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적 상상력·科技 창의력 길러줘야
박일수 < 공주교대 초등교육학과 교수 >
2015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코앞에 다가왔다. 이번에도 수험생들은 인문계와 자연계로 양분돼 시험을 치른다. 학제 간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융합과 통섭의 시대에 아이러니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현재 초등 6학년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1학년도 수능시험부터 인문계와 자연계로 양분돼 시험을 치르는 모습이 사라진다. 2018학년도 고교 1학년부터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한국사를 공통 과목으로 가르치고 수능시험 대상 과목도 문이과 구분 없이 공통과목으로 지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새 교육과정이 도입되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문·이과 통합형 새 교육과정 추진의 배경은 학교 교육을 통해 모든 학생이 인문·사회·과학기술에 대한 기초 소양을 함양토록 해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로 성장하게끔 우리 교육의 틀을 개혁하는 데 있다.
새로 도입될 교육과정은 첫째, 지식정보화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를 수 있는 방향으로 구성돼야 한다. 세계 각국에서 교육내용으로 거론되는 21세기 핵심역량은 의사소통능력,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 대인관계 능력, 문화예술 향유 능력, 문제해결 능력, 시민의식, 미디어 활용 능력 등이 꼽힌다.
둘째, 현 교육과정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개선점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2009년 개정된 현 교육과정의 학년군제, 교과군제, 창의적 체험활동 등에 대한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과 특성에 따라 학년별 교육과정을 제시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의 유연성을 제공하고 학교 여건과 교과 특성 등을 고려해 단위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집중이수제를 운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학생의 꿈과 끼를 적극 키워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진로·적성에 부합하는 고교 진로 선택과목의 개설을 검토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체험학습 확대 등 단위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자율권을 확대하는 방안도 중요하다.
넷째, 과학기술에 대한 소양 함양도 강화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교과별로 인문학 요소를 반영하고, 예술·체육 교육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자연현상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과 융복합적 사고가 가능하도록 효과적인 ‘통합과학’ 교육과정 개발과 함께 체계적인 소프트웨어 교육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빈번한 교육과정 개정에 따른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지만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에 대한 긍정적 의견이 많은 게 사실이다.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초·중등 교육과정이 개선되고, 우리 교육제도 전반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는 도화선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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