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본 우리 학생들
풍경
글로벌 리더로 키울 사명감
느껴
김춘호 <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필자는
지금 뉴욕 출장 중이다. 이번 출장은 미국 뉴욕주립대에 1년간 수학하기 위해 떠난 한국뉴욕주립대 2학년 학생들의 미국 생활을 확인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마치 유학 보낸 자식들을 만나는 것 같은 설렘이 가득하다.
이들 중에는 개발도상국 국가장학생도 포함돼 있다. 그중
세 명의 학생에게 꿈을 물으니 놀랍게도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의 놀라운 경제 발전과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력에 매료돼 자발적으로
한국을 찾았다. 한국뉴욕주립대는 이들에게 미래 비전과 선진화된 교육시스템, 그리고 한국과 미국이라는 넓은 세계를 보여주는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는 그들이 다시 본국으로 돌아가 경제를 발전시키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해 한국과의 관계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를
떠올리면 가슴 뭉클한 감격을 느낀다.
60여년 전 우리는 피폐해진 삶과 정신을 가다듬을 틈도 없었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의 도움을
받았던 우리가 이제 개발도상국 학생들을 교육하고, 선진국에서도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과 교육이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으니 벅차지 않을 수가
없다. 세계 곳곳을 강타한 한류는 두말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반세기 만에 일궈낸 이 같은 성과에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원동력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한국의 교육이다. 고맙게도 지구 반대편에서 한국 교육을
활용해 성공한 사례가 많지만, 사실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으로 대변되는 한국의 교육시스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기에 교육자로서 책임을
느낀다.
뉴욕에서 만난 글로벌 기업인들이 “훌륭한 실력을 갖춘 한국 청년들이 조금 더 자유롭고 능동적인 태도와 창의력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질문을 던지는 일이 자연스럽고, 개인의 독창성이 존중되며, 특정한 직장과 직업이 꿈이 되지 않고, 인성을
중요시하는 교육방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뉴욕에도 가을바람이 분다. 뉴욕을 만끽하고 있는 우리 학생들이 훗날
어느 나라의 대통령, 유엔 사무총장, 기업 대표가 돼 한국을 제2의 모국으로 회상하며 훌륭한 파트너로 활동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지 않는가. 한국에 있는 미국 대학으로서 더 넓은 세상을 학생들에게 펼쳐 보이고 잘 성장시켜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인재로 성장시킬
사명감을 되새겨 본다.
김춘호 <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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