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개미 닮은 로봇들 '살아있네''보스-아인슈타인 응축상태' 이력현상 관찰
흰개미 닮은 로봇들 '살아있네'
- 네이처,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상태' 이력현상 관찰
- 작은 흰개미들이 흙을 나르며 건물을 짓고 있다. 집은 이내 높이 2.4m에 이른다. 비가 오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끄덕 없을 정도로 튼튼하다. 개미집을 보면 흰개미가 왜 ‘사회적 동물’로 유명한지 짐작할 수 있다.
최근 미국 하버드대 비스생명공학엔지니어링 연구소의 연구팀은 흰개미처럼 각 개체가 자율적인 동시에 상호보완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소형로봇을 개발하는데 성공하고, 관련 연구내용을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이번 주 사이언스 표지는 자연 속 흙 대신 나무블록을 쌓고 있는 흰개미
로봇이 장식했다.
흰개미가 이렇게 거대한 개미집을 만들 수 있는 이유는 독특한 행동방식인 ‘스티그머지’(stigmergy) 때문이다. 스티그머지는 흰개미
한 마리가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행동을 취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흰개미 집단 전체의 목표를 달성케 하는 일련의 행동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어,
어떤 흰개미가 흙을 옮겨 놓으려고 하는 지점에 앞의 흰개미가 흙을 옮겨 놓았다면 그 옆에다가 흙을 내려놓는 행동을 취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런 흰개미의 스티그머지 특성을 바탕으로 알고리즘 ‘테르메스’(TERMES)를 구현했다. 테르메스를 장착한 흰개미 로봇들은
‘나무 블록 더미를 쌓아라’라는 목표만을 가지고 빈 곳에만 나무 블록을 두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 결과 각각의 로봇은 독립적으로 임무를 수행했고, 로봇이 한 개가 있든 여러 개가 있든 똑같은 목표를 달성했던 것. 그리고 흰개미
로봇 하나가 고장난다고 해서 다른 로봇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목표를 수행하는 데도 성공했다.
연구에 참여한 라디카 나그펄 교수는 “이번 개발의 획기적인 점은 기존 로봇이 중앙통제시스템을 이용했다면, 흰개미 로봇은 분산적으로
인공지능을 갖게 됐다”라며 “화성이나 홍수 지역 등 척박한 지역에서 이들 흰개미 로봇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주 ‘네이처’ 표지는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상태(BEC)’라는 특수한 상태의 극저온 원자구름의 초유체 흐름이 이력현상을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형상화했다.
먼저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상태란 기체, 액체, 고체와 같은 하나의 ‘상태’로 거의 대부분의 입자가 에너지가 가장 낮은
바닥상태에만 존재하는 상태다.
초유체 흐름이란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상태의 물질이 이동할 때 표면과 아무런 저항도 없이 이동하는 것을 말하며, 초전도체와 함께
거시적인 수준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 양자역학적인 현상으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이력현상이란 어떤 물리량이 당시 상황의 물리조건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물질이 경과해 온 상태의
변화과정에 의존하는 현상을 말한다. 철이나 코발트 같은 강자성물제가 자기장을 받으면 자성을 띠게 되는 이력현상의 예 중 하나다.
미국 매릴랜드대 그레첸 캠벨 융합양자연구소 교수팀은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상태로 만든 원자구름을 도넛 형태의 구조물 안에 가두고
그 안에서 영원히 흐르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표면과 아무런 마찰도 같지 않는 초유체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또 연구진은 도넛 형태의 구조물
안에서 회전 중인 초유체에 레이저로 압력을 가했을 때 보이는 이력현상을 정리했다.
전문가들은 초유체의 이력현상을 조절하는 기술이 원자 수준의 전자회로(atromtronic circle)를 조절하고 개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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