 몸 안에 넓게 퍼져 치료 시기를 놓친 경우가 많지요.
통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지만, 그 정도가 심하면 쇼크를 일으켜 생명을 위협하기도 해요. 전쟁 중 사망한 군인 가운데는 상처보다 극심한 통증 때문에 쇼크사(死)한 경우가 더 많다고 해요.
또 옛날 마취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수술할 때 살을 찢는 아픔을 그대로 느껴야 했기 때문에 수술 중에 목숨을 잃는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픈 두통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하진 않지만, 중요한 일을 하거나 공부하는 데 지장을 줘요. 그래서 사람들은 통증을 완화하는 방법을 찾았지요. 바로 '진통제'를 만든 거예요. 병원에서는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아픔을 덜 느끼도록 치료약과 함께 진통제를 주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진통제는 신경의 작용을 무디게 만드는 물질이기 때문에 많은 양을 자주 사용하면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해요. 병원에서 사용하는 가장 강한 진통제인 모르핀은 일종의 마약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의사들도 꼭 필요한 환자에게만 신중하게 사용한답니다.
어때요? 통증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라졌나요? 우리는 통증이 생길 때 인상을 찌푸리며 짜증 낼 때가 잦아요. 통증은 일부러 우리에게 불편함을 주어 아픈 부위에 신경 쓰도록 하기 위해 생기는 것이니, 짜증 나는 것도 당연하지요. 하지만 오늘부터 통증의 고마움을 생각한다면 그 짜증도 조금 누그러들지 않을까요? 실제로 긍정적인 생각은 통증을 줄여준다고 해요. 좋은 생각을 하고 크게 웃으면 우리 뇌에서 모르핀보다 100배나 강한 진통 효과를 가진 엔도르핀이 만들어지니까요. 올해는 여러분 모두 긍정적인 생각으로 몸과 마음의 아픔을 이겨내길 바라요.
[관련 교과] 5학년 2학기 '우리 몸'
[함께 생각해봐요]
사람이 통증을 느끼는 원리를 로봇공학에 적용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해설: 로봇에게 통증은 불필요해 보이지만, 통증을 느끼는 원리는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로봇 팔에 압력과 온도를 감지하는 센서를 장착하면 사람처럼 적당한 힘으로 악수 하거나 계란과 같이 깨지기 쉬운 물건을 잘 옮기도록 할 수도 있지요. 또한 지나치게 무거운 짐을 들거나 필요 이상의 전류가 흐를 경우 로봇의 부품이나 회로가 망가지지 않도록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답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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