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4일 화요일

든든한 조언자로 늘 함께… 열심인 아이 곁엔 더 성실한 엄마가 있었다

두 아들 서울대·영재학교 보낸 권현주씨의 자녀교육기


권현주(45)씨는 남다른 자녀교육으로 두 자녀를 서울대와 영재학교에 각각 합격시켰다. 첫째아들 양상민(19·상산고 졸)씨는 올해 서울대 지구환경공학부에 입학했고, 둘째 양상현(14)군은 인천불로중 2학년 재학 중 경기과학고에 합격해 둔 상태다. 두 아이 모두 사교육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얻은 결과였다.

권씨는 "부모가 자신의 역할을 성실히 하면 아이들도 보고 배워 그들의 본분인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하잖아요. 아이들이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면 일단 엄마도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듯한 가정의 온기를 아이들이 느낄 수 있도록 저와 남편 모두 노력했지요. 늘 성실한 엄마로 기억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권현주(가운데)씨는 상민(오른쪽)·상현군에게 각자 위치에서 '~답게'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이경민 기자
권현주(가운데)씨는 상민(오른쪽)·상현군에게 각자 위치에서 '~답게'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공부습관, 중학교 입학 전 잡아줘야
권씨는 두 아이가 유·초등 시기에 학습 습관을 잡아주려 노력했다. 그는 "공부는 결국 혼자 하는 것"이라며 "초등학교 때까지 책상에 앉는 습관을 들여야 중·고등학교 때 스스로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첫째, 상민이는 책 읽는 것을 참 좋아했어요. 그런데 막히는 어휘가 많았죠. '이게 무슨 뜻이에요?'라는 질문을 달고 사는 아이에게 어휘력을 높여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유치원 때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한자 공부를 시켰습니다. 한자를 많이 알면 단어의 뜻을 이해하기 편해지니까요. 매일 한자를 공부하게 했고, 고사성어도 하루에 3개씩 외우게 했습니다. 그렇게 3년을 시키고 나니 어휘력이 몰라보게 좋아지더군요. 한자 자격증 2급도 딸 수 있었고요. 둘째도 똑같이 시켰지요. 처음에는 애들이 잘 따라올까 반신반의했지만, 의외로 잘 따라오더군요. 초등학교 때까지는 부모가 어느 정도 개입해 학습 습관을 길러줘야 함을 경험으로 깨달았습니다."

한자 교육을 통해 확신을 가진 권씨는 과목을 점차 넓혀갔다. 그다음은 영어였다. 아이들에게 매일 한 시간 30분씩 영어교재 테이프를 듣고, 받아쓰는 연습을 시켰다. 양상민씨의 얘기다.

"당시 우리 가족은 9~10시쯤 일찍 취침해서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났어요. 조용한 새벽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서였죠. 엄마는 그 이전에 일어나서 저희를 깨워주셨고, 영어공부를 할 때 늘 옆에 계셨습니다. 주말이나 방학 때도 절대 게을리하지 않으셨어요. 일주일에 얇은 교재 1권을 끝내는 것을 목표로 정말 열심히 듣고 받아쓴 것 같아요. 그 결과 72권으로 된 영어 교재를 1년 반 만에 모두 학습할 수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이 너무 싫었고, 졸기도 많이 했지만 그런 노력 덕분에 영어 실력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수학을 좋아하는 양상현군은 "엄마는 제가 새로운 수학문제를 풀 수 있도록 다양한 수학교재를 접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며 "제가 더 수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응원해주셨다"고 말했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쓰러졌을 때 일으켜주는 것

상민·상현 형제는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성적은 언제나 최상위권이었고, 리더십도 있어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런 그들에게도 위기가 있었다. 염두에 둔 학교에서 모두 탈락의 쓴잔을 마셨던 것. 양상민군은 과학고, 양상현군은 국제중에 지원했다가 떨어졌다. 인생의 첫 실패 앞에서 두 아이 모두 크게 상심했다. 딛고 일어서는 데는 권씨의 역할이 컸다. 상민씨의 얘기다.

"엄마는 늘 'No pain no gain(고통 없이는 얻는 게 없다)'을 강조하셨어요. 포스트잇에 적어 책상에 붙여두곤 하셨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과연 그만큼 노력을 했는지 물으셨고, 더욱더 노력하도록 격려해주셨어요. 그러곤 평상시와 똑같이 행동하셨어요. 자만심에 빠져 있던 저를 반성하는 계기가 됐지요. 더욱 자신을 채찍질하는 오기가 생겼고, 중 3 겨울방학 때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상산고를 편입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동생 상현군 역시 "부모님은 가장 든든한 조언자"라며 "주말에는 박물관 견학이나 여행을 하며 가족 간의 추억을 쌓고, 대화도 많이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권씨는 주변 엄마들로부터 아이를 어떻게 교육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의 대답은 한결같다.

"핵심은 '엄마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뜻한 밥을 하고,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들을 맞이하는 등의 행동이 대수롭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엄마로서의 기본적인 행동을 통해 아이들은 마음의 안정을 느낍니다. 여기에 저는 아이들이 늦게까지 공부하면, 같이 늦게까지 깨어 있으며 조금이라도 아이들이 편안함을 느끼도록 노력했습니다. 마음의 안정이 있어야 원하는 성적이 뒤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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