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취임한 성낙인 서울대 총장이 불필요한 의전을 없애고, 학생식당에서 학생들과 어울려 식사하는 등 소탈한 행보를 보여 학교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대 내 연회장인 호암교수회관에 총장이 방문할 때 직원들이 나와 영접하는 관행을 없앤 것이다.
취임 직후 호암교수회관을 찾은 성 총장은 영업관리본부장 등 실무자들이 나와 입구에 늘어서자 “매번 나오기 번거롭지 않으냐”며 “앞으로는 내가 온다고 미리 나와 있지 말라”고 지시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호암교수회관에선 학내외 행사가 많이 열려 총장이 한 달에 20회 이상 방문하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영접하는 건 불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성 총장은 이전 서울대 총장들과 달리 학생들과의 ‘스킨십’에도 적극적이다. 틈만 나면 학생회관 식당에 들러 가장 저렴한 1700원짜리 식사를 즐긴다. 총장이 직접 학생식당에서 밥을 먹어야 식당 직원들이 더 긴장하고 학생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총장이 학생들과 같이 식판을 들고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은 역대 서울대 총장들에게선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성 총장 취임 이후 서울대가 벌이고 있는 지역사회 공헌 활동도 달라졌다는 평가다. 여기엔 “직접 가보지도 않고 ‘계좌이체’로 사회적 의무를 다했다고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성 총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대학본부 보직교수들부터 관악구 내 사회복지지설을 방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성 총장도 직접 한 보육원을 찾아가 진학 지도와 관련된 고충을 귀담아들었다.
성 총장은 서울대에 진학한 보육원 출신 학생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나중에 그 학생을 총장실로 따로 불러 격려하고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성 총장의 소탈한 면모는 그의 ‘특별한’ 경력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한 서울대 교수는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서울대 교수는 대부분 자존심이 강하고 다소 뻣뻣하다는 이미지가 있다”며 “그에 반해 성 총장은 20년간 지방(영남대)에서 교수를 지내 겸손함이 몸에 밴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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